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두 신부

10월8일 오후 7시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천주교 청주교구에서 주최하는 교정의 밤 이 개최된다. 연극과 시낭송회 합창공연 등 이야기가 있는 무대를 만들어 수용자들의 아픔과 절망 꿈과 희망을 전하고, 그들을 보살피는 신부님, 스님, 목사님, 교정교화위원, 교도소 직원들이 무대에 함께서 사랑의 하모니를 연출한다.

한 마을에 앞을 못 보는 송아지가 있었다. 그런데 건넛마을에 살던 오리가 야생동물을 피해 이 마을로 이사를 왔다. 둘은 곧 친구가 되었다. 오리는 앞을 못 보는 송아지의 친절한 안내자가 되었다. 식사 때면 소리를 꽥꽥 지르며 송아지를 밥 먹는 곳으로 인도했다. 송아지는 오리를 따라 풀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오리는 송아지가 식사를 마칠 때까지 곁에 있다가 식사가 끝나면 다시 물이 있는 곳으로 송아지를 인도했다. 다른 동물들이 눈먼 송아지를 괴롭히면 오리는 날개를 퍼덕이며 적들을 쫒아냈다. 이렇게 둘은 서로 도우며 즐겁게 살았다.

이것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의 "불가사의의 세계"라는 TV프로에서 방영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사람에게만 우정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만 사랑이 있는 것도 아니다. 손익을 따지지 않고 베푸는 우정, 이것을 송아지와 오리에게서 배울 수 있다.

교도소 수형자들은 앞을 못 보는 송아지에 비유할 수 있다. 자기가 지은 죄로 인해, 남의 탓으로 인해 삶의 진실을 보지 못한 이들이다. 끝없는 절망의 나락에 빠진 이들은 무명無明의 삶을 사는 이들이다. 스스로 어찌 할 수 없는 영어囹圄의 몸으로 사는 이들이기에 밝은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다. 어둠을 깨고 밝음으로 나오기 위해서 스스로의 굳센 의지와 타의 도움의 은혜가 필요하다. 수형자들 곁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우리들은 오리에 비유할 수 있다. 수형자들의 착하게 살고자 하는 의지에 도움의 힘을 보태 주고자 악단과 합창단이 결성되었다.

"마음을 보았습니다" 공연에 청주 남자 교도소 악단 La Bella Vita( 아름다운 인생) 의 밴드공연이 있다. 6인의 남성 밴드로 구성된 악단은 모법 수용자들로 결성되었다. 힘들고 지친 수용생활이지만 노래공연을 통하여 자기성찰과 반성, 회개, 상처에 대한 정화와 용서, 꿈과 소망을 아름답게 승화시키고자 구성되었다.

청주 여자 교도소의 합창단 Isola Fiore(섬에서 핀 꽃)의 합창은 모법 수용자와 교도관, 교정위원과 봉사자, 소년원생과 종교연합으로 구성되었다. 연합 합창단은 가해자와 피해자, 봉사자가 노래를 통해 서로가 하나임을 알고 아름다운 향기를 내는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는 뜻이 담겨있다.

빛은 어둠을 뚫고 들어 갈 수 있지만 어둠은 빛 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
어둠에는 경계가 있지만 빛은 그런 것이 없다.
암실에는 벽이 있지만 태양에는 벽이 없다.
벽 없는 자가 벽 있는 자 속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벽 있는 자는 벽 없는 자 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고 했다.
공연을 통해서 우리들은 수형자들의 어둠을 밝혀주는 빛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입으로 말하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것은 눈으로 말하는 것이고, 귀로 듣는 것보다 더 확실한 것은 마음으로 듣는 것이다.

마음으로 들을 수 있을 때 마음을 진정 보는 것이다.
천주교 청주교구 교정사목 전담 사제 이길두 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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