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자신이 겪는 일상적인 경험들이 절대적인 의미를 가지는 사건이라 믿는 경향이 있다.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은 바로 “신념을 통한 해석‘에 의해 비롯된다고 말한다.

Abubaker(아부바켈)은 K-Beauty를 좋아하는 코리아-뷰티 모임에서 만난 사람이다. 그는 닉네임 ‘라나’로 불려진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19년을 살아 온 라나씨는 2018년 2월에 한국인으로 귀화한 방글라데시아 사람이다.

현재 서울 이태원에서 할랄식품 마켓과 할랄 음식 1호점 레스토랑, 건너편에 2호점 할랄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관광여행 사업까지 하고 있는 CEO이다.

국회의원 대회의실에서 글로벌 뷰티 해외전문가 창립기념식때 필자와 지난 2월에 라나를 처음 만났다. 코리아-뷰티 모임이 끝나고 필자를 포함하여 한국 사람들과 중국인, 이슬람교인 인도사람 2명과 라나씨와 10명이 저녁을 먹기 위해서 국회 앞에 있는 한국 식당에 갔던 일이다.

그 식당은 이슬람교인들이 먹으면 안 되는 돼지고기가 주 메뉴였다. 한국인이 미리 예약해서인지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이미 식탁 위에는 여러 반찬들이 놓여 있었고 수저까지 바로 식사 할 수 있도록 모두 세팅 되어 있었다. 에고.. 어쩌나 당황했다.

필자는 이슬람국가에서 살다 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술과 돼지고기 등은 무슬림에게 금지 된 음식 ‘하람(haram)'이란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식당을 예약한 한국 사람은 중국인 친구와 친해서인지, 이슬람 친구들의 사정을 깜빡 잊었던 것 같다. 이미 불판위에는 돼지고기가 구워지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 그때 필자가 빨리 메뉴판을 보고 된장국과 김치찌개가 있음을 알고 다행이라고 생각 했었다.

바로 그때 라나씨가 내게 묻는다. “ 이 고기 뭐예요? 돼지고기죠? ”

필자는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이슬람교인들에게 된장찌개 먹겠냐고 물어보았다. 먹겠다고 해서 재빨리 된장찌개를 3인분 주문했다. 한 테이블에서 돼지고기를 굽고 먹으며 한국인들은 미안 해 하는  눈치였다. 그냥 그렇게 눈치만 보고 돼지고기를 구우면서 먹고 있던 한국인에게 또 다시 질문한다.

라나씨 옆에 앉아있던 이슬람교인 인도 사람이 “이거 뭐예요? 돼지고기예요” 라고 재차 질문한다.

그러던 중, 잠시 묘한 느낌의 침묵이 흘렀다. 그냥 바로 다른 식당을 갔어야 옳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 했다. 그냥 필자와 이슬람교인 3명은 된장찌개를 먹고 있었고 옆에서는 중국인들과 다른 한국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하지만 필자는 중국 사람들과 함께 돼지고기를 맛있게 먹는다는 것이 조금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무슬림교인들의 사정을 알고 있기에 이슬람교인들이 먹는 된장찌개를 1인분 더 주문해서 먹었다. 그때의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

한참 돼지고기를 맛있게 먹고 있던 한국인 중년 남자분이 갑자기 하는 말에 몹시 당황스러웠다.

“ 이거 돼지고기 아니예요. 당신들도 먹어도 되요..” 라고 어색하게 말했다. 분명 돼지고기인데 말이다.

바로 그때였다. 무슬림교인들에게 금기사항을 권유 했을 때 2명의 인도사람은 불쾌한 내색을 했다. 필자는 2명의 이슬람교인 마음의 상처를 보았다.

그런데 라나씨는 알게 모르게 자기신념에 자리 잡고 있음을 한번 에 알 수 있었다. 즉,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기분이 나쁜 일은 금방 잊고 자신을 금방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얼굴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똑같은 사건을 겪고도 라나씨는 전혀 다른 반응을 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금방 자기를 컨트롤 한다는, 그것은 신념 이기도하고 라나씨가 어떤 사람이라는 신념의 집합체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인으로 귀화한 방글라데시아 Abubaker는 한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이번학기부터 한양대 대학원 석사과정 입학에 합격 했다고 말한다.

또 그의 아내를 K-Beauty 사업으로 방글라데시아에 널리 알리고 싶다고 전해진다.  한국 뷰티사업이 라나씨의 아내로부터 널리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14살이나 젊은 아내가 너무 사랑스럽다고 말한다. 라나씨는 벌써 세 명의 딸을 둔 아빠이기도 하다. 곧 그의 아내도 한국인으로 귀화 한다고 한다. 한국을 사랑한다니 잘 살기를 바란다.

okjoojeon@naver.com 전옥주

 

저작권자 © 불교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