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덕양구 북한동 산1-1번지에 위치했던 고려시대 법상종 및 왕실 후원의 대표 사찰 삼천사터에 남아 있던 ‘고양 삼천사지 대지국사탑비(高陽 三川寺址 大智國師塔碑)’가 지난 19일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이번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50호로 지정된 ‘고양 삼천사지 대지국사탑비’는 고려시대 법상종의 중심사찰이었던 고양 삼천사(三川寺) 옛 터에 남아 있는 탑비이다. 현재 탑비는 비신이 결실되어 귀부(龜趺)와 이수(螭首) 만이 있다. 귀부는 길이 270㎝, 너비 240㎝, 높이 137.5㎝이며 이수는 길이 185㎝, 너비 80㎝, 높이 55㎝이다. 이 작품은 고려 초기 활동했던 고승 대지국사 법경(大智國師 法鏡, 943~1034)이 입적한 후 그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세운 탑비이다.  

그는 고려 전기 화엄종과 함께 양대 교종 종단으로 번영을 누렸던 법상종의 승려로 고려 최초로 왕사와 국사에 책봉된 인물이다. 조선후기의 탁본첩, 국립중앙박물관의 수습비편, 그리고 발굴된 출토 비편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비의 주인공인 법경은 943년 12월에 태어나 949년 7세 어린 나이로 출가 가야사(伽倻寺)에서 구족계를 받은 후 국선(國選)에 합격해 삼천사외 현화사와 봉은사에 주석했고 1034년 92세 나이로 입적했는데 탑비는 현존하는 비편에 ‘…重熙十…’라는 연호(年號)가 남아 있어 1041년에서 1050년 사이에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양 삼천사지 대지국사탑비’는 귀부의 조각, 배면 육각형의 귀갑문 안 ‘왕(王)’자는 물론 귀갑의 굴곡표현과 가장자리의 연주문 장식이 섬세하게 표현돼 있고 이수의 표현은 부조에 가까울 정도로 양감이 뛰어나며 무엇보다도 고려전기 법상종과 왕실 후원의 탑비 양식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경기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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