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물 쌓여 경관훼손·악취·수질오염 등 청정이미지 타격

주민들 집단 민원에 郡, 국토관리청에 민원… 2년째 묵살

국토관리청“옥천 민원 받아 본적 없고, 문제 있다면 준설”

어업종사자 “민원 검토만 2년… 어족자원 줄어 생업 포기”

옥천군 동이면 적하리 금강 잠수교 일원에 밀집되어 있는 ‘강 속의 섬’들이 호우 때만 되면 부유물이 쌓이면서 환경오염을 유발시킨다는 지적이다.

이곳은 옥천 금강유역 중 가장 좁은 수역으로 비만 오면 교량이 쉽게 잠긴다. 물살까지 빠른데다 ‘강 속의 섬’들이 유속을 방해하면서 수위도 다른 곳보다 쉽게 오른다.

물에 잠긴 ‘강 속의 섬’은 온갖 부유물이 걸리면서 비만 그치면 악취와 수질오염 등이 동반된다.

수년째 반복되는 상황에 주민들은 ‘강 속의 섬’ 준설요청을 집단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옥천군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2년째 ‘검토 중’이라는 회신만 받았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길명기(62)씨는 “장마철만 되면 물 흐름이 섬 주변으로 급속도로 빨라지면서 주변지역 강바닥이 급격하게 쓸려 내려가고 있다. 안전사고는 물론 파인 지역에 부유물이 침착되면서 환경오염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 “쓰레기 등이 제때 치워지지 않으면서 ‘향수 30리’등으로 유명한 금강을 찾아온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강 속의 섬’은 강 흐름에 문제를 줄 뿐만 아니라 집중호우 때 하류지역 농경지 침수원인 이라고 지적했다.

강의 원활한 흐름을 위해서는 수심(강 깊이)과 수역(강 넢이)의 비율이 40%/60%가 적정한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강 속의 섬’은 수역의 비율을 감소시킬뿐더러 밀집되어 있는 섬들 주변으로 부유물이 쌓이면 주변지역 수위를 급속하게 높이는 역할을 한다고 경고했다.

한국도시계획 박종민 연구원은 “‘강 속의 섬’들은 대부분 숲을 조성하고 있어 호우 때 부유물이 침착되기가 쉽다. 이 때문에 주변유속이 현저히 빨라지는 걸 볼 수 있는데 적정 수위를 감당할 수 있는 강이라 해도 이런 섬들이 밀집되어 있다면 그 역할을 다 해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반복되는 농경지 침수는 토양 오염을 확산시킬 수 있고, 부유물 퇴적은 수질오염 뿐 만 아니라 어족자원 피해까지 번질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처리가 필요 하다”고 전했다.

주민들의 민원요청이 2년째 지속되었지만 해당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의 입장은 상반됐다.

옥천군으로부터 민원에 대한 공문이나 서류 일체를 받아보지 못했다는 얘기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 하천계획과 관계자는 “옥천군으로부터 민원에 대한 공문이 접수된 것은 없다. 지속적인 침수문제와 부유물로 인한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주변지역을 검토해서 준설을 진행 하겠다”고 말했다.

옥천군 안전총괄과 이진희 과장은 “2년 전부터 국토관리청 담당자에게 수차례 공문도 보내고 협조요청을 했지만 지자체에서 직접 처리를 해야 한다고 회신만 받았다. 국가 하천을 지자체에서 처리할 수도 없지만 지속적인 민원을 묵살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엇갈린 민원처리에 주민들만 속앓이를 하고 있다.

쓰레기에서 발생되는 악취와 수질오염이 관광객 뿐만 아니라 어종 감소로까지 피해가 번지면서 지역주민들만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8)씨는 “휴가철을 맞아 성수기를 기대했는데, 냄새 때문에 피서객들이 오지 않고 있고 대전에서 찾아오던 10년된 단골손님도 오염된 수질문제로 인해 발길을 끊었다”고 말했다.

어민 이모(65)씨는 “동자개와 쏘가리 등 가격이 좋은 1급수 어종들은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다슬기까지 수확량이 줄면서 이제는 어업으로 먹고 살기는 힘이 든다”고 푸념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은 취재가 시작되자 오는 30일까지 동이면 적하리 금강수역을 대상으로 안전평가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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