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막걸리는 술이라기보다는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고 일할 때 기운을 북돋워주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음식’으로 재평가 받고 있다.

막걸리에는 다른 음료들에 비해 1000배 이상의 식이섬유소가 들어 있어 대장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변비, 심혈관계 질환, 암 등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단백질도 1.9%(맥주 0.4%, 와인 소량)나 함유돼 있다. 단백질이 3%인 우유와 비교해 볼 때 막걸리의 단백질 함유량은 적지 않은 양이다. 이 외에도 비타민 B 복합체 및 유기산,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다.

한국인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술, ‘막걸리’

좋은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술에 비해 푸대접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자긍심을 갖고 자신만의 제조기법과 지역의 색깔을 녹여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는 지역 대표 막걸리가 있다.

충북 옥천군에는 오랜 세월 지역민들에게 사랑 받아온 전통주가 있다. 바로 ‘증약막걸리’가 그 주인공.

농사일로 지친 농민들의 고단함을 달래주고 삶의 애환을 녹여주는 고마운 술이다. 또한 넉넉한 인심으로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에 어김없이 나와 주민들의 흥을 북돋아 주는 오랜 벗으로 함께 해왔다.

올해 한가위 군북면민 노래자랑과 노인의 날 행사장에도 증약막걸리는 어김없이 놓여 있었다.

해마다 이어지는 증약막걸리 사장님의 따뜻한 기부 덕이다.

고향을 찾은 출향인과 행사에 초대받은 어르신은 무료로 제공되는 막걸리를 나눠 마시며 고향의 정에 흠뻑 취해 모두가 한 가족이 되고 그 날만큼은 세상 모든 근심을 털어놓는다.

청정호반 옥천군 군북면 증약리에 자리 잡고 있는 군북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증약막걸리는 맑고 시원하다. 뒷맛까지 깔끔하고 개운하다. 단맛과 신맛의 균형이 좋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호불호가 없는 맛이다.

옥천뿐만 아니라 인근 대도시인 대전시와 충청지역에도 증약막걸리의 맛에 사로 잡인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어 일주일에 두세 차례씩 배송을 가야 할 정도다.

비록 소규모 양조장인 탓에 대기업 제품처럼 포장이 세련되지도, 비싼 홍보매체를 이용한 마케팅도 없지만 변함없이 좋은 원료와 맛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주로 자리매김 해왔다.

경기도 성남이 고향인 홍상경(70) 대표는 그의 나이 38세인 1985년, 지금의 군북양조장을 인수해 열악했던 시설을 현대화하고, 지금의 맛을 내기 위해 30여년이 넘는 세월동안 한결같은 노력해 왔다.

“맛있는 막걸리는 좋은 원료, 물, 노하우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이 세 가지가 충족되지 않으면 결코 좋은 막걸리는 생산할 수 없어요”라고 말하는 그는 지금까지도 본인과 가족이 먹는다는 심정으로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맛과 영양이 풍부한 막걸리를 생산하고자 하는 홍대표의 자부심은 군북양조장 지붕에 달려 있는 ‘증약막걸리는 맛으로 승부한다’ 라는 큰 간판에서도 알 수 있다.

이어 “막걸리산업은 사양산업입니다. 매년 생산량이 줄고 있어요. 하지만 증약막걸리를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어 오늘도 군북양조장은 돌아갑니다”고 말하며 “날이 선선한 10월부터 4월까지는 택배 배송이 가능해 전국에 많은 분들이 증약막걸리를 주문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맛있고 건강한 막걸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 남은 생은 나만의 제조 기술을 내 아들에게 전수해 증약막걸리의 맥이 끊이지 않게 할 것”이라며 막걸리를 사랑해주는 많은 분께 꼭 보답하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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