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불교와 바이칼 호수

원응 주필이 이볼긴스키 닷산을 방문, 한-러 불교교류를 논의하고 있다.  
 

몽골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부랴트 공화국으로 향했다. 부랴트 공화국은 러시아 연방 헌법의 규정에 따라 22객 공화국 가운데 하나이다. 공화국은 각각의 헌법, 대통령, 의회가 있다. 다만 외교는 연방 정부가 관할하며, 공하국은 각 소수 민족별로 존재한다. 러시아와 부랴트의 정치사를 논하려면 긴 설명이 필요하다.

여기선 불교와 바이칼에 국한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필자가 방문한 시야 안에서 주로 문명기행이란 이름에 맞게 스케치하려고 한다. 생애 통산 러시아는 10회 정도 가봤다. 러시아는 영토가 워낙 넓어서 어느 지역을 가느냐에 따라서 모든 것이 다르다. 이번 기행은 시베리아 쪽이다. 모스크바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유럽에 속한다. 이들 지역에도 두 번 정도 가 본적이 있고, 러시아불교의 지부가 이 두 지역에 있다.

러시아 불교는 시베리아 지역인 이곳 부랴트 공화국이 중심지이다. 부랴트족은 몽골계 종족이고, 몽골불교와 함께 티베트 겔륵파 전통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몽골이나 러시아 부랴트 불교의 전통은 중국이나 한국불교 전통과는 조금 다르다. 그렇다고 부처님의 가르침이 다르다거나 불교사상 철학이 다른 것은 아니다. 받아들인 지역에 따라서 불교문화와 전통에 다르게 형성되어 유지 전승하고 있을 뿐이다. 옳다 그르다는 정법과 이단 시비는 금물이다. 연구하고 이해하고 보면 다 사연이 있다.             

남방 불교나 티베트-몽골불교가 한국불교를 보면, 마찬가지로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우리가 일본 불교를 보면 도 다른 모습이듯이 말이다. 아무튼 불교의 다른 문화와 전통을 이해하고 교류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보겠다.

시베리아의 종교라면 샤머니즘이 대세였다. 아시아 문화권에서도 특히 북아시아인 시베리아는 샤머니즘의 종교문화가 있다. 지금도 이곳 바이칼 주변에는 샤머니즘이 강하게 각인되어 있어서 샤머니즘적인 종교문화가 존재하고, 부랴트 족들은 불교화 되었지만, 샤머니즘적인 불교를 신봉한다.

그렇지만, 현재는 샤먼도 하나의 종교 성직자란 위치보다 민속적인 차원에서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바이칼을 찾는 호기심 많은 사람들은 시베리아 샤먼의 푸닥거리 공연을 보고 싶어 해서 관광 상품화 되어 있지만, 샤먼들은 수가 얼마 되지 않을 뿐더러 특별히 예약을 하고 움직인다. 샤먼의 무속신앙은 티베트-몽골계 불교에서 흡수했다. 이 지역에 전해진 불교는 이런 샤머니즘적인 요소를 습합한 것이다. 마치 한국불교가 토속신앙의 여러 요소를 습합했듯이 말이다.

  러시아인들의 종교는 러시아 정교이다. 15세기 후반 동로마 제국이 멸망하자 모스크바 대공국은 스스로 자신들이 로마 제국의 정당한 후계자이므로 모스크바 대공 역시 로마 황제의 후계자를 자처, 정교회의 유일한 군주로 등극한다. 1472년 모스크바 대공 이반 3세는 동로마 마지막 황제 콘스탄티노스 11세의 조카 소피아 팔래올로기나와 결혼하고, 동로마 제국의 문장인 쌍두 독수리를 문장으로 삼아 그 후계자임을 자처하며 차르(카이사르, 즉 황제)라는 칭호를 사용하기 시작한다.

당시 루시인들은 동로마 제국의 멸망 이후, 구심점을 잃은 정교회를 사수하라는 하느님의 거룩한 소명을 받았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모스크바가 로마와 콘스탄티노폴리스에 이어 제3의 로마라는 신념의 기원이 되었다.

  1917년 러시아 혁명으로 러시아 제국이 멸망하고 세계 최초의 공산주의 국가인 소비에트 연방(소련)이 수립되자 러시아 정교회는 박해를 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1917년의 혁명으로 제정이 무너지자 정교회를 종속시키던 요소가 사라졌고, 이에 따라 주교들은 새로이 11대 모스크바 및 전 루시 총대주교로 티혼을 선출해 끊어진 총대주교좌를 잇게 하였다.

그러나, 임시정부가 무너지고 레닌과 트로츠키에 의해 소비에트 정권이 들어선 뒤, 공산당은 정교회에 적대적인 정책을 펴기 시작한다. 주로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의 순교, 설교 금지, 성당 파괴, 교회재산 몰수, 이전 제정 시절 교회가 누리던 특권박탈 등으로 고난을 겪었다. 

 

러시아 부랴트 공화국=원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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