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9. (금) 19:30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2018년,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의 첫 정기연주회이자 코바체프 시리즈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제441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2월 9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개최된다.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봉을 잡는 이날 연주회에서는 특별히 지역 대표 작곡가 이철우의 창작 발레음악이 대구시향의 연주로 세계 초연된다. 또 세계 유수의 콩쿠르에서 1위를 석권한 바이올리니스트 코 가브리엘 카메다가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가운데 제3번을 협연하고, 공연 후반부에는 브람스의 걸작, “교향곡 제4번”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우선 세상에 첫 공개되는 이철우의 발레음악 “아사달과 아사녀”는 불국사 창건 당시 석가탑 축조와 영지((影池, 그림자 못)에 얽힌 ‘아사달과 아사녀’의 애틋한 설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작품이다. ‘사랑과 죽음’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작품은 2016년 10월, 러시아 우파시(바시코르토스탄 자치공화국 수도) 국립극장의 위촉으로 작곡되었고, 오는 5월 러시아 누리예프 국제발레축제에서

발레작품으로 무대에 올려 질 예정이다. 곡은 만남, 사랑의 춤, 기도와 불길한 예감, 원치 않는 이별과 기다림, 주인공들의 죽음, 장송행진곡, 승천과 재회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태평소가 연주하는 한국 전통음악 ‘능개가락’을 각색하여 주제로 사용하였으며, 템플블록(목탁)과 꽹과리, 북을 더하여 한국의 전통적인 음색을 부각시켰다. ‘불길한 예감(기도)’ 부분에서도 느리게 시작하여 점점 빨라지는 장단과 규칙적인 16분음 리듬에 강세를 더하여 긴장을 고조시키는 법고(대형 사찰의 큰 북)의 두 가지 장단을 기본리듬으로 사용하였다. ‘사랑의 춤’에서는 세마치장단을 기본리듬으로 배치하고, ‘장송행진곡’ 부분에서는 ‘상여소리’를 이용해 한국적 장송곡으로 표현하였다.

 음악평론가이자 작곡가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이철우는 계명대 및 단국대 대학원 작곡전공 졸업, 독일 데트몰트 국립음대 및 뒤셀도르프 국립음대 작곡전공 졸업, 파다본 국립대에서 음악학을 수학했다. 울산대 음대 겸임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대구문화재단 이사, 대구국제현대음악제 상임고문, 계명대 작곡전공 초빙교수 등 지역 음악계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동녘”, “춘향”, “김락” 등 일곱 편의 오페라, 두 편의 음악극 및 “비바 아리랑 환상곡”을 비롯한 다수의 관현악곡, 실내악곡 등이 있다. 특히 2018년 가을에는 프랑스 국가근위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초청으로 오페라 “춘향”이 파리에서 우리말 대본으로 공연될 예정이다.

 이어서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3번”을 바이올리니스트 코 가브리엘 카메다의 협연으로 감상한다. 어린 시절부터 바이올린에 능숙했던 모차르트는 1775년, 그의 나이 19세 되던 해에 4곡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만들었다. 이 4곡을 묶어 ‘잘츠부르크 협주곡’이라고도 부르는데, “바이올린 협주곡 제3번”은 앞의 제2번이 나온 지 불과 3개월 만에 완성되었다.

전체 3악장으로, 곡의 구성은 앞선 곡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단기간에 표현의 폭과 예술적 가치 등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준다.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 사이의 대화적 성격, 관악기를 중시한 점 등 모차르트의 독자적 개성이 뛰어난 한편, 당시 바이올린 협주곡을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요소와 이탈리아, 프랑스, 오스트리아와 같은 나라의 음악적 특징이 모차르트에게 생생한 모습으로 소화, 흡수되어 이 작품에 깃들어 있다.

 1997년 헨릭 쉐링 국제 콩쿠르 1위를 차지하며 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은 바이올리니스트 코 가브리엘 카메다는 이를 시작으로 클로스터 쇤탈 국제 콩쿠르 1위, 유로비전 콩쿠르 1위, 독일음악재단상 등을 휩쓸었다. 12세에 카를스루에 음대에 입학, 요제프 리씬을 사사한 그는 거장 핀커스 주커만 지휘로 이스라엘필하모닉과 협연 직후 이스라엘 유력 일간 ‘예디오트 아하로노트’로부터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라 극찬을 받았다.

또 독일 매거진 ‘스칼라’는 그의 연주에 “전설의 야샤 하이페츠와 같은 사운드”라고 외쳤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베를린심포니, 함부르크심포니, 쾰른심포니, 벨기에국립방송교향악단 등 세계 유수의 연주단체와 협연하였으며, 오사카필하모닉, 도쿄심포니 등과 협연, 도쿄 산토리홀 공연은 5회 연속 매진되는 등 유럽과 아시아에서 다양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 2010년부터 독일 데트몰트 국립음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끝으로 이날 대미를 장식할 곡은 브람스의 “교향곡 제4번”이다. 그의 마지막 교향곡인 이 곡은 앞선 세 작품과 비교하면 성격 상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전작들이 그려내던 동경과 환희 대신 허전한 적막감과 때로는 운명에 대한 강한 반항이 나타난다. 브람스의 대다수 작품이 이와 비슷한 분위기지만, 50대에 접어든 브람스가 느꼈을 고독과 체념 등은 더욱 깊어진 우수로 표현돼 있다.

또 “교향곡 제4번”은 이전 작품들보다 더욱 고전적인 것이 특징이다. 브람스는 ‘낭만주의시대의 고전주의자’로 불리기도 했는데 이런 별칭에 걸맞게 곡 전체가 옛날 방식으로 작곡되어 있다. 예를 들면 2악장에는 옛 교회음악의 음계가 사용되었고, 마지막 4악장에는 150여 년 전 바흐를 끝으로 자취를 감춘 파사칼리아(선율은 반복되지만 화음이나 꾸밈음은 변하는 변주곡의 일종)를 사용했다. 게다가 관현악법 또한 상당히 고풍스럽다.

클라리넷과 비올라, 첼로와 호른이 만들어내는 어둠의 소리, 그리고 그 사이 느껴지는 진한 고독감은 작품 전반의 중후함을 더한다. 또 관현악의 대가답게 최소한의 악기 편성만으로도 완벽한 짜임새가 돋보이는 곡 구성과 치밀하고 논리적인 화성 진행 등은 브람스 음악의 진정한 매력을 느끼게끔 한다.

 이번 연주에 앞서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대구시향은 지역 출신 작곡가들의 창작음악을 꾸준히 소개해 왔고, 특히 2016년 유럽 투어 연주 당시에도 지역 작곡가의 창작곡을 레퍼토리로 해 세계무대에서 연주했다. 나아가 올해는 세계 초연으로 선보이는 창작곡 두 작품을 엄선해 2월과 10월 정기연주회 프로그램으로 채택함으로써 대구 창작음악 발전을 도모하고, 대중화하는데 대구시향이 앞장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음악뿐만 아니라 공연 중후반에는 고전적인 모차르트의 협주곡과 브람스의 교향곡으로 클래식음악 본연의 묘미도 크게 느끼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구시향 <제441회 정기연주회>는 일반 R석 3만원, S석 1만 6천원, H석 1만원, 학생석 5천원이다. 국가유공자 및 그 배우자, 장애인(1~6급) 및 장애인 보호자(1~3급), 만 65세 이상 경로는 50% 할인, 20인 이상 단체의 경우 30% 할인, 예술인패스 소지자 및 만 24세 이하는 20% 할인되고, 공연 당일 반드시 할인에 대한 증빙자료를 지참하여 제시해야 한다.

공연 당일 오후 3시까지 전화(1588-7890) 또는 인터넷(www.ticketlink.co.kr)으로 예매할 수 있고, 예매 취소는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concerthouse.daegu.go.kr)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위치한 대구공연정보센터에서 구입 시 1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단, 모든 할인의 중복적용은 불가하며,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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