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박물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 자서전 전문 출판, ‘外길’의 슬로건입니다.

外길은 2009년 이래 10년간 자서전만을 전문적으로 출간하고, 2019년 창립 10주년을 맞아,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지원을 받아 차별화 되고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평범한 이웃들의 삶을 나누고 자신과 교감하게 함으로써 치유와 인생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하는 영상 자서전 프로젝트 <나를 만나다>를 기획한 곳입니다. 外길의 천성욱 대표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1. 자서전 전문 출판, 外길은 어떤 곳인지 간략하게 소개해주시죠?

먼저 불교공뉴스에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外길은 2009년 시작해 자서전만을 전문적으로 출판해온 자서전 전문출판사입니다. 특히,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우리네 이웃들의 살아오신 이야기를 책과 영상으로 만들어 드리고 있습니다.

 

2. “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박물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 슬로건이 예사롭지 않은데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그것은 아프리카의 속담입니다. 보통 우리네 부모님들이 ‘내 얘기를 소설로 쓰면 책 10권으로도 부족하다’고 하시는데, 그만큼 한 사람의 인생은 그 자체만으로도 작은 역사책이며 수 많은 사연과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 박물관과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박물관이 소리없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서 2009년 外길을 시작했고, 박물관과도 같은 인생을 나라도 기억해주자는 마음을 담아 슬로건으로 쓰고 있습니다.

3. 그동안 자서전만을 10년 동안 출간하고, 근래에 영상 자서전으로도 제작하신다 하셨는데 인상에 남는 자서전이 있다면 몇 가지 말씀해주시죠?

外길을 통해 제작한 자서전의 주인공 한분 한분이 모두 기억나지만, 특히 저희 어머니 자서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무학에 4남매를 키우며 살림만 하셨던 하시던 어머니의 숨겨져 있었던 이야기들에 놀랐고 무엇보다 가슴이 저미고 눈물이 흘러 한 페이지를 넘기기가 어려웠습니다. 기억으로 어머니 자서전을 읽는데 한 달이 넘게 걸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제1호 자서전 고객님이셨던 이대일 박사님 자서전입니다. 사실 처음 3년 동안은 자서전 고객이 한 분도 없어서 고육책으로 오랜 지인이던 이박사님께 거의 반 강제로 자서전을 쓰게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지만, 막상 자서전을 제작하면서 그분 스스로도 지난 삶을 되돌아 보며 생각하지 못한 큰 감동을 받으셨고 무엇보다 미국으로 유학간 자녀와의 화해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 감동의 시간들이 쌓이면서 ‘누군가의 삶을 기억해주는’ 자서전 출판을 제 사명으로 굳게 믿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6. 外길 10주년 기념으로, 5분 남짓한 영상으로 구성된 자서전을 300분께 무료로 만들어 드리는 사회공헌 프로젝트인 일명 <나를 만나다>를 진행하고 있죠? 어떤 프로젝트인가요?

2019년이면 外길이 곧 10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 기념으로 2017년 9월 즈음에 그동안 느꼈던 감동을 최대한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에 편당 100만원 정도의 예산으로 총 300분께 영상 자서전을 무료로 만들어 드리는 <外길 박물관 프로젝트, 300>이란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2017년 9월부터 사비와 지인들의 후원을 받아 매달 조금씩 제작해 왔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테니스코트에서 만난 충남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님들의 제안으로 2018년 11월부터는 충남대학교가 제작비 전액을 지원하게 되면서 김해진 교수님이 제안한 <나를 만나다>란 타이틀로 본격적인 닻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영상 자서전은 비용면에서 책으로 출판하는 것보다 1/10비용 밖에 들지 않는데다 주변과 공유하기에도 좋고 요즘 트렌드와도 맞는 내용이라 보시는 분들의 호응도가 아주 높습니다.

8. 편당 100만원, 총 3억이란 적지 않은 금액이 들어가는 일인데요... 작은 출판사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금액인데요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계획이신가요?

솔직히 쉽지 않은 금액이지만, 의미있는 일에는 반드시 동참해 주시는 분들이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충남대학교처럼 말이죠. 이 자리를 빌어 <나를 만나다>을 후원해 주시는 충남대학교 관계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특히 김동욱 산학협력단 단장님, 김천규 부단장님, 김해진&김영아 교수님… 外길의 든든한 동반자 장경동 목사님의 따님이시기도 한 피렌체 장은혜 대표님, 적은 금액에도 글과 영상을 맡아 수고하시는 유철종, 김정하 작가님과 위드컴 이종화 대표님, 배경음악을 작곡해 주신 디지털사이버대학교 이범준 교수 등... 함께 하시는 여러 분들게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참고로, 300은 상징적인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300명의 스파르타 정예 군사들이 100만 페르시아 군대를 맞아 최후까지 혈투를 벌였던 ‘테르모필레 전투’에서 착안했습니다. 바람이 있다면 본 불교공뉴스와의 인터뷰를 계기로 <나를 만나다>란 프로젝트가 더 많은 분들께 알려져서… 300편을 넘어 3천, 3만, 아니 300만명의 평범하지만 누구보다 특별한 삶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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