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학교도 제대로 못나왔는데, 사각모를….” 희망아카데미 3기 졸업식 에서 교육생 김 모 씨는 소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눈물을 훔친 후 “언제 이렇게 인간다운 대접을 받아 봤는지. 사각모는 대학 졸업생 들이나 쓰는 것으로 알았다. 내가 사각모를 쓰고 졸업을 하다니 꿈이 분명하다. 서울시와 희망프레임 덕분에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며 눈시울을 붉힌 채 자리를 떠난 김 씨의 이야기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서울시와 조세현 작가가 함께 진행한 전국 최초의 노숙인 사진전문학교 ‘희망아카데미’ 3기 졸업식이 15일(목) 오전 11시 서울시청 6층 로비에서 개최되었다. 

졸업식에는 박원순 시장이 참석해 사각모를 쓴 노숙인 졸업생들과 함께 했으며, 이들의 멘토로 활동 중인 피아니스트 노영심, 환경재단 최열 대표 등도 참석하여 축하하였다.

노숙인의 취업과 원활한 사회 재편입을 돕고자 서울시가 조세현 사진작가와 손잡고 진행하는 사진 전문과정인 ‘희망아카데미’는 2016년부터 시작되어 첫해 30명, 지난해 30명에 이어 올해 3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희망프레임은 지난 2012년부터 사단법인 조세현의 희망프레임과 함께 사진에 관심이 있는 노숙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초‧중급 과정이며 희망아카데미는 상기된 희망프레임의 심화과정이다. 

# “남들이 나를 실패자로 낙인찍었다고 생각해왔는데 나 스스로 실패의 길을 걸어 왔다는 것을 사진교육을 받으며 알게 되었다. 사진 속은 내가 본 세상이다. 내가 피사체를 어떻게 보고 셔터를 눌렀느냐에 따라 사진은 다르게 표현된다. 사진교육을 받는 어느 날 내가 찍은 사진처럼 내 과거 역시 내가 만든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었고 내 탓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순간 하고 싶은 것이 많아졌다.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일부터 알아보려고 노숙인일자리지원센터에 신청했다. 직업을 얻으면 작게나마 누군가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
- 희망아카데미 3기 졸업생 이 모 씨

3회 째를 맞는 이번 졸업식에서 교육생들은 전문학교 출신으로서 품격을 갖추고 자신감을 높이고자 1, 2기 졸업생들과 달리 사각모와 졸업가운을 착용했으며 이들의 멘토로 도움을 준 피아니스트 노영심, 김재련 변호사, 환경재단 최열 이사장도 졸업식에 참석해 축하했다.

또한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광화문 해치마당에서는 교육생들의 졸업 작품과 교육 스케치 사진이 전시되어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 이번 전시는 일반 시민 누구나 관람할 수 있도록 광화문 광장 야외에 작품 32점, 교육스케치 사진 20점이 공개되었다. 

사진교육 외에도 혜민 스님 등 사회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이 교육생들의 멘토로서 자존감 제고와 사회적 인식개선에 앞장서며 노숙인들이 순조롭게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강의 주제는 문화와 인생(혜민 스님), 법과 생활(김재련 변호사), 환경 강의(환경재단 최열 대표), 음악 강의(피아니스트 노영심) 등이며 서울 시립 서북병원 최영아 내과전문의와 노정균 신경정신과 원장은 진료 지원으로 교육생들의 몸과 정신건강을 챙겼다.

멘토 강의와 건강 진료는 물론, 올해는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파워 세미텍㈜에서 노숙인 사진교육에 필요한 편집 작업용 노트북 10대를 후원하였다. 노트북은 우수 교육생에게 지급, 이들의 사진편집 능력향상에 도움을 줄 것이다.

서울시는 희망아카데미와 기존의 사진 기초과정 희망프레임 외에도 응급처치 교육, 음악치료, 자격증 취득지원 프로그램 등 45개 프로그램을 운영 및 지원하고 있다.

특히 희망아카데미 우수 졸업생에게는 ‘희망사진관’ 등 사진과 관련된 일자리를 연계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진행, 자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사단법인 조세현의희망프레임에서는 전문사진과정 우수 노숙인 중 1명을 정직원으로 채용한 바 있다.

희망아카데미의 학장인 조세현 작가는 “희망아카데미 3기 졸업생에게 자신감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사진기술과 인내심을 집중적으로 교육했다. 사각모와 졸업복‧졸업장 등은 졸업 후에도 제자로서 자신감을 가지고 동행하는 사회인이 되기를 바랐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조세현 작가는 “사각모를 쓰고 졸업한 제자들과 함께 꿈과 희망을 나누고자 한다”라고 제자 사랑을 숨기지 못했다.

졸업생들은 “사각모를 쓴 만큼 자신감을 갖고 살아가겠다. 조세현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사진 기술을 통해 내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며 자신들도 남을 위해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치영 서울시 복지본부장은 “서울시는 사진전문과정 희망아카데미와 같이 자존감 향상과 일자리 창출 등 효과가 큰 프로그램을 지속 지원할 계획이다”라며 “이 분들의 사회 복귀에는 시민들의 관심이 중요하다. 시민들께서도 앞으로도 지켜봐 주시고 동행해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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