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세종] 지난 6일 오전 6시경 119로 다급한 전화한통이 걸려왔다. ‘우리 아들이 갑자기 쓰러졌어요, 도와주세요.’

 ‘삐뽀 삐뽀 삐뽀’ 시끄럽게 울리는 사이렌 소리, 도로를 질주하던 다른 차량들이 길을 양보하고 구급차는 그 사이를 쏜살같이 내달린다. 구급차 안에서 수화기 너머 당황한 보호자를 겨우 진정시킨 후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다. 환자는 현재 ‘심정지’ 상태. 6년 이상 구급차를 탄 세종소방 정필수 구급대원의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구급차가 환자 집 앞에 도착하자 정 구급대원은 구급차 문을 박차고 현관으로 뛰어가 능숙하게 가족들 사이를 비집고 의식이 없는 환자 옆에 자리 잡고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다.

CPR(Cardio Pulmonary Resuscitation)이라 부르는 심폐소생술은 생각보다 많은 체력을 소모한다. 동행한 대원과 번갈아 CPR을 해보지만 온몸에서 비 오듯 땀이 흘러내린다.

CPR과 제세동을 실시했지만 환자는 여전히 숨을 쉬지 않는다. 심정지 환자의 경우 쓰러진 지 5분 이내에 소생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5분 이내에 뇌에 산소 공급이 되지 않으면 살아난다 하더라도 뇌사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 대원은 “대부분의 심정지 환자들은 구급대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운명을 달리 한다”며 “그럴 땐 환자가 숨진 것이 꼭 내 탓처럼 느껴져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 하는데, 세종소방본부에선 이런 스트레스를 겪는 소방대원을 위해 별도의 교육 및 상담을 운영 중이다.

정 소방대원은 “환자에게 응급처치를 잘 해주고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일상 속에서 누구든 심정지 환자가 될 수 있고 반대로 심정지 환자를 발견할 수도 있으니, 시민 모두가 간단하면서도 기본적인 심폐소생술을 익혀둬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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