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과 화합의 시대를 여는 새로운 가치, 바로 성평등이다. 누구라도 사회적 권력관계에 의해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성평등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적 가치는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 이에 대한 정부의 방안은 “학교에서의 성평등 교육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맞추어 충청남도여성정책개발원(원장 허성우)은 11월 22일(수) 세미나실에서 “학교 성평등 교육! 현장을 듣고, 방향을 묻다”를 주제로 젠더포럼을 개최했다.

주제 발제에 나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정해숙 선임연구원은 “현재 학교 성평등 교육이 성폭력 예방교육으로 대신 되고 있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서 성폭력을 조장하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는 접근도 못하고 있다. 또한 여전히 성차별인 교육내용과 활동이 난무한 공교육 현장에서 개선에 대한 의지는 소극적이다”라고 지적하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로 성평등 교육정책 전담부서 설치, 관련 법 제정, 교육내용의 개선, 교직원들의 인식 제고 등을 제안하였다.

토론자로 참여한 이유진 학생은 “가부장적 가정에서 딸이라고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부당하다고 말할 수 없었던 이유는 누구도 이것이 성평등 문제라고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나는 ‘성평등’을 친구들과의 토론모임을 통해 접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어 학부모로서 참여한 박선의 토론자는 “요즘 여성혐오가 엄마로 향하고 어른들의 혐오문화가 미디어를 통해 아이들에게 무방비상태로 전달되는 심각한 상황을 학교 교육에서는 누가, 어떤 내용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설명해 줄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또한 최현희(교사), 이행찬(성평등 강사), 김용자(여성단체 회원) 토론자들의 공통된 의견은 “성평등 교육이 남녀의 차이를 인정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오히려 또 다른 ‘성장치’가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차이의 구조를 이해하고 함께 해결하는 방법을 논할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날 참석자 60여명은 “학교에서의 성평등 교육 강화”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공감하였다. 그러나 공감보다 더 큰 질문이 남겨졌다. “도대체 무엇을 목적으로, 누가, 어떤 내용을 ‘성평등 교육’이란 이름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전달할 것이냐?”라는 문제이다. 바로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

허성우 원장은 “포럼의 다양한 의견들을 통해서 실질적인 성평등 사회란 무엇이고, 이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또 어떠해야 하는지 더욱 고민하게 되었다”면서, “그러한 고민들을 참석하신 분들을 포함하여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나누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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