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분관 청계천박물관(관장 사종민)은 1층 기획전시실에서 11.30(금)부터 내년 2.24(일)까지 ‘장충단에서 이간수문으로 흐르는 물길, 남소문동천’이라는 제목으로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청계천박물관은 청계천의 역사와 문화, 생태를 중심으로 한, 장소 기반의 박물관이자 청계천 전문 박물관으로서 청계천의 역사와 관련된 주제로 다양한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청계천박물관에서 개최하는 3번째 청계천 지천 전시로서 2017년에 진행하였던 남소문동천 조사 사업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조선시대 한양의 외곽에 있던 장충동, 광희동 일대는 일제강점기가 되면서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된다. 공원·신식주거지 등 각종 근대시설이 도입되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공간으로 변화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제강점기에 남소문동천과 주변의 변화 과정을 상류·중류·하류 구역별로 나누어 살펴보고 그 과정 속에 담겨진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보는데 중점을 두었다. 전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주제 : 남소문동천의 상류 -장충단의 기억-

대한제국의 황제로 등극한 고종은 동학농민운동, 을미사변 등 혼란기에 순절殉節한 신하들을 추모하고 충절忠節정신을 기리기 위해 옛 남소문동천의 상류일대인 옛 남소영 터에 장충단을 건립하고 정기적으로 제향을 지낼 것을 지시하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가 되면서 장충단에 새겨진 정신과 의미는 훼손되기 시작하였다. 일제는 충절 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장충단을 위락시설로 개발하여 장충단공원으로 조성하였고, 더불어 조선침략의 선봉에 섰다가 안중근 의사에게 저격되어 죽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기리기 위한 박문사博文寺를 공원 내에 건립하였다.

장충단영건하기책(규장각한국학연구원)장충단공원 사진 엽서
장충단영건하기책(규장각한국학연구원)

▷두 번째 주제 : 남소문동천의 중류 –식민지 문화시민의 주거지- 

1920년대가 되면서 경성의 주거지 부족문제가 심각해졌다. 이에 일제는 경성 곳곳에 새로운 주거지를 개발하였는데, 남소문동천 중류 일대에도 문화주택이라는 신식주택이 들어서고 새로운 주거지가 개발되었다.

남소문동천 일대에는 다양한 문화주택지가 건설되었는데 입주민들은 부유한 조선인이나 일본인들이 대부분이었다. 문화주택의 주민들은 자치회를 조성하고 규약을 만들어 경성에서 그들만의 배타적인 영역을 만들었다.

문화주택은 당시에는 화려한 신식주택으로서 세련된 외관과 서양식 생활 시설들을 도입하여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지만, 그 조성 과정에서 도성을 파괴하고 기존에 거주하던 토막민을 내쫓는 등 많은 사회적 문제를 유발하였다.

▷세 번째 주제 : 남소문동천의 하류 –식민지배를 위한 체육 공간-

남소문동청의 하류 지역은 조선시대 때 군사훈련 장소인 훈련원과 하도감이 있던 곳으로 넓고 평탄한 지형이었다. 일제는 이 터에 대규모 체육공원인 훈련원공원을 조성하였다. 

체육기능에 중점을 둔 훈련원공원 내에는 경성운동장이 건립되는데 일제는 경성운동장에서 대규모 체육대회를 자주 개최하고 분위기를 유도하여, 조선인들로 하여금 황국신민의 역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르게 하였다.

▷네 번째 주제 : 해방이후의 남소문동천

해방 이후 남소문동천 주변에는 도성의 보수, 민족열사 동상의 건립 등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민족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전개되었다.

동시에 민족의 분단과 함께 남소문동천 주변에는 반공反共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자유센터 등의 공공시설들이 도입되었고, 반공에 대한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반공의 전초기지가 되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 토․일․공휴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자세한 정보는 청계천박물관 홈페이지(http://cgcm.museum.seoul.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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