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옥천] 옥천군, 가뭄 종합대책 상황실·농촌 일손돕기 등 민원행정 눈길
‘농가피해 줄이자’… 멧돼지 먹이주기 사업 등 역발상 행정 주목
군·소방서·건설업체 등 민·관 협력해 가뭄지역 물 공급 등 실시


“비가 조금 와서 옥수수가 잎을 내는데 고라니가 뿌리째 먹어, 농사 이젠 힘들어서 포기 할 수밖에….”
가뭄과 인력난에 허덕이던 농민들을 돕기 위해 민·관이 협력, 물 공급 등 농업용수 확보에 물꼬가 조금 트이자 유해조수의 2차 피해로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옥천읍 대천리에서 농사를 짓는 오연주(58)씨는 요즘 밭작물 피해로 고심을 하고 있다.
가뭄으로 밭작물 작황이 줄어든 데다 조금내린 비로 옥수수가 잎을 내기 시작했는데 고라니가 뿌리째 먹어 치우면서 농업을 포기한 상태다.

오씨는 “밭 300평에 조금씩 내다팔 작물을 심고 있는데 고라니 녀석이 하룻밤 새 농작물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놔 이제는 농사짓기가 정말 힘들다.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으니 이제는 포기하고 다른 일을 찾아봐야 겠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농민들의 피해가 커지자 옥천군은 농민들을 살리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내걸고 나섰다.
유해조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피해지역 주변에 고구마 등 야생동물 먹이(관련기자 3면)를 공급해 농가 습격을 줄이는 ‘역발상 당근책’을 내놓았다.

군은 지난달 11일 당근과 고구마 200㎏을 청산면 교평리와 청성면 화성리 등 2곳의 멧돼지 이동 경로에 뿌려 놓았다. 고구마와 복숭아 농장이 있는 이 지역은 해마다 멧돼지가 자주 출몰해 밭을 파헤치고, 농작물을 먹어 치우는 바람에 농민들의 시름이 깊은 곳이다.

결과는 바로 성과로 나타났다. 멧돼지뿐만 아니라 고라니까지 농가부근에 아예 출몰조차 하지 않고 있다.
이에 군은 3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가을 수확기까지 ‘멧돼지 먹이 주기’ 시범사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수렵이나 포획만으로는 굶주린 멧돼지를 퇴치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멧돼지에 먹이를 주어 농경지와 주택가로 내려오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옥천군의 유해 야생동물 자율 구제단은 지난해 멧돼지 275마리와 고라니 1875마리, 올해는 멧돼지 104마리와 고라니 856마리를 잡았다. 하지만 야생동물에 의한 옥천군의 농작물 피해 면적은 2014년 4만2575㎡, 2015년 5만3129㎡, 지난해 9만4974㎡로 늘고 있다. 올해도 피해 신고가 101건 접수됐다. 이중 멧돼지가 가장 큰 골칫거리다.

또한 군은 인력난에 허덕이는 농가를 돕기 위해 5~6월까지 ‘농촌일손돕기’행사를 마련해 적극 지원에 나서고 있다.

군은 13일까지 총 5개 실·과 62명에 농촌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각 실·과는 읍면에서 추천받아 영세하고 고령인 농업인들을 우선순위로 돕고 있으며 농번기 농사일정에 맞게 1대1 결연을 맺기도 했다.

청산면으로 봉사활동을 다녀온 추복성 옥천읍장은 “가뭄과 인력난으로 상심이 큰 농민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직원들이 불평 없이 따라주는 것에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서 동이면 이장협의회장은 “바쁜 농번기철은 인력 한명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봉사활동을 나와 준 공무원분들에게 농민들을 대표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옥천군은 김영만군수 직영으로 가뭄대책상황실을 운영하면서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고 있다.
군은 실시간으로 상황보고를 받고 급수지원, 양수기 대여, 농작물 피해예방 인력지원 등 신고가 접수되면 상황실에서 즉시 관련기관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특히 소방차량으로 농업용수 공급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서 대량으로 물을 옮길 수 있는 레미콘 회사에 협조공문을 보내 논 상태다.

류출열 환경농업팀장은 “농민들의 가뭄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민간 업체까지 협조공문을 보내 논 상황이다. 농가들의 피해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장마철까지 상황실을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조규룡 이장협의회 회장은 “가뭄과 인력난으로 고생하는 농민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은 옥천군민 모두의 관심과 사랑뿐이다. 이 궂은일을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에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군은 지난달 30일부터 농업재해지역 특별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1억7500만원의 가뭄극복 예비비를 집행해 하상 굴착 등 용수원 확보에 사용할 예정이다. 축산 분야는 폭염에 따른 가축 피해 예방에 주력한다.

군은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것을 예상, 가축 일사병 예방 등을 위한 행동요령을 축산농가에 전달했다. 또 기상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축산단체 등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해 유사 시 축산재해 최소화를 위한 TF팀을 가동할 계획이다.

군은 가축재해에 대비하고자 올해 2억8000만원의 사업비를 편성해 가축질병 및 시설피해 농가의 재생산 여건 보장을 위한 보험료를 지원 중이다.

김영만 군수는 “각 실·과에서 가뭄피해 민원처리를 ‘선 조치 후 보고’를 원칙으로 농가들의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인력 및 지원을 아낌없이 처리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해 농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가뭄 극복을 위해 전사적 차원으로 대응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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