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태진 극단 자유세상 대표
[인터뷰] 이태진 극단 자유세상 대표
  • 이경
  • 승인 2018.06.1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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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진 극단 자유세상 대표

이태진 극단 자유세상 대표를 만나러 간 대전 한남대학교는 6월의 뜨거운 햇살이 45도 각도로 기울고 있을 시간이었다. 서산으로 드러눕는 빛을 나뭇가지에 걸쳐두고 서둘러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태진 자유세상 대표는 연극이기 전에, 시집을 두 권 출간한 시인이기도 하다. 먼저 이태진 시인의 시 세계에 관해 알아보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시인 이태진!

이태진 시인은 1972년 경상북도 성주 출생으로 2007년 계간 『문학사랑』으로 등단하여 첫 시집 『여기 내가 있는 곳에서』, 두 번째 시집 『슈즈를 타고』를 출간했다. 〈제 11회 대전예술신인상〉, 〈제 42회 인터넷문학상〉,2015 <정훈문학상 작품상>을 수상 한 바 있으며, 현재 한남대학에서 시설관리팀 공연장 담당으로 문화시설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었다.

두 권의 책을 출간한 이태진 시인은 오랫동안 숨겨두었던 연극에 대한 꿈을 과감히 펼쳐 보이며, 무대에 올려보기로 마음먹고 점차적으로 예술의 영역을 확장하기에 이른 것이다. 알고보니 이태진 시인은 2008년 제17회 대전연극제 대상과 제26회 전국연극제 금상 수상작 공연에서 조명감독으로 참여했던 경험이 있었다.
 

햇빛 한 점 없는

어둡고 쓸쓸한 버려진 창고에

가끔 문을 열고

비밀과 더러운 것들만 채우는

금수(禽獸)도 바라는 게 하나 있다

감옥을 가고 싶은 사람

주식, 부동산, 지갑은 비어 있다

과소비에만 신경 쓰는 자존심

관심 한 번 주지 않는 허름한 창고

아름다운 꽃이 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바라고 바랄 뿐이지만

위험한 기회는

번개보다 못하다

-「그러지마, 제발」 전문

이태진 시인은, 최소한 시집 『슈즈를 타고』를 타고에서 드러나는 초상(肖像)만을 염두에 둘 때, 매우 진솔하고 용감하다. 인용 작품이 시인의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줄을 서면 늘 뒤에 서는 아이가 있었다

앞에 서는 것이 습관이 되지 않아서인지

뒤에만 서는 아이는 조용히 서 있기만 했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뒤에 선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고 난 후에도

늘 뒤에 있는 것이 편안해 보였다

주위의 시선과 관심에서 멀어져가는 것을

왜 그리도 익숙해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뒤에 선다는 것이 꼭 나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침묵으로 대변하고 있다

-「뒤에 서는 아이」 전문
 

이 작품은 시적 인물이 ‘침묵으로 대변’하는 ‘뒤에 선다는 것의 의미’의 변화를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이태진 시인의 시세계에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는 것을 감지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어둡고 그늘 뒤에 서 있던 자신의 모습을 연극 무대에 올려놓음으로 해서 밝은 빛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자신과 대화를 시작하기에 이른다.

밤하늘 달을 보며

기도하시던 어머니

여명처럼 빛나던

하얀 사발

어머니 뒷모습 닮았다

대청마루 넘나들던

철없던 아들은

어머니의 소원대로 이루지는 못했어도

달이 뜨면 마중 나오는 구름처럼

오래된 달 항아리

밤하늘에 구워진다.

-「달빛 자화상 」 -전문
 

최근 이태진 시인의 시 세계는 예전에 비해 밝고 투명해졌으며, 역사의식이 투영된 유물과 문화에 머물러 있음 또한 발견하게 된다.

연극인 이태진!

‘에딘버러 가다’

2016년 ‘에딘버러 가다’는 한남대학교 평생교육원 문화예술과정이 개설되면서 시낭송가, 연극배우가 함께 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그해 12월 31일 오후 4시 한남대학교 서의필 홀에서 대전시민들을 위한 송년의 밤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연극 내용은 전업 작가 ‘만석’이 영국 에딘버러 프린지 축제 참가 하는데, 빛이 전혀 들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는 내용이다. 이 연극은 다큐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매우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아리타의 풍경소리

두 번째, 2017년 11월 무대에 올린 ‘아리타의 풍경소리’(부제: 개야 짖지 마라)는 일본 도자기의 시조 ‘이삼평공’의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만든 다큐 형식이다. 1592년 임진왜란 이후 일본에서 도자기를 생산 할 수 있게 된 것은, 조선 도공 ‘이삼평공’이 도자기의 원료가 되는 백토를 발견하면서 부터였다. 아리타 도자기의 시조 ‘이삼평공’을 기념하기 위해 일본 아리타에서 적극 지원하여, 2016년 공주 계룡산에 ‘이삼평 기념공원’에 건립되었다는 사실을 연극무대에 올렸던 것,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역사를 고증을 확인하고 연극무대에 올려놓음으로 해서 조선시대의 도공의 꿈이 화려하게 피어났던 것이다.

세 번째 작품, 2018년 11월에 올려질 연극은 ‘탈의 꽃’으로 준비 중에 있다. 소설가 이경의 장편소설 “탈의 꽃”을 다큐 형식으로 기획하고 있는데, 안동의 하회탈을 제작한 허도령과 부용 아씨 그리고 탈은 연구하는 학자가 마주하게 되는데, 자신들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쓰고 왔던 탈의 이야기와 전 세계의 탈에 관해 이야기하는 과정이 전개된다.

‘탈의 꽃’은 ‘불교공뉴스·TV’ 후원으로 무대에 올려 질 예정이며, 정중헌(한국생활연극협회), 유승희(명지고 국어교사, 극단 단홍대표)의 자문과, 장용자(시노래예술마당), 전병국 ( 예하 대표)의 협력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시인이며, 극단 자유세상 대표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이태진 씨는 앞으로도 순수한 자연을 노래하고, 빛이 전혀 들지 않은 세상에 빛을 전달해주는 메신저 역할에 충실할 것을 약속했다. 한남대학교 교정 곳곳, 나뭇가지에 걸쳐두었던 빛 모두가 사라지고 가로등이 환하게 밝혀질 시간, 나무 슬하에 떨어진 빛까지 몽땅 담은 묵직한 카메라를 어깨에 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