[포커스] 법주사 신도교육국장 도봉스님
[포커스] 법주사 신도교육국장 도봉스님
  • 도복희
  • 승인 2019.02.11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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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나를 찾는 자리가 부처의 자리”

도봉스님의 할머니는 비구니였다. 어릴 적부터 자연스레 마음공부를 하는 환경에서 자랐다. 스님은 소백산과 태백산 인적 없는 곳에서 토굴생활을 하며 혼자만의 수행을 해왔다. 30대 후반 생사의 이치를 깨닫기 위해 목숨을 내걸고 수행 길에 오른다. 걸망에 옷 2벌만 가지고 백두대간을 오른다. 3일을 굶으니 본능적으로 산에 식물 중 먹을 것과 먹지 못할 것을 구분하게 되더라며 담담하게 당시 상황을 전해주었다. 깨달음을 얻기 위한 마음 하나로 그렇게 가다 보니 선지식을 만나게 되었고, 법주사에서 11년째 사회국장, 호법국장을 거쳐 현재는 신도교육국장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다.

“잊고 버리고 낮추는 게 스님의 본분”이라고 했다. ‘수행의 역행’이라는 것이 첫마디였다. 스님들과의 인터뷰가 어려운 이유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자세 때문이지만 또한 그들의 삶을 통해 대중들이 삶의 지침을 얻을 수 있다면 이보다 가치 있는 일도 없을 것이다. 기자의 이런 부탁으로 법주사 신도교육국장을 맡고있는 도봉스님 역시 어렵게 인터뷰에 응해줬다. 수행자의 길을 걸어온 도봉스님에게 삶과 수행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스님과의 인터뷰를 전한다. -편집자 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사람은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사람같이 살 수 있다. 이것이 불교 수행의 중심이다. 참 나를 찾는 것, 내가 누구인지를 알면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곧, 참 나를 찾는 자리가 부처의 자리다. ‘나를 어떻게 찾아가느냐’, ‘무엇이 나인가’라는 화두를 붙잡고 여기까지 왔다. ‘나’라는 실체는 마음에 있다. 마음을 분석하는 것은 곧 나를 찾아가는 것이다. 내가 어디서 오고, 마음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지 생각의 출처(심처)를 찾아내 관리해야 한다. 심처를 깨끗하게 하면 그 마음에는 아름다운 꽃향기가 난다. 근원을 공부하다 보면 역사적 흐름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부모와 역사를 무시한 삶은 심처가 깨끗할 수 가 없다. 하여 ‘효는 백행지본’이다.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

도가 무엇인지 알면 자연히 도를 닦듯이 역사가 무엇인지 알면 자연스럽게 역사의 소중함을 인지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역사는 얼이다. 얼이란 혼의 복수어이며, 혼이란 인간의 업식이다. 우리가 얼을 기리지 않으면 그 얼은 사라지게 되고 얼빠진 역사는 기록의 산물일 뿐이다.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과 같은 변하지 않는 이치만을 추구하는 것, 진리만을 추구해야 한다. 역사를 얘기할 때도 역사의 진실을 얘기해야 한다. 역사를 모르고 자신을 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자신이 온 길을 알아야 자기 삶을 살 수 있다. 역사적 바탕 위에서 자기 길을 갈 수 있는 것이다. 기본적 바탕 위에 꿈을 계획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는 헛된 꿈이고 모래 위에 집 짓는 것과 같다.

△기도는 왜 해야 하는가?

모든 종교의 기본은 기도다. 기도는 수행의 근본 첫걸음이다. 모든 종교가 기복신앙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일제의 잔재 때문이다. 기도는 반드시 효험이 있다. 한국인들은 전생부터 기도가 생활에 배어있는 민족이다. 사람은 육신과 영으로 이루어진 존재다. 몸에 상처가 나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낫게 해주는 것처럼 내 생명을 유지하게 해주는 것이 내 안에 있다. 사람이 죽으면 혼과 영이 분리된다. 죽은 사람을 영가(혼이 빠져나간 사람)라 한다. 몸은 생명에너지를 먹어야 존재할 수 있고, 혼의 양식은 기도다. 혼이 없어지면 죽는다. 영이 분리되면 혼자서는 기도할 수가 없다. 조상에 대해 기도하지 않으면 조상이 없어진다. 마찬가지로 혼의 양식인 기도를 하지 않으면 민족의 혼이 사라진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온갖 민족말살정책을 펼친 것도 우리의 혼을 죽이기 위함이었다.

△기도의 종류는?

기도해주는 이가 없으면 그 혼이 죽는다. 우리가 조상 제사를 드리고 지장기도를 해야 하는 이유다. 조상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나를 위한 것이다. 조상의 업이 곧 내 업이다. 조상에 대한 참회 기도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

소원은 미래다. 내일을 위해 기도하는 미륵신앙은 우리나라뿐이다. 미래에 대한 신앙 본거지가 법주사다.

병든 마음, 잠들어 있는 마음, 삐뚤어진 중생의 마음을 위해 약사여래 기도를 한다.

초하룻날은 태양의 기운이 강한 날이다. 이날은 지신, 천신, 산신(태양의 기운을 받는 신)께 신중기도를 한다.

보름날은 달에 영향을 받는 날로 미륵기도를 한다. 밤에 와서 기도하면 더 좋다. 매월 16일 철야기도를 하기도 한다. 이날 기도하면 바라는바 소원성취가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예전에는 산에 오는 것이 불편해 달밤 장독대에 정한수를 떠놓고 기도를 했다.

한국인은 성질이 급하다. 한꺼번에 다하자 하는 마음에서 천수천안관세음보살에게 기도했다. 중생의 소원을 다 들어주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부처다./도복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