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한일합병 강제조약이 체결된 남산공원 통감관저터에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가 조성된 지 1년, 그동안 약 2천명의 시민들이 방문해 돌아가신 피해 할머니를 기리고 ‘위안부’에 대한 역사를 배웠다.

시민 참여 문화해설 프로그램이 주중, 주말 운영돼 그동안 3백여 명이 다녀갔으며, 이외에도 단체 방문, 개인 방문 등을 통해 약 2천 명의 시민들이 다녀갔다.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에서 진행되는 ‘문화해설 프로그램’은 위안부 제도에 대한 역사와 일본 제국주의의 역사, 그리고 기억의 터 주변 인권 탄압의 현장을 보여주며 인권과 역사교육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와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 조성 추진위원회(위원장 최영희)는 경술국치일을 앞두고 8월 26일(토) 17시,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에서 1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한다.

기억의 터는 초등학생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단체 등에 이르기까지 약 2만 명이 3억 5천만 원을 모금해, 2016년 8월 29일 조성되었다.

 지난 1910년 8월 29일은 일제가 강제로 체결한 한일합병조약을 공포, 국권을 상실한 치욕의 날이다. 이런 의미를 담아 경술국치(庚戌國恥)일로 불린다.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에는 <대지의 눈>, <세상의 배꼽> 두 작품이 설치되어 있으며, 기존의 ‘통감관저터 표지석’ 과 ‘거꾸로 세운 동상’이 함께 어우러져 역사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

행사에는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박원순 서울시장, 기억의 터 최영희 추진위원장,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서울시의회 박양숙 보건복지위원장, 한명희 여성특별위원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 시민 홍보대사인 <기억하는 사람들> 239명과 함께 홍보대사인 배우 한지민이 참석한다.

 <기억하는 사람들>은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되신 할머니의 인원수와 같은 239명으로, 위안부 문제가 단지 피해자의 문제가 아니라 나 자신, 우리 모두의 역사임을 인식하고 이를 알리고 해결에 함께 나서겠다는 시민들로 구성되었다.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 1주년 기념행사는 ‘위안부’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으며, ‘위안부’ 문제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다시는 이런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는다는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과 다짐으로 이뤄진다.

 이에 10대에서 30대까지의 젊은 미래세대가 참여해 일본군 ‘위안부’ 관련 체험부스를 통해 ‘위안부’ 역사에 대해 배우고, ‘나만의 소녀상’ 만들기, ‘희망돌탑 쌓기’ 등을 통해 돌아가신 피해 할머니를 추모하고 기억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할머니 작품을 통한 그림 퍼즐 맞추기, 샌드아트로 그리는 우리의 마음, 할머니 상징 모빌 만들기 등을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고 기억할 수 있는 10개의 시민 참여 체험부스가 다채롭게 운영된다.

또한 기념행사에는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축사와 함께 각 세대를 대표하는 <기억하는 사람들>이 참석해 ‘미래세대 위촉장 전달식’을 갖고, ‘할머니와의 약속’ 낭독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다짐이 이뤄질 계획이다.

 또, 이번 기념식에는 13세에 만주로 끌려가 ‘가수’의 꿈을 이루지 못했던 길원옥 할머니가 음반을 발매하며, <기억하는 사람들>을 대표해 배우 한지민과 함께 손을 잡고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고향의 봄’을 제창한다.

 <기억하는 사람들>에 참여한 송가람(20세) 시민은 “할머니가 저보다 어린 나이에 끌려가 그런 비극을 겪었다는 걸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면서, “친구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위안부 문제와 기억의 터를 알리는 시민 홍보대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가족 3대가 모두 기억의 터 조성 모금에 참여한 나힘찬(42세) 시민은 “위안부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우리세대의 과제”라며, “위안부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아이들의 손을 잡고 기억의 터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7월,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관리사업을 통해 세계 최초로 한국인 ‘위안부’ 동영상을 발굴하여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종합적으로 규명할 수 있는 역사적 계기를 마련하였으며, 추후 시민들이 ‘위안부’ 역사를 쉽게 접하고 기억할 수 있는 대중 콘텐츠 제작도 추진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제 생존해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은 37명으로, 할머니들은 사반세기를 싸우고서도 아직 진정한 해방을 맞이하지 못했다”며, “기억의 터가 진정한 해방을 위해, 또한 인권 평화운동을 전개하시는 할머니들의 뜻을 이어 앞으로도 시민들의 역사와 교육의 현장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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