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책 읽기, 그 속에 사람의 향기가 들어있는 학문
인문학 책 읽기, 그 속에 사람의 향기가 들어있는 학문
  • 이태우
  • 승인 2018.04.1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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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필자가 말하는 인문학의 정의이다. 인문학은 사람에 대해 써 놓은 학문이다. 인문학은 사람의 마음을 알기 위해,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배우고 익힌다. 컴퓨터, 스마트폰, 인터넷, 로봇 등 첨단 과학이 발달할수록 사람은 외로워지는 경향이 있다. 그때 인문학 서적을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사람다워 진다. 인문학은 크게 문학과 역사와 철학이라는 세 분야로 이루어져 있다. 각 분야별 의미를 살펴보고 읽을 만한 도서를 추천한다.

인문학의 첫 번째 주자는 ‘문학(文學)’이다. 문학은 보통 시(詩)와 소설을 말한다. 문학에는 사람의 감정이 잘 담겨 있다. 기쁨, 슬픔, 분노, 즐거움, 미워함 등의 다양한 감정이 작품 속에 담겨 있다. 작품을 읽는 사람은 그 작품 속에서 다양한 감정을 읽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나아가 치유를 받기도 한다. 시처럼 살고 싶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만큼 간결하고 순수하며 아름답게 살고 싶다는 의미이다. 소설을 읽으면 다양한 등장인물의 성격과 변화무쌍한 사건을 통해 가보지 않을 길을 갈 수 있고, 현실에서는 겪기 힘든 일도 겪을 수 있다. 필자는 류시화 시인의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오래된미래)을 감명 깊게 읽었다. 이 시집을 읽으며 많은 위안과 용기를 얻었다. 재미있게 읽었던 소설은 지금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처》(밝은세상)인데, 진실로 행복한 삶과 새로운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었다.

인문학의 두 번째 분야는 ‘역사(歷史)’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옛것을 익혀서 새것을 안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에 있다. 해아래 새 것은 없다. 우리가 겪고 있는 일, 하고 있는 고민은 예전에 살았던 누군가가 했던 것일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역사를 배우는 것이다. 역사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다. 특별히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안타깝게 생각하는 부분은 조선 말 근대화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해 35년간 일본의 식민통치를 받았던 점이다. 그때 지배층이 조금만 일찍 세계사에 눈을 뜨고 군사력, 외교력, 경제력을 키웠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늘 남는다. 역사 분야에서 추천할 책은 많지만, 임진왜란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며 경험하고 책임졌던 서애 류성룡의 《징비록》(서해문집)을 추천한다. 피비린내나는 7년 전쟁 동안 조선군의 총사령관을 지냈고 충무공 이순신을 천거하여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며, 개인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진정 헌신한 충신이 쓴 책이라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

인문학의 마지막 분야는 ‘철학(哲學)’이다. 사전에는 ‘인간과 세계에 대한 궁극적인 근본 원리를 추구하는 학문’이라고 나와 있다. 흔히 ‘철학이 있다’, ‘철학이 없다’라는 말을 한다. 여기서 철학은 생각으로 치환될 수 있다. 철학이 있는 국가, 철학이 있는 사회, 철학이 있는 가정, 철학이 있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여러 방면에서 좋다고 생각한다. 서강대 철학과의 최진석 교수는 주도적인 삶을 살기위해 노력한 동서양의 대표적인 철학자 한 명씩을 꼽았다. 그 인물들은 동양에서는 장자, 서양에서는 니체이다. 장자는 춘추전국시대에 노자와 함께 무위자연주의를 추구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장자는 당시 어느 나라에서 재상의 자리를 제시했음에도 과감하게 사양하는 ‘자유로운 삶’을 추구했다. 《장자》는 짧은 책이지만 깊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니체는 자신만만한 인물이었다. 그가 쓴 책에서 ‘이 책 한 권으로 인류에 기여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 역시 장자처럼 자유롭게 살았던 천재작가이자 사상가였다. 니체는 어렵다. 그래서 일본 메이지대학의 사이토 다카시의 《곁에 두고 읽는 니체》(홍익출판사)를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 니체의 진면목을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의 세 분야에 대해 간단히 생각해보았다. 왜 수년 전부터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는가? 인문학을 배워서 어디에 써 먹을 것인가? 정말 인문학은 위기인가?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거 하나는 꼭 기억했으면 한다. 인문학은 자신을 알아가는 많은 도구 중 하나라는 것을.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생각보다 나는 나를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인문학 책을 읽으며 동시에 나를 읽으려 한다.

이태우(dnetpro@naver.com), 이태우미래경영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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