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우 미래경영연구소장, 존경하는 사람의 책 읽기
이태우 미래경영연구소장, 존경하는 사람의 책 읽기
  • 손혜철
  • 승인 2018.05.1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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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스승의 날인 5월 15일이다. 해마다 이 때 쯤이 되면 ‘스승’이라는 두 글자를 생각해보게 된다. 나에게 진정한 스승은 누가 있나? 학교 다닐 때 나를 아껴주던 선생님은 어느 분이셨나? 하는 생각을.

나의 경우, 은사도 있지만 책을 통해 만난 삶의 스승들이 있다. 내 삶의 ‘사표(師表)’로 삼는 사람은 세 분이 있다. 먼저 조선 후기 실학의 집대성자인 다산 정약용이다. 두 번째는 현대그룹을 창업한 아산 정주영, 마지막 세 번째는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이다. 오늘은 이 세분의 스승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 분들이 쓴 책을 추천하고자 한다.

다산(茶山) 정약용(1762~1836)

“연암은 크고 높고, 다산은 넓고 깊다.” 국내 다산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한양대 국문과의 정 민 교수가 한 말이다. 다산은 정조를 만난 것이 그의 삶을 바꾼 만남이었다. 천재였던 다산을 알아본 사람이 정조였다. 정조는 다산과 함께 새로운 조선, 강한 조선을 꿈꿨다. 하지만 그의 과로에 의한 죽음으로 그 꿈은 안타깝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로 인해, 순조 때 세도정치로 천주교와 연관되어 다산은 그 뿐만 아니라 집안 전체가 풍비박산이 난다. 다산은 전남 강진으로 18년 간 유배생활을 하게 된다. 이 기간은 다산 개인에게는 고난의 시기였으나, 조선의 역사로 보면 가장 빛나는 시기였다.

다산을 나의 ‘사표’로 삼는 이유는 똑똑해서, 책을 많이 써서, 수원 화성을 건축해서가 아니다. 죽을 고비를 넘기며 꿋꿋히 삶을 지탱했던 그의 삶의 자세 때문이다. 더구나 독서와 저술로 그는 고난을 승화시켰다. 부모를 공경하고 형제와 자식을 사랑하며, 평생 학습했고 제자를 진심으로 가르쳤다. 그의 이런 면을 존경하며 나도 그런 삶을 살고자 한다.

다산은 《목민심서》《흠흠신서》《촌병혹치》 등 500여 권의 엄청난 책을 썼다. 다산은 조선시대 사람이라 당연히 한문으로 책을 썼다. 현대 한국에서 한글을 배우는 우리에게 다산의 저작을 바로 읽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다산 전문가인 정 민 교수가 쓴 다산의 책을 비교적 쉽게 풀이한 《다산청상어록》(푸르메, 2007)을 추천한다. 다산의 맑은 생각이 담긴 글을 주제별로 볼 수 있고 원문도 수록되어 있어 충분히 읽어 볼 가치가 있는 명저다.

아산(峨山) 정주영(1915~2001)

“담담한 마음을 가집시다. 담담한 마음은 당신을 굳세고, 바르고, 총명하게 만들 것입니다.” 정주영이 즐겨했던 말이다. 정주영은 8남매의 장남으로 아버지를 따라 새벽에 농사지으러 갔다가 해가져서 집으로 돌아왔다. 도저히 경제성이 없다고 생각해서 소판 돈을 훔쳐서 가출한다. 가출해서 번번이 아버지에게 잡혀서 집으로 돌아간다. 그래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서울의 쌀가게 복흥상회에 취업해서 신임을 얻어 가게를 물려받는다. 아도서비스라는 자동차회사를 창업하고 건설 사업도 시작한다. 70년대에는 중공업, 80년대에 반도체, 백화점 등 다양한 사업을 시작하여 업계 1위에 올려놓는 저력을 발휘한다.

내가 아산을 사표로 삼는 이유는 그의 도전정신 때문이다. 현대그룹은 ‘動’이라는 한 글자로 표현할 수 있다. 이론보다 행동, 계획보다 실천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현대정신이다. “임자! 해보기는 했어?” 정주영은 사업이나 행동을 주저하는 관리자나 담당자에게 흔히 이렇게 물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창조자.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상남자. 그가 정주영이다.

정주영은 기업가로서 자신의 경험을 담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제삼기획, 2001)을 썼다. 인간 정주영, 기업가 정주영을 제대로 만나 볼 수 있는 책이다. 삶이 어렵고 약해질 때, 이 책이 힘과 강한 정신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피터 드러커(1909~2005)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100년을 관통하는 자유주의 지식경영자’. 피터 드러커를 일컫는 말이다. 드러커는 유럽의 오스트리아 재무장관인 아버지와 의학을 공부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릴 때 정신분석학의 거장 프로이트, 경제학자인 슘페터 등 저명한 인사들을 만났다. 나치의 침공을 피해 영국으로 건너가 금융인으로 일했으며,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베닝턴대학, 클레어몬트대학 등에서 교수로 연구하고 가르쳤다. 동시에 컨설턴트로서 GM, IBM 등 글로벌 다국적기업의 경영컨설팅을 수행했다. 많은 기업가들이 멘토로 삼는데 주저하지 않는 인물이다.

드러커를 사표로 삼는 이유는 그의 출신도, 경력도 아니다. 드러커는 평생 3~5년 동안 분야를 바꿔가며 끊임없이 공부하고 책을 썼다. 그는 ‘평생학습’을 몸소 실천한 경영학의 구루다. 그래서 그를 존경하며 그의 삶을 따라 살고자 한다.

드러커는 지식근로자의 출현을 가장 먼저 예견했다. 그는 《경제인의 종말》 《단절의 시대》《경영의 실제》 등 40여 권에 달하는 다수의 책을 썼다. 그의 저작 가운데 《프로페셔널의 조건》(청림출판, 2001)을 추천한다. 근로자로 일하며 어떻게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지, 지식근로자는 어떤 사람인지 잘 알 수 있는 책이다.

내가 존경하는 세 명의 인물을 소개하고 그들이 쓴 책을 추천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책을 만난다. 그 중에는 자연스럽게 끌리는 사람과 책이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 가운데 스스로 존경하는 인물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분이 살아계시다면 자주 연락드리고, 가끔은 만나보길 바란다. 닮고 싶은 사람과 소통하고 영향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것이 어렵다면 그들이 쓴 책을 읽기 바란다. 책은 시공간을 초월해서 인물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dnetpro@naver.com), 미래경영연구소장

칼럼니스트, 강사, 커리어컨설턴트, 《혼자 알기 아까운 책 읽기의 비밀》(연지출판사, 2015) 저자. ‘초서독서회(양산도서관)’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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