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옥천] 가뭄으로 줄어든 수위를 얕보고 다슬기를 잡다가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초여름 기온이 오르면서 바위를 뒤덮은 이끼에 미끄러지거나 길게 자란 수초에 몸이 감겨 사고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달에만 3명이 금강유역 동이면 청마리, 적하리, 군북면 지오리 하천에서 목숨을 잃었다.

물놀이 사고도 해마다 발생하고 있다. 21일 옥천소방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총 15건의 익사 사고가 발생했다. 이중 안전수칙 위반이 7건, 다슬기 채취 사고 6건, 낚시 1건, 레저스포츠 안전사고 1건 등이다. 이들 모두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채 물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전문가들은 수심이 얕아도 물속에는 도처에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 만큼 반드시 안전장비를 갖추고, 야간이나 낯선 곳에서는 혼자 물에 들어가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19일 옥천군 동이면 적하리 금강에서 숨진 A(73)씨는 발견 당시 선글라스와 가슴까지 덮는 물 장화를 착용한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물 장화를 신은 채 물에 들어가면 진공 상태가 돼 이동능력이 떨어지고 빈 공간으로 물이 들어차 사고가 날 경우 혼자 힘으로는 물 밖으로 나올 수 없다며 이는 자살행위와 다름없다고 경고했다. 또 물길이 잔잔해 보이는 곳도 땅이 움푹 패여 갑자기 수심이 깊어지기도 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야간에 다슬기를 잡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야행성인 다슬기는 주로 밤에 돌 위로 기어 나와 사람들 눈에 쉽게 띈다. 그 때문에 야간에 다슬기를 잡는 사람들이 많지만 밤에는 주변 환경이나 수심 등을 가늠하기 어렵고, 위험에 처하더라도 구조요청이 쉽지 않다. 최근 발생한 5건의 익사사고 중 3건도 날이 저문 뒤 일어났다.

옥천소방서 관계자는 “아무리 수영에 능한 사람도 물속에서 당황하면 순간적으로 대처능력을 잃게 된다”며 “물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구명조끼 등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얕은 곳이라도 혼자 가거나 해가 진 뒤엔 들어가지 말라”고 말했다

잡은 다슬기를 담기 위해 고무 대야나 대형 채집망을 허리에 차고 들어가는 것도 피해야 한다. 물에 빠졌을 경우 수영을 하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수영 실력을 믿고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중심부는 유속이 매우 빨라 전문적 수영실력을 가진 사람도 위험해 질 수 있다.

수심이나 지형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이 고개를 숙이고 다슬기만 쫓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깊은 곳으로 들어가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먼저 높은 곳에서 지형을 파악한 뒤 물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옥천군 관계자는 “여름철을 앞두고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안전 불감증이 더 큰 문제다. 사고가 발생한 현장 주변에 시민수난구조대를 배치하고 순찰활동을 강화 하겠다”고 말했다./박승룡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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