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주는 21세기 불교종단으로

다사다난했던 정유년이 저물고 있다. 지구촌에는 온갖 현상들이 명멸하고 인류는 저마다 개체의 실존을 위한 생존경쟁을 해오고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숨을 멈추는 그 순간까지 인간은 삶과의 투쟁의 연속이다. 고오타마 싯다르타는 이런 생존법칙에 이의를 제기하고, 대방기(大放棄=속세의 삶을 버리고 출가사문이 됨)의 결행을 하게 된다. 가장 직접적인 출가 동기는 인간고(人間苦)애 대한 해결이었다. 6년 고행(苦行) 끝에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성취, 깨달은 분이 되어 삼계의 대도사로서 사생의 자부와 같은 대성인이 되셨다.

태고종도는 누구인가? 한국 땅에 사는 부처님의 제자들이다. 물론 해외에도 태고종도는 존재한다. 또한 이름이 같은 불교이지만, 지구촌에는 불교의 여러 전통이 있다. 부처님께서 보드가야에서 성도하시고, 사르나트(녹야원)에서 전법륜(轉法輪=법륜을 굴리다)을 선포하시고, 45년간 12분교(分敎)의 교설(敎說)로써 주유천하하시고, 열반에 드셨다. 적멸이후, 같은 부처님의 제자들이지만, 경율(經律)의 해석에 대한 견해가 다르고, 시대의 흐름과 지역의 환경과 문화가 섞이면서 승단(僧團)에도 변천의 과정을 겪게 된다. 이렇게 되어서 같은 뿌리이지만, 가지와 잎이 좀 다른 전통이 확립되어서, 동아시아 불교가 형성됐다. 중국 한국 일본이라는 동아시아 불교이지만, 각 나라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독특한 불교전통이 확립되게 되는데, 한국불교는 선교밀정(禪敎密淨)이라는 통불교적인 회통불교(會通佛敎)의 특성을 띠게 되었다.

 

한국불교 1천 7백년사에서, 때로는 국교(國敎)의 지위를 누리기도 하고 때로는 억압과 박해를 받는 쇠퇴의 불운을 당하기도 하면서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일제강점기의 잔재와 위정자의 정교분리의 원칙을 벗어난 판단착오로 1950년대에서 1960년대에는 승단이 분쟁하고 끝내는 분열하는 불행한 결과를 맞고 말았다. 이로써 태고종이라는 종명(宗名)으로 별립(別立)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분규가 야기되어서 분쟁하다가 결국, 분열하여 기존에 한국불교의 적통성을 계승해오던 태고종단을 ‘한국불교 태고종’이란 이름으로 창종(創宗)의 법적 권리를 국가로부터 얻어서, 이미 있었던 종헌.종법을 개정하여 종단의 체제를 갖추고 새 출발을 하게 되었다. 태고종 창종 일은 1970년 1월 15일이며, 동년 5월 8일에 한국불교태고종은 불교단체 등록법에 의한 행정절차를 거쳐서 합법적으로 등록이 수리되었다.<太古宗史,p485>.

1971년 11월 8일에 태고종 제2회 중앙종회가 열렸다. 박대륜(朴大輪) 종정은 교시(敎示)를 통해;

“오직 우리 宗祖 太古普愚國師의 門徒만으로 今日까지 계승한 것이니 우리는 韓國佛敎의 嫡孫임을 矜持(긍지)할 뿐만 아니라 敎團運營에 重大한 任務感(임무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라고 서두를 시작하고 있다.

안흥덕(덕암) 총무원장도 연술을 통하여 “太古宗의 특성은 보살승단(菩薩僧團)”임을 강조하였는데, 연술의 뒷부분을 옮겨본다.

“尊敬하는 議員 여러분!

우리 宗徒는 菩薩行道(보살행도)의 실천을 통하여 격동하는 국내외의 정세를 직시하고 개인의 행복과 世界平和의 환경 조성에 노력하고 大乘佛敎運動을 통한 국제친선을 도모하여 인간의 連帶性(연대성)을 깊이 인식하고 청소년의 宗敎的 情緖 함양에 적극 추진해야 할 무거운 직책이 우리의 양어깨에 걸머져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종단에서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우리의 사명과 직책을 수행하기 위하여 먼저 종단의 기능을 현대사회에 달성할 수 있도록 布敎.敎育.寺院管理.儀式.儀制 등 모든 면을 재검토하여 改善策을 마련하고자 하며 明年度부터는 一線敎役者에 대한 재교육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太古宗史, p492∼493>.

박대륜 종정의 교시에서, 태고종도는 태고보우국사의 문도이면서 적손임을 천명하고 교단운영에 임무감을 가져야 한다고 교시했다.

안흥덕 총무원장 스님은 연술에서, “태고종도는 보살행도를 실천하고 국내외의 정세를 직시하고 개인의 행복과 세계평화의 환경조성에 노력하고 대승불교운동을 통한 국제친선을 도모하여 인간의 連帶性을 깊이 인식하고 청소년의 宗敎的 情緖 함양에 적극 추진해야 할 무거운 직책이 우리의 양어깨에 걸머져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하겠습니다.”라고 했는데, 반세기 전의 사상과 의견의 개진이지만, 태고종의 정체성을 확연하게 드러낸 명문으로서 지금 이 순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주옥같은 말씀이다.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주는 것을 넘어서 세계평화와 국제친선, 청소년의 종교적 정서함양을 천명하고 있는 것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태고종과 종도(僧尼)들은 실천에 옮겨야 할 지남(指南)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21세기의 불교종단을 지향하며

태고종과 태고종도는 2018년에는 새로운 각오와 자세로 임해야 하고, 21세기의 종단으로 거듭나야 한다. 지난 몇 년간의 시비쟁론(是非爭論)은 원효성사의 화쟁정신(和諍精神)으로 승화시키고, 이제는 만해스님이 〔조선불교유신론(朝鮮佛敎維新論)]에서 주창했던 불교혁신을 우리 종단에서 실현해야 한다.

태고종 제2회 종회에서 안흥덕 총무원장스님이 총무원장 연술에서 개진했던 대로, 布敎.敎育.寺院管理.儀式.儀制 등 모든 면을 재검토하여 改善策을 마련하고, 一線敎役者(1만 僧尼)에 대한 재교육을 실시할 계획을 수립, 실행해야 한다고 본다.

태고종의 1만 승니(僧尼)는 태고종만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불조(佛祖)의 혜명(慧命)과 임제정맥(臨濟正脈)의 적통을 계승하여 한국불교의 법통을 이은 종조 태고보우국사의 적손으로서 교단운영의 중대한 의무와 사명감을 가져 한다.

한국불교의 대표종단으로 성장하려면, 구태(舊態)를 청산해야 한다. 출가동기가 여하했든지 간에, 삭발염의(削髮染衣)한 사문이라면 속물적(俗物的)인 속기(俗氣)를 방하착(放下著)해야 한다.

‘입차문래 막존지해(入此門來 莫存知解)’란 말이 있듯이 태고종에 입문했으면, 태고종의 종헌.종법을 준수하는 보살행도(菩薩行道)를 펴야 하지 않겠는가. 어느 큰 절 일주문에 ‘방포원정상요청규 이성동거필수화목(方袍圓頂常要淸規 異性同居必須和睦)’이라고 돌에 새겨져 있다.

사회에서 큰 벼슬을 하고 아는 것이 많아서, 그것으로 자신을 무장하고 포장했더라도 출가사문이 되면 다 방기(放棄)하고 하심(下心)하는 수행자로서의 삶을 사는 것이지, 승가공동동체는 속가의 연장이 아니다. 가사장삼을 수하고 머리를 깍은 승니(僧尼)들은 불가에서 제정하여 지키고 있는 율장(律藏)과 청규(淸規)를 따라야 한다. 사회법에 의해서 법정에 까지 서야 한다면 환계(還戒)하고 옷을 벗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서로 다른 성씨들이 모여서 운영해 가는 승가공동체이므로 화목해야 한다.

새로 출범하는 편백운 총무원장 스님 집행부는 2018년 무술년을 ‘종단정상화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8대 종무정책(宗務政策)을 수립해서 실행하려고 야심차게 전진하고 있다. 태고종은 종단체제개혁과 정비로 종단의 위상을 정립해야하고, 21세기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종교단체로 부상해야 한다. 이제 이런 때가 왔고, 이런 추동력(推動力)을 견인(牽引)할 종단 지도력을 응집(凝集)하여 선도(先導)할 지도자를 만난 것은 종단의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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