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군보건소는 지난 13일 사회복지시설 청산원, 청소년 Wee센터 등 4개의 유관기관 종사자 15명을 대상으로 내면 속 이야기를 풀어가는 심리극을 진행해, 특별하고 갚진 경험을 하게 된 참여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사이코 드라마(psyche(마음, 심리) + drama(연극))라고도 불리는 심리극은 일정한 대본없이 집단 내 참여자가 마음 내키는 대로 즉흥적으로 연기를 하게 해, 평소에 갖고 있는 갈등이나 소망 등을 드러내며 심리문제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특히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고도한 경쟁 속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는 현대인의 대표적인 심리치료법이다.

열린 이날 심리극은 옥천군 정신건강복지센터 강상범(대전 한일병원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센터장의 진행으로 봉사정신을 바탕으로 대민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는 유관기관 종사자들이 내가 아닌 타인의 역할과 감정을 경험해 보며 공감과 문제해결능력을 키우기 위해 마련됐다.

초반의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기 위해 강 센터장은 특유의 재치와 입담으로 참여자들과 양 뱡향 대화를 이어나갔고 참여자들은 이내 긴장을 풀고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하나 둘 마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자신의 스트레스를 파악해 보는 시간에는 “너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걱정마!”라는 말과 따뜻한 포옹으로 서로 간 위로와 격려를 건넸다. 그간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던 듯, 한 참여자는 감정에 복받쳐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후 30여 년이 넘는 시간동안 첫사랑과의 추억을 가슴 한 켠에 간직한 채, 그때 주고 받았던 편지의 내용까지 단 한 치의 막힘없이 술술 외워 나가는 한 참여자가 심리극의 주인공이 되어 본격적인 연극이 진행됐다.

나머지 참여자는 첫사랑, 우체통, 흩날리는 눈, 편지, 거울, 시계 등이 돼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실어 즉흥적인 연기를 펼쳤으며, 정서적 교감을 통해 울고 웃으며 서로의 감정을 치유해줬다.

연극에 몰입하느라 당초 계획한 2시간을 훌쩍 넘기고 참여자의 소감발표로 이날 행사는 마무리됐다.

심리극 주인공으로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 참여자 이 모씨는 “혼자만이 갖고 있던 묵은 감정을 털어낸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나를 공감해주는 상대방 덕분에 내 존재의 크기가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심리극은 제14회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공감치유를 통해 참여자의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옥천군보건소가 건강증진센터와 협력해 준비한 것으로, 군 보건소에서는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매년 가상임종체험, 웰다잉 강연 등 주민참여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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