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필리핀]1991년 6월, 50억톤의 용암을 분출하며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이 대폭발 했다. 당시 화산 폭발로 1천여명의 사망자와 10만여명의 이재민이 생겨나고 기후변화까지 일으키는 대재앙이 초래됐다.
그러나 이런 대재앙과 함께 무궁무진한 건축 원자재도 생성되었다는 것을 인지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80km 가량 떨어진 앙헬레스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 박윤희씨(59)는 이를 인지하고 화산모래를 주원료로 하는 블록 생산을 하고 있다.
박씨는 강에서 모래를 퍼올려 불순물을 걸러낸 뒤 매일 15톤 트럭 100대 분량의 건축용 모래를 생산하고 있다. 또 2009년 4월에는 블럭공장도 차려 화산모래와 시멘트를 섞어 하루 1만5천장의 고강도 블럭을 찍어내고 있다.
피나투보 화산에서 20km 가량 떨어진 박씨의 작업장에서는 현지인 직원 70명이 2교대로 24시간 쉴새없이 건축자재를 생산해내고 있었다. 이러한 자재는 다른 제품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싼데로 불구하고 우수한 품질 덕에 마닐라 대형 콘도 건축현장에서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박씨는 애초 노후를 보내기 위해 필리핀 이민을 택했다. 그는 "필리핀은 한국에서 가깝고 물가도 저렴하여 마음에 들었다"며 "이민을 홀로 준비하는 동안 부모님마저 돌아가시고 딸은 공부하느라 미국에 가 있어 2008년 1월 아내와 둘이서 필리핀으로 이주했다" 설명했다.
이들 부부는 피나투보 화산 폭발 이후 미군 공군기지가 철수하고 현재 유명 관광지가 된 앙헬레스에 자리를 잡았는데 비가 오면 엄청난 양의 화산재와 화산모래가 강길을 따라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고는 모래 채취장 하나를 덜컥 인수했다고 한다. 이것이 현재 화산모래를 활용한 건축자재 생산 사업의 시작이 된 것이다.
박씨는 현재 쏟아지는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모래 채위 허가권을 추가로 확보하고 기계도 더 도입하는 등 시설 확장을 준비하 있다. 그는 "커다란 재앙을 낳은 화산 폭발이 내게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 셈" 이라며, 능력 닿는대로 열심히 살다가 65세가 되면 공장을 직원들에게 환원하고 은퇴하고 싶다는 생각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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