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문화]이 책은 저자가 50일 터울의 외손자를 쌍둥이처럼 함께 맡아 3년 동안 키우면서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쓴 육아기이다. 저자는 떨 둘을 연이어 결혼시킨 후 만혼 직후의 임신소식을 통해 자식의 잉태와 출산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평화로운 설렘을 느꼈다고 한다.
직장생활을 하는 두 딸이 태어난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고, 또한 친가에서도 키울 수 없는 사정으로 손자를 절대 키워주지 안겠다던 아내의 결정으로 외손자들을 키우게 되었다.
아이들이 태어나서부터 기저귀를 떼고 어린이집에 다니며 저자의 집을 떠날 때까지 손자들을 돌보며 아이들과 교감하고, 기쁨을 느꼈던 이야기를 정성스럽게 기록하고 있는 이 책에서 따뜻한 내리 사랑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져 있다. 첫 주제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우리는 돈다’로 외손자들의 탄생과 아이들을 맡아 키우게 되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두 번째 주제는 ‘엄마들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딸들에 대한 AS라는 측면에서 육아만큼은 불안해하지 않고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아버지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세 번째 주제는 ‘할아버지가 놀아주는 법’이란 주제로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터 가서 놀아주기, 유모차 끌고 지하철 타보기 등 저자가 아이들과 지내는 모습들을 소개하고 있다. 네 번째 주제는 ‘아이들에게서 깨달음’에 대해 정리하고 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되자 아이들과 대화 속에서 오히려 어린 손자들에게서 배울 게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저자가 느끼는 기쁨을 볼 수 있다. 마지막 다섯 번째 주제는 ‘성장과 이별’이다. 아이들이 4살이 돼 어린이집을 다닐 수 있게 되면서 아이들과 이별을 하게 되면서 느끼는 감정을 정리하고 있다.

밋밋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느니 진한 고통과 행복을 함께 느껴가며 늙는 것도 노년의 정신건강에 그다지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동안, 쌓인 육신의 고달픔을 상쇄할 만한 정신적 충일의 순간을 나는 여러 차례 경험했다. 그러니 이제는 다른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건강만 허락한다면 가급적 손자들을 키우는 게 남는 장사라고, 그리고 손자들을 잘 돌보려면 정말로 이제까지보다 몇 배나 더 건강하고 멀쩡하게 지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 <충일하게 늙어가는 방법> 중에서

집에서 엄마가 직접 키운 아기 중에도 선천적이지 않은 유사자폐증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엄마가 아기를 차갑게 대하면 그런 불행한 일이 생기기도 한다는 것이다. 아이의 양육자가 누가 되었든 아이에게 눈 맞춰주고 웃어주고 안아주는 어른이 필요하다. 나는 고집스럽게, 모르는 척, 팔이 떨어지는 것 같아도, 허리가 끊어지는 것 같아도, 아이들을 안고 또 안아주었다. - <안아주지 말라고?> 중에서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던가. 그러나 부딪칠 일이 많은 이웃처럼 사랑하기 어려운 대상도 없다. 이웃은 미워하지 않고 봐주는 것만 해도 큰 은혜다. 별로 베푼 것이 없어도 아이들을 키우는 덕분에 세상 사람들로부터 과분한 은혜를 입고 있음을 실감했다. - <다 사람 사는 소리> 중에서

대개 비범한 성공을 위해서는 비범한 열망이 필요하다. 그런데 너무 많은 것들이 기본값으로 주어지면 평균을 뛰어넘는 열망은 결코 싹틀 수가 없다. 그러므로 양육에 있어 부모의 절제야말로 아이를 비범하게 키워내는 필수불가결의 요소인 것 같다. 물론 할아버지인 나는 아이들이 ‘특별하게’ 자라기를 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잘’은 ‘지혜롭게’ 그리고 ‘행복하게’에 가깝다. - <근본적인 질문들> 중에서

저자는 누군가 이 시대의 가장 편리한 발명품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목청껏 일회용 기저귀라고 답할 정도로 일회용 기저귀를 예찬하고, 서구식 육아법에 따라 아이들을 키우는 대신 고집스럽게, 팔이 떨어지는 것 같아도, 허리가 끊어지는 것 같아도, 아이들을 안고 또 안아주었던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손자들은 절대 기억하지 못할 한두 살을 진하게 같이 보낸 외할아버지가 기록한 지난날의 기억들을 통해 우리 자신들의 어린 시절을 되새겨 보도록 하고 있다.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이 책은 두 손자들을 돌보며 노년의 즐거움과 가족의 의미를 새록새록 발견해가는 할아버지의 육아기이다. 저자는 두 아이들과 티 없이 교감하고, 순수한 헌신의 기쁨을 누리는 모습을 소중하게 소개하고 있다. 또한 손자들과 부대끼는 유쾌한 에피소드와 더불어 육아가 힘들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현실적 장애들, 그리고 인생 후반기를 사는 남자로서의 소회 등을 담담하고 솔직하게 들려주고 있다.
최근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여기저기서 ‘황혼육아’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보육비를 주고 가족이 아닌 타인이 육아를 하는 겨우도 많이 있다. 하지만 저자는 나이 들어 아이를 돌보고 키우는 일은 아주 힘들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일이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가족간의 사랑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요즘 내리사랑에 대한 가치를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물질만물시대라 돈으로 아이들을 키우는 가정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인 외할아버지가 외손주를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을 동시에 키운다는 건 대단한 일이라 생각된다.
아이들과의 소통을 통해 진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무너져가는 가족간의 정을 되찾을 수 있는 좋은 한 권이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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