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우 (이태우미래경영연구소장)

 

나는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대략 2천 권 정도 읽은 것 같다. 그런데 읽은 책에 비해 생각보다 삶이 바뀐 것 같지는 않다. 왜일까? 혹시 책 읽는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읽어왔던 책의 장르 때문에 그런 것일까?

그렇다면 삶을 바꾸는 책 읽기, 인생을 바꾸는 책 읽기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방법을 책 읽기로 인생이 바뀐 김병완 작가에게서 배워보고자 한다. 나는 작가님을 2012년 4월과 2013년 10월 각각 한 번 씩 모두 두 번을 만났다. 작가님은 3년 동안 만권의 책을 읽고 3년 동안 60권의 책을 쓴 기인인데, 현재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책 쓰기와 독서 강사로 유명하다. 그의 인생을 바꾼 독서법의 골수는 초서법과 퀀텀 독서법이었다.

1. 평범한 책 읽기

우리는 책을 읽을 때 보통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눈으로 읽는다. 이렇게 한 권을 모두 읽으면 책을 한 번 읽었다, 일독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평범한 책 읽기는 독서 방법 중 최악의 방법이다. 왜냐하면 읽고 난 후에는 책의 내용이 어느 정도 기억이 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책을 읽었다는 것 자체 말고는 기억나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나도 이렇게 오랫동안 책을 읽었다. 책은 읽었지만 남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읽으며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하거나 인상 깊은 부분에 밑줄이나 동그라미, 네모를 표시하거나 해당 페이지를 접기도 했다. 때로는 독후감, 독서노트를 써서 블로그에 기록했다. 그러다가 김병완 작가님을 만나서, 그분이 쓴 책을 통해 또 다른 독서방법을 알게 되었다.

2. 초서(抄書)독서법 - 베껴쓰며 읽기

초서법은 저술을 위한 독서법이다. 초서로 독서를 했던 대표적인 인물은 조선 후기 실학의 집대성자인 다산 정약용이다. ‘초서하는 방법은 반드시 먼저 자기의 뜻을 정해 만들 책의 규모와 목차를 세운 후에 비로소 남의 책에서 간추려내야 조리에 들어맞는 묘미가 있다’ _ 《다산어록청상》(정민 지음, 푸르메, 2007). ‘초서는 책을 읽다가 중요한 글이 나오면 곁에 쌓인 종이를 꺼내 옮겨 적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쌓인 쪽지들이 많이 쌓이게 되면 내용들을 하나하나 검토하여 갈래별로 분류하여 책으로 엮어낸다’ 《다산의 독서전략》(권영식 지음, 글라이더, 2012). 이 초서법을 《김병완의 초의식 독서법》(아템포, 2014)을 써서 널리 알린 사람이 앞서 소개한 김병완 작가이다. 작가님은 초서법이 아니었다면 자신이 지금도 바보처럼 도서관에서 책만 읽고 있을 거라고 했다.

3. 퀀텀(Quantum) 독서법 - 줄이나 페이지 단위로 읽기

경제학과 물리학에서는 ‘퀀텀 점프’라는 용어가 있다. 보통 실적이나 성과가 단기간에 비약적인 성장을 할 때 사용된다. 이것을 독서에 접목한 것이 퀀텀 독서법이다. 이 독서법의 핵심은 책을 글자 단위나 단어 단위가 아니라, 줄 단위나 단락 단위 나아가 페이지 단위로 읽는 것이다. 나도 오랫동안 책을 읽어 왔지만 가끔 글이 잘 읽히는 책이라도 한 번에 한 줄에서 최대 세 줄 정도가 한 눈에 들어왔던 적이 있었다. 퀀텀 독서법은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나치게 늦게 책을 읽는다고 보고, 1시간에 1권의 책을 읽는 속도를 적정 속도로 잡는다. 하루 30분, 3주 훈련으로 이것이 어느 정도 달성이 가능하다고 한다. 자세한 것은 <1시간에 1권 퀀텀 독서법>(김병완 지음, 청림출판, 2017)에 잘 나와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책을 읽는다. 어떤 책을 읽을지 생각하고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선택하고 구입하거나 빌려서 본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책을 읽은 만큼 삶이 변하지 않는 것이다. 여기서 소개한 초서 독서법과 퀀텀 독서법이 인생을 바꾸는 책 읽기 방법 중 하나가 되길 바란다. 자신의 독서력을 인식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측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런 마인드가 있는 독서가라면 머지않아 책 읽기가 인생을 바꿀 것이라 확신한다.

이태우(dnetpro@naver.com), 이태우미래경영연구소장

칼럼니스트, 강사, 작가, 커리어컨설턴트.

『혼자 알기 아까운 책 읽기의 비밀』(연지출판사) 저자

‘초서鈔書독서회’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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