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 4차산업혁명이 본격화되면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차 등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은 존재한다. 그 중 하나가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호인 ‘안동포짜기’일 것이다.

안동포짜기는 삼찌기부터 상괴내기(염색)까지 복잡하고 어려운 13개의 과정을 거치며 사람의 손길이 100번 이상 닿아야 하는 노력과 정성이 필요하다. 특히 안동포는 다른 지방과 달리 벗겨낸 껍질에서 다시 겉껍질만 훑어내는 독특한 과정을 통해 속껍질만 사용하기 때문에 그 품질이 아주 우수하다. 이러한 연유로 조선시대에는 진상품으로 쓰였으며 현대에는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품질을 인정받아 명품으로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이런 안동포가 위기에 처해있다. 매장에서 화장․수목장으로의 장례문화가 변화하고 값싼 중국산 삼베가 시중에 유통돼 가격경쟁력에 밀리면서 설자리를 잃고 있다. 또한 복잡하고 힘든 생산과정에 비해 경제성이 낮아 길쌈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 특산품임에도 불구하고 대마재배 면적은 2000년대 초반 39㏊였다가 현재는 4.1㏊로 급감해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고 안동포의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시에서는 다양한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먼저 안동포와 무삼 길쌈 기술 전승을 위해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안동포짜기 전승보유자는 1명, 이수자는 10명에 불과하며 이분들 또한 고령으로 인해 언제 기술전승이 끊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러한 직조 기능인력의 단절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후진양성 교육이 최우선이라 판단해 ‘안동포 및 무삼 길쌈인력 양성교육’을 추진한다. 이번 교육은 전 과정별로 이론 및 실습 교육을 통해 안동포짜기의 기술 전승은 물론 여성 유휴인력의 일자리 창출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접수는 3월, 교육은 4월 초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통 안동포 무삼 총람’ 편찬사업도 추진한다. 이는 가내수공업 형태로 구전으로만 전해오던 안동포와 무삼짜기 전 공정과정을 기록화해 표준화된 지침서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향후 후진양성의 교과서로 활용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어나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안동포의 대중화를 위해 시민들에게 더 다가가기로 한다.

음력 칠월 칠석 즈음에는 안동포의 명성을 알리기 위한 ‘안동포 직녀 베틀방 행사’를 개최한다. 이 행사는 삼삼기․베짜기, 안동포․베틀노래 경연, 견우와 직녀 마당극, 안동포 패션쇼, 향주머니․민화부채 공예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특히 안동포 전승을 위한 복합공간인 ‘전통 빛타래 길쌈마을’ 운영이 본격화되면 전승교육관, 대마체험장, 대마건조장, 길쌈광장, 편의시설 등이 마련돼 안동포 전통계승은 물론이고 누구나 편히 찾아올 수 있는 안동시 대표 체험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관 전통문화예술과장은 “안동포짜기의 전통을 보존함과 동시에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시책 추진으로 안동의 전통문화 계승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불교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