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적인 연극축제 『제39회 서울연극제』가 4월 28일(토)부터 5월 29일(화)까지 31일간, 대학로 일대 주요 공연장에서 개최된다.

서울연극제는 연극발전을 위한 창작극 개발을 목표로 1977년 ‘대한민국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래, 1987년 ‘서울연극제’로 명칭을 변경하여 39년간 꾸준히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이번 <제39회 서울연극제>는 마로니에 공원 내 ▲연극안내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시민과 배우가 함께하는 ▲‘희곡읽기’, 작가와 연출가를 만나 직접 소통하는 ▲‘관객과의 대화’, 연극계 종사를 희망하는 청년 및 관련 단체 대상 정보 제공을 위한 ▲‘서울연극브릿지페어’ 등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과 가까운 연극제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였다.

또한 올해로 14회를 맞이하는 탈극장 성격의 ▲‘프린지-서울창작공간연극축제'가 대학로 일대 실내외에서 4월 29일(일)부터 5월 27일(일)까지 25개 극단의 무료공연으로 진행되며, ’16년부터 매년 새로운 이야기로 재미를 더해가고 있는 서울연극제의 상징, 거리 퍼포먼스 ▲‘달걀인간의 일상’ 등 풍성한 즐길 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주최측인 (사)서울연극협회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창작부터 번역, 초연부터 재연까지 작품의 영역을 넓혀, 탄탄한 희곡과 개성 넘치는 연출력으로 탄생한 10편의 우수 작품을 선정하였다. ’18년 공식선정작 10편은 5월 4일(금)부터 27일(일)까지 대학로 주요 공연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창작공동체 아르케의 “툇마루가 있는 집”>은 2016년 창작산실 희곡 우수작으로 선정된 작품으로, 1983년과 1979년 그리고 현재의 시간이 교차되고 중첩되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주인공 남자가 조우하는 과거 인물들의 섬세한 일상 묘사를 통해 관객은 역사의 격변기인 1970~80년대 아픔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상흔과도 화해하게 될 것이다.

 <그린피그의 “공포”>는 1892년 발표된 안톤 체호프의 단편소설 ‘공포’를 새롭게 희곡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어떤 것이 진실인지 구별하기 어렵고 죽는 순간까지 거짓의 삶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두려운 우리 인간의 삶을 19세기말 러시아 지식인과 그 주변 인물들을 통해 보여준다.

<프로젝트 아일랜드의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은 체코의 유명 감독이자 극작가인 뺴뜨르 젤렌카의 작품으로, 독특하고 차별화된 소재와 스토리로 사회에서 소외된 인간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그려냈다. 소통부재, 존재론적 고독, 현실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꿰뚫는 촌철살인의 묘사와 대사로 강력한 흡입력을 발휘한다.

<연극집단 반의 “이혈-21세기의 살인자”>는 2014년 창작 초연 당시 소극장 무대에 충실한 작품으로 관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만화가 강준의 자살, 그리고 그가 남긴 마지막 작품 ‘이혈’의 주인공 강준은 한일 간 굴곡진 역사 속에서 일그러진 괴물로 태어난 연쇄살인마다. 만화가 강준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풀어야 하는 두 형사와 프로파일러. 과연 죽기 전 그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디렉터크42의 “4 four”>는 가와무라 다케시가 3.11 대지진 직후의 혼란 속에서 집필한 작품을 원작으로 한 번역극이다. 범죄피해자들의 유가족들이 모여 사형제도를 논하고, 즉흥으로 만들어가는 이야기의 질주 속에서 관객들은 삶과 죽음, 이야기와 속죄에 대한 질문들을 각자의 윤리 기준과 상황에 따라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극단 하땅세의 “그때, 변홍례”>는 격동의 1931년, 일제 치하 실제로 일어났던 조선인 하녀 ‘부산 마리아 참살 미제사건’을 연극으로 재구성한, 액자 속의 액자를 들여다보는 메타 연극이다. 유리창 구정물처럼 계속해서 묻어나는 사건과 이야기들. 과연 이 사건은 그녀의 욕심이 불러온 참극일까?

<창작집단 상상두목의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은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이 민족과 시대의 우울한 민낯을 만들어 낼 수 있음에 주목한다. 사기범, 도박꾼, 정신병자. 어리석을 정도로 순수하고 희극적인 세 친구의 좌충우돌 블랙코미디에 웃다보면 관객들은 어느새 1980년 광주의 5월과 맞닿을 것이다.

<극단 피악의 “오를라”>는 모파상의 동명 단편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공포와 불안 속에 미쳐가면서도 인간에 대한 사유를 끝까지 놓지 않으려는 등장인물의 심리와 사유를 밀도 있게 그려낸 1인칭 모노드라마 극이다. 효과적인 심리묘사를 위해 무대 세트와 소품을 최소한으로 하고, 감각적인 조명을 활용하는 등 무대연출을 통한 공간 변화가 돋보인다.

<극단 행의 “깊게 자자, 죽음의 문턱까지”>는 일본 희곡작가 오가와 미레이의 번역 초연 극으로, 물신화된 인간과 그에 반하는 인간 그리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어른들을 위한 우화이다. 심각한 상황에서도 묘하게 침착한 밉지 않은 인물들의 농담 따먹기와 잔잔한 감정이 우리 삶의 소소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극단 놀땅의 “쥐가 된 사나이”>는 논리로 이해할 수 없는 초현실적인 상황에 처한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도 함께 현실의 괴리감을 체험할 수 있는 초현실주의 작품이다. 故 윤영선 작가의 미완성 유작이 원작으로, 최진아 연출은 미완성 희곡을 무대에서 비로소 완성하겠다는 단단한 포부를 밝혔다.

오는 4월 28일(토), 마로니에 공원 일대에서 진행될 개막행사 ‘연극은 대학로다!’는 연극인들의 다양한 퍼포먼스로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며, 부문별 시상식을 비롯한 폐막식은 5월 29일(화)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개최된다. 자세한 일정 및 장소는 서울연극제 홈페이지(www.stf.or.kr)에서 확인 가능하다.

강지현 문화예술과장은 “39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연극제가 시민들과 더욱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모두의 연극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객들이 찾아오셔서 함께 즐기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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