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회 전국장애인체전이 열리고 있는 주 경기장인 충주종합운동장엔 자원봉사의 꽃이 활짝 피어났다.

경기장 출입구 한 편에 한 살 배기 아이가 유모차에서 곤히 잠을 자고 있고, 이런 아기의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해하는 이가 있다.

늦둥이를 뒀다고 보기에는 다소 연배가 맞지 않아 보이는 수상한 이들의 관계는 모녀 사이가 아니다.

아이의 엄마는 충주시를 대표해 장애인체전에 출전하고 있는 조윤지 선수(28세, 충주시 연수동)이다.

조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육상(필드)의 여자 원반던지기 F32에 출전해 3M 53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세를 몰아 17일 출전한 육상(필드)의 곤봉에서도 충북선수단에 은메달을 안겼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걱정인 조 선수를 대신해 아이를 돌보는 사람은 고종분(47세, 충주시 용산동) 자원봉사자이다.

고 씨는 아이 엄마가 체전기간 동안 경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난 8일부터 아이를 돌봐오고 있다.

조 선수는 이번 체전에 원반던지기와 곤볼, 포환던지기 등 3종목에 출전하고 있다.

고 씨가 아이를 돌봐 주기에 조 선수는 마음의 부담없이 제 기량을 펼칠 수 있었다. 

18일에는 포환던지기에 나서는데, 다시 한 번 메달을 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 씨는 평소 장애인의 복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이들을 제대로 돌보기 위해 장애활동 보조교육을 이수하기도 했다. 

용산동향기누리봉사회 회장을 맡고 있는 고 씨는 용산동에서 누구나 알아주는 봉사자이다.

향기누리봉사회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마다 정기적으로 홀로노인들에게 반찬을 정성껏 만들어 전달하고 있다.

또한 수시로 홀로노인들에게 생일잔치, 노후주책의 집수리 및 집안 청소, 말벗 봉사 등 노인 건강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매년 홀로노인들을 모시고 1박 2일 행복나들이도 다녀오는데, 올해로 8년째이다.

고종분 회장은 “자원봉사는 대가없이 스스로 원해서 하는 것”이라며 “조윤지 선수가 메달을 안겨 고생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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