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제99주년 3·1절 기념사에서 “민주주의를 가장 잘 실천하고 인권과 정의를 꽃피워 아시아 평화와 경제적 번영의 미래를 이끄는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1일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99주년 3·1절 기념행사에 참석, 지방분권 개헌을 통해 아시아의 중추적 중견국가로 성장하는 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3·1절 기념행사는 안희정 지사와 독립유공자, 광복회 등 보훈 관련 단체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독립선언서 낭독, 독립유공자 표창, 기념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안 지사는 1919년 3·1절 이후 지난 한 세기에 걸친 대한민국의 성취와 발전은 수많은 독립 유공자들의 피땀 위에 쌓아 올린 것이라는 말로 기념사 서두를 열었다.

이어 “3·1운동의 도도한 흐름이 지난 100년을 끊임없이 내달려 마침내 2017년 촛불혁명에 이르렀다”며 “이제 대한민국은 더 크고 원대한 미래를 향해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우리는 중추적 중견국가로서 아시아 공동 번영과 인권, 민주적 국제질서의 비전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에 좀 더 뚜렷한 목소리를 내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바로 이것이 3·1 기미독립선언과 애국지사의 지혜를 이어 받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대한민국이 중추적 중견국가로 가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법으로는 지방분권 개헌을 제시했다.

안 지사는 “모든 권력과 경제력이 서울에 집중된 지금의 헌법 구조가 미래로 가는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민주주의 고도화와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시대의 설계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안 지사는 전국토를 골고루 발전시키고 국민 모두가 번영과 문화의 혜택을 누리며, 풀뿌리 민주주의가 만개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방분권 개헌이 해답이라며 평화와 번영의 100년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힘과 실력을 키워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역설했다.

끝으로 안 지사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남북 간 화해의 온기가 퍼지고 있다고 보고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안 지사는 “미국 등 국제사회와 발맞추면서도 남북대화를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면서 “단결로 힘을 모으고 대화로 전쟁을 막아 평화의 미래를 열어가자”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념행사에 이어서는 식후행사로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큰마당에서 겨레의 탑을 돌아 목천나들목까지 왕복 4㎞ 구간에 걸쳐 나라사랑 한마음 걷기대회가 열렸다.

안 지사는 기념행사에 앞서 천안 유관순 열사 추모각을 찾아 헌화 및 분향을 하며 열사의 숭고한 뜻을 기렸다.
 

99주년 3.1절 기념사
 

존경하는 애국지사 여러분,

그리고 친애하는 충남도민 여러분.

99주년 3.1절입니다.

근 한 세기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우리는 나라를 되찾았고,

산업화에 성공했으며, 민주주의를 발전시켰습니다.

이제 국민의 힘을 모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전진하고 있습니다.

한 세기에 걸친 대한민국의 성취와 발전은

수많은 독립 유공자들의 피땀 위에 쌓아 올린 것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애국지사들께서

유명을 달리하고 계십니다.

가슴 아픈 소식을 들을 때마다

더 정성껏 모시지 못한 죄송스러운 마음뿐입니다.

매년 이 자리를 빛내주시던 애국지사 이일남 선생님께서

올해는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하셨습니다.

선생님의 정정하신 모습을 오래도록 뵙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건강과 평안을 도민과 함께 기원합니다.

아울러 아직도 한을 풀지 못하고 계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워

그 깊은 한을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존경하는 충남도민 여러분!

1년 전 우리는 전국 곳곳에서

“나라다운 나라”, “국민이 주인 되는 나라”를 외쳤고,

마침내 전 세계의 찬사를 받은 촛불혁명을 이뤄냈습니다.

몇몇 권력자들이 망쳐놓은 나라를

국민이 모두 나서서 바로잡았습니다.

촛불혁명의 뿌리가 바로 3.1 운동입니다.

3.1 운동을 통해 삼천리 방방곡곡 백성의 힘이

하나로 모였습니다.

잃어버린 나라, 처참하게 망가진 나라를

백성의 힘으로 구하겠다는 외침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정신은 위기 때마다 대한민국을 지켜냈습니다.

6.25 때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수많은 젊은이들이

목숨을 던졌고,

4.19 혁명과 5.18 광주민주화 운동,

그리고 6월 항쟁에서

시민들은 독재정권의 폭압에 맞서 거리로 나섰습니다.

백성이 나라를 지키고, 주인으로 나섰던

3.1 운동의 도도한 흐름은

지난 100년을 끊임없이 내달려

마침내 2017년 촛불혁명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때입니다.

지난 100년 동안 우리 국민은 나라를 되찾고,

근대화에 성공하고,

민주화라는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이제 더 크고 원대한 미래를 향해 전진합시다.

민주주의를 가장 잘 실천하여

인권의 정의를 실현하고,

아시아 평화와 경제적 번영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위대한 나라를 만듭시다.

이것은 이미 100년 전

우리 애국선열들이 그렸던 꿈입니다.

애국선열들은 침략자 일본을 꾸짖는 것에 머물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조선의 독립을 통해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만들자고 외쳤습니다.

민족주의와 국가주의가 판치던 제국주의 시대에

애국선열들은 국가를 초월한 국제적 협력과

우의를 강조하며 아시아의 새로운 미래를 그렸습니다.

기미독립선언은 조선의 독립이

동양의 평화와 세계 평화, 그리고 인류 행복을 위한

것임을 밝혔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동양평화론에서

한·중·일 3국과 아시아 국가들의

협력체를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3국 공동은행과 공동 평화군까지 만들자는

대담한 제안을 했습니다.

아시아 평화를 위한 애국선열들의 시대를 앞선 제안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지난 100년 간,

동아시아는 갈등과 대립의 역사를 반복했습니다.

제국주의 침략으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식민지의 고통을 겪었습니다.

한국전쟁과 분단,

그리고 오랜 냉전의 역사도 지속됐습니다.

21세기인 현재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중국과 미국은 아시아 영내에서

패권적 지위를 놓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전쟁할 수 있는 정상국가를 선언하며

과거 패권 국가의 야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사일과 핵으로

한반도와 지역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대로라면 불행했던 20세기의 반복일 뿐입니다.

이 모든 대립과 갈등은

대한민국의 번영과 평화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평화를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

20세기 초와 같은 통한의 역사를 반복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의 비전을

선도하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민주지도자들 역시 이러한 구상을 갖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아시아 정상회의 구상,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

문재인 대통령의 신남방정책,

이 모든 외교 정책들의 바탕에는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대한민국이 선도할 때

한반도의 영속적 평화도 가능하다는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최근 세계는 G2 체제 속에서

고립주의와 국가주의로 회귀하고 있습니다.

미·중·일 등 강대국들은 자국의 이익을 쫓아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이런 갈등은 자칫 한반도에

치명적인 위기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우리는 중추적 중견국가로서

아시아 공동 번영과

인권, 민주적 국제질서의 비전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에 좀 더 뚜렷한 목소리를 내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바로 이것이 3.1기미독립선언과

애국지사들의 지혜를 이어 받는 일입니다.

중추적 중견국가는

아시아 평화와 공동 번영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이끌어내는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존경하는 충남도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평화와 번영의 100년을 앞당기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그릇이 필요합니다.

헌법은 한 시대의 역량과 국민 지혜가 결집된 산물입니다.

1987년 개헌 이후 지난 30년 동안

대한민국은 엄청나게 변화하고 발전했습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가진

중견 국가로 성장했고,

촛불 혁명을 통해 세계의 존경을 받는

민주주의 국가로 변모했습니다.

문화 수준과 국민 의식도 괄목상대할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30년 전 헌법으로는 변화상을 담아낼 수 없습니다.

몸은 성인이지만 아이의 옷을 입고 있는 셈입니다.

특히 서울 중심으로

모든 권력과 경제력이 집중된 지금 구조가

미래로 가는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고도화도,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도 이루기 어렵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설계도가 필요합니다.

전국토를 골고루 발전시키고,

국민 모두가 번영과 문화의 혜택을 누리며,

풀뿌리 민주주의가 만개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지방분권 개헌이 해답입니다.

지방분권 개헌은

우리가 바라는 평화와 번영의 100년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힘과 실력을 키워줄 것입니다.

지방분권 개헌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듭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지난 한 해,

북한의 연이은 핵과 미사일 도발을 지켜봤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북한과 미국이 주고받은 날선 설전에

마음도 졸여야 했습니다.

참으로 다행히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화해의 온기가 퍼지고 있습니다.

남북 단일팀은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했고,

여자 아이스하키 팀은 경기를 통해

진한 동료애를 느꼈습니다.

북의 김영남과 김여정은

남북 정상 회담 제안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앞으로가 중요합니다.

미국 등 국제사회와 발맞추면서도

남북대화를 꾸준히 이어가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평화여야 합니다.

전쟁은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모처럼 맞은 대화 국면을

항구적인 평화로 정착시키는 기회로 삼읍시다.

이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합니다.

외교 안보와 관련해서는 초당적 협력이 필요합니다.

단결로 힘을 모으고,

대화로 전쟁을 막아 평화의 미래를 열어나갑시다.

애국 열사들이시여.

우리 대한민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선도하며,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수호하는 존경받는 나라로

성장하도록 굽어 살펴주소서.

감사합니다.

2018년 3월 1일

충청남도지사 안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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