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수(박정민)가 가진 흑역사를 정면으로 응시하게 만든 단 한 사람....선미(김고은).

배우 김고은이 영화 '변산'에서 맡은 캐릭터 선미(김고은)는 한때 짝사랑했던 학수(박정민)를 고향 '변산'으로 돌아오게 만든 결정적 역할을 하는 당찬 성격의 조력자다.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와 가끔은 찰진 욕으로 흡입력 강한 생활 연기를 선보인 김고은은 영화 속 인상 깊은 노을 만큼이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캐릭터를 연기했다.

영화 '변산'은 무명 래퍼 학수(박정민)가 한 통의 전화를 받고 고향 변산으로 돌아가 초등학교 동창 선미(김고은)를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동주'(2016년), '박열'(2017년)에 이은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2012년 영화 ‘은교’를 통해 충무로에 입성한 배우 김고은은 그해 청룡영화상, 대종상 영화제,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 유수 영화제의 신인 여우상을 휩쓸며 세간이 주목을 받았다. 이후 ‘차이나타운’, '계춘할망', '협녀, 칼의 기억' 등의 선 굵은 작품과 화제의 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였다.

얼마 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고은은 "무대인사 가도 영화 반응이 좋아서 그냥 웃음이 난다"며 마치 학창 시절 학수를 바라보는 것처럼 천진난만한 미소를 연신 머금었다.

아쉽게도 김고은은 영화를 끝까지 보지 못했다. 그는 "보다가 눈물을 나올 것 같아서 중간에 나왔다"며 "울컥하는 장면들이 있는데, 눈시울이 불거지면 눈이 많이 붓는다. (언론시사회 끝나고) 바로 사진 찍어야 해서 보질 못했지만, 편집본은 봤다"며 웃었다.

김고은은 신드롬 적인 인기 끌며 화제를 모은 드라마 ‘도깨비’ 이후에 차기작 선정에 고심이 있었을 것이다.

"'도깨비'는 김은숙 작가님과 이응복 감독님, 공유 선배님이 계셔서, 저는 잘 따라가기만 했다. 잘될 수 있는 요소가 많은 작품이었다. 드라마 덕분에 인지도를 얻었는데, 많은 분들이 저란 배우를 알게 된 면에서 그 부분에 대한 책임감이 조금 더 커졌다"

연이어 드라마가 아닌 영화를 선택해 관심을 모았는데, 영화 '변산'의 어떤 매력이 김고은을 선미로 태어나게 했을까.

"이준익 감독님과 작업을 하고 싶었다. 박정민 선배가 캐스팅된 상태였는데, 좋아하는 배우와 작업하는 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조합이 언제 또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덥석 잡았다. '도깨비' 끝난 직후라서 한번 제안이나 해보자며 박정민 선배, 이준익 감독님이 대화를 나누신 것 같더라. 시나리오 보고는 기분이 좋았다"



'변산'에서 김고은의 과거 장면을 통해 교복 입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도깨비' 지은탁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으로 동그란 얼굴과 앞머리를 낸 얼굴은 흡사 중학생처럼 귀여운 모습이라 영화 속 캐릭터에 감정 이입하게 만든다. 다른 작품에서도 또 교복을 입고 연기해야 한다면 하겠냐고 묻자, '당연하다'며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교복은 입을 수 있을 때까지 입을 거다! 계속 입으려고 한다. (웃음) 때가 지나면 입고 싶어도 못 입는 게 교복이다. 영화 속 선미는 서른한 살인데, 삼십 대 역할은 처음이다. 실제로 서른 하나에 가까워진 시점이라 연기하기가 수월했지만 고등학교 장면도 편하게 촬영했다"

'변산'에서 단연 화제의 키워드는 '김고은 몸무게'다. 작품을 위해 한 달 반 만에 8kg을 찌웠는데, 밤마다 야식을 즐겼다는 후문. 즐거움의 시간 뒤에는 고통의 시간이 따라왔다.

"감량할 때는 진짜 힘들었다. 식단 조절을 하면서 철저하게 지키는 다이어트를 해본 적이 없었었다. 마음껏 먹을 수 있다가 절제해야 하니까 그게 슬펐다. 워낙 맛있는 음식 먹는 걸 좋아하고 친구들과 함께 먹는 걸 좋아한다. 다이어트는 먹는 게 제한되니까 약속 잡으면 민폐가 되고, 고민의 시간이었다. 운동도 열심히 했는데, 다시 정상의 몸무게로 돌아오는데 두 달 걸렸다. 아직 조금 남았다"

김고은은 '변산'에서 배우들끼리 촬영 기간에 동고동락하며, 편안함에서 오는 자연스러운 시너지를 강조했다. 그 가운데 박정민과 에필로그 촬영에서 서로의 배려로 빛나는 '뽀뽀신'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박정민과) 친하고 학교 선후배 사이다. 에필로그 장면에서 정민 선배가 촬영분을 보고 아쉽다고 느꼈던 것 같다. 아주 조심스러운 표정과 말투로 '이 장면이 좀 아쉽지는 않을까'라고 물어보셨다. 조심스럽게 '뽀뽀'라는 단어까지 나오기까지 정말 긴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뽀뽀' 장면을 촬영하게 됐다. 쉽게 이야기를 꺼냈으면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었을 텐데, 정민 선배 덕분에 불편함 없이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었다. 그 장면은 배우들이 오롯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출처 : 픽클릭 한지희 기자 / 사진 사진 메가박스㈜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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