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은 정월대보름인 2일 군청 민원실을 찾은 민원인과 직원들에게 부럼을 제공하며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부럼 깨기는 정월대보름날 이른 아침에 한 해 동안 이(齒)를 튼튼하게 하고 부스럼을 예방하려는 뜻으로 날밤·호두·은행·잣 같은 견과류를 어금니로 깨무는 세시풍속의 하나다.

부럼에 대한 유래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선 후기에 나온 세시기류 같은 기록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오랜 기간 동안 광범위하게 전승돼 온 민속임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 정조·순조 때의 학자 홍석모가 기록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보름날 새벽 날밤·은행·호두·무를 깨물며 1년 열두 달 무사태평하고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달라고 축수하는데 이를 부럼이라 한다’라고 기록돼 있다.

조선말 문신 최영년의 <해동죽지(海東竹枝)>에는 ‘풍속에 정월보름날 호두와 잣을 깨물어 부스럼이나 종기를 예방했다. 궁중에서는 외척에게 나눠줬고 시정에서는 밤에 불을 켜놓고 팔았는데 집집마다 사 가느라 크게 유행했다’고 돼 있어 부럼 깨기가 일반 백성은 물론 궁중에도 성행했음을 알 수 있다.

군은 이 같은 세시풍속에 따라 이날 농협 하동군지부 주관으로 군청 1층 민원실에 생밤, 땅콩, 떡, 식혜 등을 마련해 놓고 민원실을 찾은 군민과 군청 공무원 300여 명에게 부럼을 제공했다.

군 관계자는 “잊혀져가는 우리 전통인 세시풍속을 되살리고 민원실을 찾은 군민의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농협 군지부 지원으로 부럼 깨기 행사를 마련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군청 민원실은 지난해 10월부터 군민의 재능을 발표하는 문화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8회차 ‘야생차 꽃의 향기’를 주제로 차 꽃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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