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출판사 : 수오서재

“모지스 할머니 이야기”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모지스 할머니의 자서전과 사랑이 넘치는 그림 67점을 한데 모아 엮은 그녀의 삶에 대한 글이다. 저자가 직접 써내려간 이야기 속에서 그녀의 삶은 결코 거창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그저 그런 평범한 삶이다. 오히려 마치 우리들의 삶처럼 그저 매일 매일 다람쥐 췌바퀴 돌아가는 거 같은 삶의 연속이다. 하루하루에 충실하고 변하는 계절에 순응하며 그 안에서 기쁨을 찾는 소박한 일상인 것이다.

평생을 농장 아낙으로 살며 소일거리 삼아 자수를 놓다가 관절염 때문에 바늘을 들기 어려워지자 붓을 들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저자는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80세에 개인전을 열고, 100세에 세계적인 화가가 되었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은 삶을 하나하나 추억하며 기록하듯이 그렸기에 자신의 인생과 꼭 닮아 있다. 눈이 소복이 쌓인 숲에서 단풍나무 수액을 받아 시럽을 만들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그렸고, 밤이 깊어지도록 온 가족이 놀이하듯 버터를 만들던 하루가 기억나 그림으로 표현했다.

저자는 그 시절 유행한 노랫말과 마을 전설이 녹아 있는 사랑스러운 그림과 삶의 이야기를 통해 살다보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지만 다 우리가 겪어내야 하는 일들이기에 시련을 훌훌 털어버리고 결국 다 잘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전하고 있다.

이 책은 일명 ‘모지스 할머니’라 불리는 저자가 92세에 출간한 자서전과 사랑 넘치는 그림 67점을 모아 엮은 그녀의 인생스토리로 세 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어린 시절”이라는 주제로 제대로 된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고, 생일이 무언지 알지 못한 채 그저 여동생의 요람을 흔들고, 숲속에서 꽃을 꺾으며 지낸 행복한 일들부터, 12살에 가정부가 되어야 했던 힘든 시절을 회상하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는 “남부에서”라는 주제로 남편인 토마스 모지스와 결혼해 남부 지역으로 터를 옮겨 열 명의 아이 중 살아남은 다섯 아이들을 살뜰히 키우며 바지런히 보내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세 번째 이야기는 “이글 브리지에서”라는 주제로 자녀들을 모두 결혼시키고, 비로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경험한 일들로 채워져 있으며, 라디오 출연부터 트루먼 대통령을 만나 상을 받게 된 이야기까지 흥미로운 나날들의 그녀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신이 기뻐하시며 성고의 문을 열어주실 것입니다. 당신의 나이가 이미 80이라 하더라도요.”

“사람들은 늘 ‘너무 늦었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지금’이 가장 좋은 때입니다.”

“어릴 때부터 늘 그림을 그리고 싶었지만 79살이 되어서야 시작할 수 있었어요. 좋아하는 일을 천천히 하세요. 때로 삶이 재촉하더라고 서두르지 마세요.” - <들어가며_삶으로 들려주는 이야기> 중에서

그런데 아버지가 사 온 드레스는 빨간색이 아니라, 붉은 벽돌색이나 갈색에 가까웠습니다. 나는 무척 실망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결국 내가 생각했던 빨간 드레스는 여영 못 입고 말았지요.

살다 보니, 실망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불평하지 말고 지나간 일은 지나간 대로, 그렇게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_ <어린 시절>중에서

추수감사절에는 웃음꽃이 피어나는 집이 있는가 하면 슬픔에 잠기는 집도 있습니다. 하지만 감사할 일들은 너무도 많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축복과 풍요로움에 감사해야겠지요.

그러다 보면 겨울이 옵니다. 매서운 날씨가 찾아오는 계절이고, 머리에 혹이 나고 코피가 터질 때까지 스케이트를 타는 재미를 놓칠 수 없는 계절이지요. 얼음이 유리처럼 투명한 계절이기도 하고요. 다 함께 모여 크리스마스에 쓸 나무를 구하러 갈 때면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몰라요.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밀 공상을 하며 언덕을 미끄러져 내려올 때면 또 얼마나 설레었는지요.

참 그리운 날들입니다. - <어린 시절> 중에서

토마스는 평생 농장에서 살았어요. 일하는 걸 좋아했고, 손재주가 좋아 못 하는 게 없었지요. 시간이 흐르면서 우린 친구가 되었고, 나는 그가 좋아졌습니다. 토마스는 훌륭한 사람이었고, 나보다 나은 사람이었어요. 기독교인이라 늘 베풀며 살았지요. 어느덧 우리는 약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절대 내 곁을 떠나지 않겠노라고 약속했고, 실제로 한 번도 날 떠난 적이 없어요. 언제나 내 곁에 있어주었지요. 지금까지도.

결혼 생활을 시작하면서 나는 우리 부부가 한 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남편이 일하는 만큼 나도 일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만히 앉아 누군가 사탕을 던져주길 기다리는 여자가 아니었어요. 항상 내 몫을 하려 노력했지요. - <남부에서> 중에서

나는 다혈질처럼 흥분해서 난리를 피운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도 그런 적이 없어요. 화가 나면 그저 가만히 머릿속으로 ‘아쉬카비블’이라고 말해요.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시엔 흔히들 쓰는 표현이었고, ‘악마에게나 잡혀가라’와 비슷한 의미라고 하더군요. 사람이 흥분을 하게 되면, 몇 분만 지나도 안 할 말과 행동을 하게 되지요. 하지만 벌컥 화를 내버리는 게 앙심을 품고 꽁해 있는 것보다 나을 때도 있습니다. 꽁해 있다 보면 자기 속만 썩어 들어가니까요. - <이글 브리지에서> 중에서

내 삶의 스케치를 매일 조금씩 그려보았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돌아보며 그저 생각나는 대로, 좋은 일, 나쁜 일 모두 썼어요.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지요. 다 우리가 겪어내야 하는 일들입니다.

나의 삶을 돌아보니 하루 일과를 돌아본 것 같은 기분입니다. 오늘 하루도 무사히 잘 마쳤고 내가 이룬 것에 만족합니다. 나는 행복했고, 만족했으며 이보다 더 좋은 삶을 알지 못합니다.

삶이 내게 준 것들로 나는 최고의 삶을 만들었어요. 결국 삶이란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이니까요.

언제나 그래왔고, 또 언제까지나 그럴 겁니다. - <이글 브리지에서>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누군가가 무엇을 하기엔 이미 늦었다고 말할 때면 많은 사람들은 무언가를 시작하기엔 지금이 제일 좋은 때라는 이야기를 한다. 물론 나 역시도 같은 생각이다. 하지만 말처럼 쉽게 행동에 옮겨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용기가 나지 않고 두려움이 가득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모지스 할머니가 보여준 삶은 따뜻한 그림과 삶에 대한 믿음 그리고 진취적인 자세는 우리에게 희망의 불꽃을 보여주고 있다.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은 그녀의 인생과 닮아 있다. 본인의 삶을 하나하나 추억하며 기록하듯이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늘 누군가의 도움에 기대기보다 자신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내고 싶었다는 모지스 할머니 용기와 실천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늦었다고 좌절하고 초조해하는 우리에게 그녀가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북돋아주는 응원의 메시지를 통해 이제 다시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을 용기와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치 앞도 모를 인생이지만 아직은 살아볼 만할 것이다.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 가사가 새롭게 다가온다. 지금까지 내가 좋아하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을 해 보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시작해보면 좋겠다. 결국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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