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근대역사관은 2018년 대구사진비엔날레 개최를 기념, <사진으로 다가온 대구-1950s>특별전을 개최한다. 9월 14일부터 11월 25일 까지 역사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미국인 기증사진 등 1950년대 대구 거리와 사람들 모습을 담은 사진 50여점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한국영상박물관(관장 김태환) 소장 카메라 10점 등 사진 관련 유물 20여점도  소개된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최근 근대역사관이 미국인으로부터 기증받은 1950년대 대구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을 대거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1950년대 주한미군으로, 대구에서 복무한 미국인 故제임스존슨(James Johnson, 1925년생)이 촬영하고, 그의 부인인 캐롤린 존슨(Carolyn G. Johnson, 1934년생)이 기증한 이 사진들은 당시의 생활상과 거리 풍경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매우 희귀한 자료로 평가된다.
   
제임스 존슨씨의 부인 캐롤린 존슨씨는 최근 미국 주)휴스턴 한국 총영사관을 통해 사진 203점 등 작고한 남편의 유품 207점을 대구근대역사관에 기증했다. 故제임스 존슨 씨는 1925년생으로 해군에 복무하다가 공군으로 옮겨, 1954년부터 1955년까지 대구 K-2공군기지에서 근무하였다. 그는 살아가는 동안 많은 사진을 남겼는데, 대구 외에도 가족과 군대 동료, 풍경을 촬영하였다. 그가 촬영한 사진은 지금은 사라져 버린 옛 한일극장이나 대구역의 모습, 계산성당 부근에 들어서 있던 가옥과 도심 번화가 거리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거리의 풍경 사진 외에도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갓을 쓴 노인, 양산을 쓴 여성들을 비롯, 구두닦는 소년, 머릿수건을 매고 행상에 나선 어머니들의 사진 등 1950년대 6·25전쟁 후 전후 복구의 희망을 꿈꾸던 대구사람들의 정겨운 ‘얼굴’들을 사진을 통해 만나 볼 수 있다. 전시중인 사진 중 대구역 옛 상품진열소 건물에 있던 미군의 PX사진과 미제 물품이 진열된 시장의 모습, 대구상업학교 교정에 있던 미군의 장비 등은 6.25전쟁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사진들은 기증자인 캐롤린 존슨여사가 작고한 남편의 유품을 정리하다 발견됐는데, 그는 미국 주)휴스턴 한국 총영사관의 박꽃님 영사에게 기증의사를 전달, 현지 영사관 직원들의 노력으로 대구로 올 수 있었다. 캐롤린 존슨 여사는 “남편이 남긴 소중한 사진들이 대구 시민들에게 한국의 옛 모습과 생활의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상징의 역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 기증사진 외에도, 대구근대역사관이 소장한 1950년대 대구 사진들도 다수 소개된다. 전시실에는 이밖에 당시의 사진문화를 알 수 있도록 롤라이플렉스(Rolleiflex)나 폴라로이드 랜드 95 (Polaroid land 95)같은 희귀한 옛 카메라들과 사진의 역사 대해서도 간략하게 볼 수 있도록 전시부스가 꾸며져 있다. 

전시 사진기들은 대부분 한국영상박물관 소장품이다. 이와 함께 관람객이 1950년대 대구 풍경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전시실 입구에 마련돼 있다. 관람객들은 이들 전시 사진과 사진기를 감상하면서 1950년대 대구 거리와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담은 영상물도 관람할 수 있다.

1950년대는 식민지 수탈에 뒤이은 전쟁으로 인해 절대 빈곤으로 상징되는, 우리 민족에게는 무척이나 힘든 시기였다. 대구문화예술회관 최현묵 관장은 “그토록 힘든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의 얼굴이 한편으로는 지금보다 밝아 보이는 것은, 어쩌면 희망이라는 것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면서, “이번 전시가 전쟁후 피폐해진 삶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지역민들의 모습이 주는 의미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9월 7일 개막한 <2018대구사진비엔날레>는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예술발전소 및 각 갤러리 등에서 10월 16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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