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하나의 주제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해서 써 놓은 결과물이다. 요즘 책은 250페이지 내외의 분량으로, 30~40개 정도의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을 흔히 공부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꼭 그런 부담을 가지고 접근하지 말고, 가볍게 접근하는 자세가 좋다. 영화나 드라마, 게임은 일상을 벗어나서 확실하게 노는 것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도 어떤 사람에게는 휴식이 된다. 책을 읽는 목적도 사람에 따라 다르다. 어떤 사람은 논문이나 기사를 쓰기 위해, 또 어떤 사람은 호기심이 있는 분야가 궁금해서, 또 어떤 사람은 휴식이나 위안을 받기 위해 등 다양하다.

지금까지 나는 2천 권 전후의 책을 읽었다.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한 초창기에는 연간 목표 권 수를 정해놓고 독서 기록을 한 줄로 남겼다. 그러다가 블로그와 커뮤니티를 운영하게 되었고, 가끔은 칼럼을 기고했고 책을 쓰기도 했다. 나의 경우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통해 신선한 자극을 받고, 모르는 분야를 배우기 위해 또 책을 쓰기 위해 책을 읽는다.

자극받기 위해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일주일 단위로 삶의 모습을 보면 생활이 반복된다. 사실 큰 변화 없이 비슷한 일을 해오던 방식으로 계속한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면 크게 자극받을 일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배운다. 학원에 가서 영어도 배우고, 퇴근하고 수영과 컴퓨터도 배운다. 그리고 책도 읽는다.

요즘 궁금해서 읽고 있는 책은 《음악으로 먹고살기》, 《4천 년의 기도 단식》, 《한 줄의 기적, 감사일기》 등 이다. 첫 번째 책은 노래를 좋아해서 즐겨듣고 부르기 때문에 읽고 있는데 도서관의 신간 코너에 있는 책이 눈에 들어와서 선택했다. 두 번째 책은 필자가 소화가 잘 안되어 한 번 씩 단식을 했던 차에 눈에 들어와서 대출했고, 세 번째 책은 ‘독서치료’ 분야를 공부하다가 긍정심리학을 접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감사일기를 알게 되어 읽고 있다.

새로운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콘텐츠를 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여행과 독서가 좋다. 여행은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아 떠나기 쉽지 않다. 그나마 독서는 시간과 장소를 개의치 않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자극에 독서만한 것이 없다.

배우기 위해

책을 읽는 두 번째 이유는 배우기 위해서다. 자극받기 위한 독서가 순수한 호기심 때문이라면, 배우기 위한 독서는 어떤 능력이나 자격을 위한 지식이나 정보 습득이 목적이다. 요즘은 보통 사람들에게 약간은 생소한 ‘독서치료(Bibliotheraphy)’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 책을 단순히 많이 읽는 것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진로나 취업, 우울증 치료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독서치료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중이다.

독서치료는 책 뿐만 아니라 노래, 미술, 드라마 및 영화 등으로 내담자의 다양한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 목표이다. 현재 박민근독서치료연구소 박민근 소장이 쓴 《치유의 독서》를 읽고 있다. 이 책은 몸의 치유, 마음의 치유, 가치의 치유, 관계의 치유 등의 목차로 이루어져 있다. 인상 깊은 대목은 우울증이 신경전달물질의 원활한 분비가 안 되는 것보다, 영양의 균형이 제대로 이루어져 있지 않고, 몸을 제대로 움직이고 않고, 햇볕을 하루에 30분이나 한 시간 정도 쬐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이라면 새겨들을 말이다.

글을 쓰기 위해

책에는 다른 글을 쓸 때 써먹을 양질의 다양한 정보가 담겨져 있다. 글을 주로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인용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 그들은 신문이나 잡지의 기사를 쓰는 기자, 칼럼을 쓰는 칼럼니스트, 논문을 쓰는 대학생이나 대학원생 그리고 교수, 책을 쓰는 작가 등이다.

책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원고지 1,000장, A4 용지로는 120장 내외 분량으로 글을 써 놓은 것을 묶은 것이다. 책을 쓰는 저자의 독특한 관점으로 차별화 된 내용이 담겨져 있으면서 재미있게 쓰면 많은 독자들이 찾게 된다. 책의 목차는 보통 꼭지라고 한다. 한 꼭지 당 A4 3~4 장의 분량을 쓴다고 하면, 자신만의 생각이나 경험을 쓰기에는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쓴 책을 참고하게 되는 것이다.

‘먹지 않고는 쌀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읽지 않고는 쓸 수 없다. 저술을 위한 독서를 할 때에는 요령이 있다. 먼저 인용할 부분을 직접 손으로 베껴쓰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초서(鈔書)라고 한다. 초서는 먼저 쓸 글의 주제나 방향을 정하고, 책을 읽으며 곁에 쌓아 둔 종이에 인용하기에 적절한 내용을 베껴쓰는 것이 핵심이다. 또는 인용할 단락이나 문장을 포스트잇이나 펜으로 표시한 후 책을 쓸 때 찾아서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사람마다 책을 읽는 목적은 다양하다. 공부, 휴식, 치료 등. 책 읽기는 목적에 맞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미 우리는 그렇게 책을 읽고 있다. 진정한 독서는 읽고 싶은 책을 작가와 하나가 되어 대화하며 공감하고 토론하며 읽는 것이다. 저자의 생각과 독자의 생각이 만나서 화학작용을 일으켜 새로운 생각이 만들어 지는 화학반응. 이것이 제대로 책을 읽는 것이 아닐까.

주위에 먹을 것이 너무나 많고, 볼 거리도 넘쳐나고, 산과 바다 그리고 해외로 떠날 곳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책을 읽는 것은 그 자체로 귀하고 드문 현상이다. 독서가는 지금 당장은 모르겠지만, 세월이 갈수록 지식과 지혜가 축적되어 시대를 움직이는 위대한 인물로 거듭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dnetpro@naver.com), 미래경영연구소장

: 칼럼니스트, 강사, 커리어컨설턴트, 작가. 《혼자 알기 아까운 책 읽기의 비밀》(연지출판사, 2015) 저자. ‘초서독서회(양산도서관)’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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