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기간이 끝나고 어느덧 사무실의 에어컨 바람도 시리게 느껴진다. 항상 그렇지만 계절과 시간은 정말 빨리도 지나간다. 그간 더위를 피해 국내로, 또는 국외로 휴가를 갔던 우리. 여행에서 우리들은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새로운 음식을 먹고 5성급 호텔의 편안한 침대에서 잠을 청하는 동시에, 반대로는 자연스럽게 ‘우리 동네’로 돌아와 맛있는 집밥을 먹고 소파에 누워 티비를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홍태호- 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21-1 천막

 

 지난 3회의 여름기획전을 마무리 하고 새롭게 시작되는 삼청동 갤러리 마롱의 이번 전시 ‘귀소본능’에서는 김유지, 양나희, 최송이, 그리고 홍태호 등 4인의 독특한 색감과 기법으로 작업한, 우리들의 진짜 휴식처인 집과 동네를 선보인다.

              양나희- 삶, 풍경

작가들은 친구들과 팽이와 딱지치기를 했었지만 이제는 점점 재개발이 진행되는 곳들, 늦은 하굣길에 석양과 별을 보면서 거닐던 골목 등 누구나 한 번 쯤 떠올릴 수 있을법한 옛 동네를 추억하고 있다.

사는 모습과 형태는 다르지만 우리에게는 휴식을 주고, 어떤 이에게는 추억이 될 수도 있을 작품들이 전시될 이번 전시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건물 안에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모습들이 다르듯 집은 그 어느 곳보다 편안하고, 아늑하고, 안전한, 소중한 기억이 담긴 아름다운 공간이란 걸 우리에게 다시 한 번 깨우쳐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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