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字(일자)無識(무식)’이라는 말은 어감 상 좋지는 않지만 지금의 기성세대에게는 과거의 생활 속에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림이 있었음을 기억할 것이다.   

여기, 평균 나이 72세, 최고령 81세 등 19명의 어르신들이 지난 3년동안 그야말로 일자무식(一字無識)인 상태에서「가,갸,거,겨」를 시작으로 한글을 한 글자 한 글자 배우면서 까마득한 날들을 뒤로 하고 초등학교 인정의 학교 졸업장을 받는 기쁨을 날을 맞이한다.

주인공들은 횡성소망이룸학교(교장 한규호) 학생들이며, 지난 2016년에 입학하여 인생 황혼기에 까막눈의 한을 풀고자 손에 연필을 굳게 잡고 3년의 세월을 보내며 한글 해독을 시작으로 시를 쓰고 그림까지 그릴 수 있는 실력을 겸비한 당당한 초등학교 졸업생들이다. 

졸업을 앞둔 어른신들의 3년의 공부과정을 보면 그 의지가 대단함을 알 수 있으며, 이분들에게는 적어도 ‘불가능이 없다’가 아니라 ‘불가능을 모른다’로 해석하고 이해함이 옳을 것이다.  

졸업하시는 어른신들의 구성과 사연도 다양하다.

소아마비 상태로 보행기에 의지하며 수업을 한 번도 빠지지 않은 사람 공중파 방송의 유명한 탤런트를 둔 어머니, 치매판정을 받은 남편과 같이 공부한 부부, 베풀며 사는 것이 좋다며 학우들에게 밥을 잘 사시는 금술 좋은 남편의 아내, 학업과는 별도로 초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한 의지의 어르신 등이 있다.  

졸업생의 영광스런 얼굴들은 2019년 2월 16일 횡성문화원 제3회 횡성소망이룸 졸업식장에서 만나 뵐 수 있으며, 수업 과정들이 영상으로 편집되어 졸업식장을 찾는 가족과 친지, 지역의 기관단체장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고령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초등문해교실 프로그램을 이수한 어르신들을 격려하고 학습동기 부여를 위해 (재)횡성인재육성장학회(이사장 조창진)는 1월 30일 열린 제8차 정기이사회의에서는 소망이룸학교 졸업생 장학금을 신설하고 졸업식날 지원하기로 확정했다.

2019년 횡성소망이룸학교 졸업생 19명은 강원도 최다 배출인원이며, 강원도 교육감이 지정한 2019년 문해교육 프로그램 지정기관은 12개시군 정원 536명(초등 476명, 중학60)으로 이중 횡성군은 정원이 180명으로 33%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2019년 1월 현재 횡성군 문해학습자가 230명이 등록되어 지속적으로 수업을 받고 있으며, 금년에는 중학교 과정도 신설, 문해학습 열기를 전국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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