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비핵화는 출발이 아니라 종착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지난 21일 성남시청에서 열린 한중국제학술대회에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경제협력 과제’를 주제로 한 토론에 기조발제자로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 시장은 “지난 10년간 비핵화 프로세스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전제로 삼았지만 잘못된 정책방향으로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다”며 “비핵화는 프로세스의 결과로 도출되어야 할 정책 목표이지 출발점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동차가 질주하고 있으면 일단 멈춰야 후진할 수 있다”고 비유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첫 단계로 ‘동결’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피력했다.

이 시장은 또 “평창동계올림픽 기간동안 남북 상호간 군사훈련 중지 및 연기를 검토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제안과 뜻을 같이 했다.

이와 함께 이 시장은 경제 분야 등을 매개로 한 ‘동북아 공동체’의 중요성을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시장은 “지금까지 북핵문제나 안보문제의 해결이 경제문제 해결의 전제라는 생각을 했지만 북방경제권 형성이 북핵과 안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역발상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은 국가 간 갈등을 막기 위해 유럽석탄철강공동체를 만들었고 이어 유럽경제공동체와 유럽원자력공동체를 거쳐 유럽공동체로 발전했다”며 북방경제 공동체에 대한 참고사례로 유럽을 거론하기도 했다.

또한 “역사적 사례에서 보면 평화협정을 통한 평화체제는 이해당사자들의 논리에 의해 쉽게 무너졌다”며 “조밀하고 다층적으로 연결된 경제네트워크가 만들어지면 쉽게 부서지지 않을 수 있다. 한반도 평화의 버팀목도 원활한 경제적 네트워크일 수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시장은 “안보공동체와 경제공동체의 동시지향으로 평화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다. 북방경제라는 기회의 창을 통해 동북아 공동발전과 북핵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도 가능하다”며 발제를 마쳤다.

이에 대해 장원링 중국사회과학원 자역안보연구센터 주임은 “최근 들었던 목소리 중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의 평화를 만들어가는데 있어서 가장 완벽한 구상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중간의 관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으로 많은 합의를 이루었다”며 “다만 한중관계 개선에 있어 조급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제언하기도 했다.

송청요우 북경대 역사학과 명예교수도 “많은 말씀 해주셨고 모두 동의한다”며 “예를 들어 입구는 동결이고 출구는 비핵화라는 말과 문재인 대통령처럼 한미군사훈련 중지하자는 것은 좋은 말씀”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중국제학술대회는 한국 측의 성남시, 세종연구소,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와 중국 측의 중국사회과학원 지역안보연구센터, 북경대 한반도 연구센터가 주최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에 이은 학술대회라는 점에서 양국 사이의 외교적 해법을 확장시키는 논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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