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옥천.보은.영동]박근혜. 한명숙 '숨은 표를 잡아라.’
선거판에서 '최종 병기'로 통하는 문구다. 이번 선거에서는 숨은 표가 5%이거나 적어도 10%를 넘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줄었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도 싶다.

어제는 도량에 선남선녀들이 화사하게 봄옷을 입고 찾아왔다. 법회를 열고, 맞선을 보고, 예정된 프로그램대로 진행을 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했다. 많은 선남선녀들이 둘러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선거에 관련된 단어는 한마디로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나저제나 오매불망 기다렸던 선남선녀 인연 맺기 시스템인 ‘싱글템플’ 프로그램을 겨우 완성해서 구구절절 자랑하던 차에, 한 남성이 손을 들고 선거에 대한 스님의 생각을 듣고 싶다고 하는 것이었다.
“이번 선거는 숨어 있는 표 잡기가 승패를 결정짓는 변수라고 생각하는데, 스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숨어 있는 표라..... 사실, 선거라는 것은 내 주권을 찾는 소중한 권리입니다. 아무리 정치하는 모양이 마음에 안 들어도 숨어 살아서야 되겠습니다.”

나는 선남선녀들에게 잠시 나의 소견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정치판에서 말하는 숨어 있는 표라는 것은 아무래도 이중적인 색깔을 띠는 표를 의미하고, 우리가 말하는 숨어 있는 표는 세상사에 별반 관심이 없어하는 사람들의 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지금껏, 선거 투표율이 50%를 겨우 넘었다니, 꽤나 바쁘고 힘든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민주주의 선거는 강압이 아닌 의무의 선거다. 그래도 좀 더 나은 정치 발전을 위해서라도 숨어 있던 감정을 표출하는 게 어떨지.

뭐 그리 발걸음을 옮기는 게 무거우냐고. 나는 서둘러 선남선녀들을 향해 힘주어 말했다.
“소중한 인연 찾기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자신에게 부여된 선거용지를 쓰레기통에 버리지는 마십시오. 그것 또한 인연 따라 온 것입니다. 소중히 하십시오. 선업은 멀리 있는 게 아닙니다.” 그때, 대중가요가 도량 담을 넘나들었다. 지나가는 선거 유세 차량에서 흘러나온 소리였다.

“불자님들! 지나가는 저 차들도 열심인데, 우리도 우리의 권리를 찾아야지요.”

한 청년의 말에 우리 모두 한바탕 소리 내어 웃었다.
숨어 있는 표는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단지, 사람들의 관심에서 잠시 벗어 나있을 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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