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문화] "여행 다닐 때 지도를 잘 안 갖고 다닙니다. 방황하길 좋아하죠. 베토벤 다음에 어떤 작곡가가 눈앞에 나타날지는 저도 모릅니다."

오는 7월 7일(금) 의정부예술의전당(사장 박형식) 대극장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회 시리즈 <베토벤 그리고 백건우 끝없는 여정> 이 클래식 팬들을 찾아간다.

2007년 그의 나이 예순 한 살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 마라톤 리사이틀을 완수한 백건우가, 10년 만에 다시 ‘피아노의 신약성서’ 앞에 앉는 것.

2007년 이후, 백건우는 메시앙(2008년), 리스트(2011년), 슈베르트(2013년), 스크랴빈, 라흐마니노프(2015년)로 연구 대상을 옮기며, 그때마다 혼신의 힘으로 작곡가의 내면을 깊게 파고들었다.

음악사는 학자의 구분으로 시대가 갈리지만, 백건우에겐 베토벤이 현대적이고 생생한 작곡가이다. 10대 시절부터 백건우는 숱하게 베토벤을 연주해왔지만 인생 후반기 들어 백건우는 악성(樂聖)의 위대함을 절감하고 있다.

왜 그런지 스스로 느낌을 설명할 수 없지만, 백건우의 삶에 지금 베토벤 소나타 전곡이 절실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2017년, 일흔 한 살의 백건우는 우리네 삶과 베토벤을 다시 돌아보기에 적절한 시간이 됐다고 판단한다.

터치의 명확성과 강인함, 애매한 소리는 전혀 없는 완벽한 건반 컨트롤, 빠른 패시지에서도 균일함을 잃지 않는 탁월한 테크닉은 그동안 백건우가 상업적으로 베토벤과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었던 오랜 시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예상치 못한 강렬한 힘이 심장을 떨리게 하는 한편, 가슴을 저미는 멜로디로 청중에 지울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백건우식 베토벤은 동시대에서 점점 찾아보기 어렵다. 진귀하고 품격 있는 연주가 무엇인지 백건우의 베토벤 소나타 공연은 그의 여러 공연 중에서도 무게감이 달랐다.

국내에서 지난 수십 년간, 수많은 추종자를 만들었던 백건우의 품위는 베토벤 전곡 음반을 통해 정점을 맞이했다. 그의 음악 세계가 유럽과 아시아에 더욱 알려지고, 명실 공히 거장의 입지를 공고히 한 것도 2000년대 중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시리즈의 과실이다.

2017년, 백건우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회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쇼맨십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베토벤 연주가 만연한 세상에서, 연주를 듣다보면 천천히 감성의 눈을 뜨게 하는 백건우의 베토벤은 매연 속에 느끼는 산소 같은 존재가 아닐까.

음악의 위대함이 듣는 이의 감성을 건드려서 가슴 속에 무언가를 심어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음악을 통해 진실을 전하려는 백건우의 사랑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시리즈에서 극치를 맞이할 것이다.

공연문의 및 예매는 의정부예술의전당 홈페이지 www.uac.or.kr 031)825-5841~2, 또는 인터파크티켓 www.interpark.com 1544-1555

■ PROGRAM : 백건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시리즈 in 의정부

피아노 소나타 24번 F샤프 장조 Op.78 ‘테레제’
   I. Adagio cantabile – Allegro ma non troppo
   II. Allegro vivace

피아노 소나타 4번 E플랫 장조 Op.7
   I. Allegro molto e con brio
   II. Largo, con gran espressione
   III. Allegro
   IV. Rondo: Poco allegretto e grazioso

intermission

피아노 소나타 13번 E플랫 장조 Op.27 No.1
   I. Andante - Allegro - Tempo
   II. Allegro molto e vivace
   III. Adagio con espressione
   IV. Allegro vivace - Tempo - Presto

피아노 소나타 26번 E플랫 장조 Op.81a ‘고별’
   I. Adagio – Allegro
   II. Andante espressivo
   III. Vivacissimame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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