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충남]안녕 21세기!

2012년 새해 첫 월례만남의 시간이다. 올해도 건강하게 일하시고 가정에도 평화와 행복이 깃들길 바란다.

이 자리에서 열리는 마지막 신년식이다. 이 조례를, 앞선 선배님들은 80년 동안 해오셨다. 80년 동안 충남도정을 이끌던 대전청사의 역사가 올 한해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충남도정이 지나왔던 많은 시간에 대해서 뜻깊게 되새겨보고 80년의 역사가 가져왔던 많은 영광과 우리 현실에 대해서도 되새겨보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80년 동안 대전시민과 함께 충청남도민들로서 함께해온 시간인 만큼 올 한 해 동안 대전시민 여러분과 아쉬운 석별의 정을 나누는 그런 1년이 됐으면 좋겠다.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늘 반복되지만 만나고 헤어지는 그 순간이 중요하다. 헤어진다고 영원히 헤어지는 것이 아니지만 대전 80년 충남도정의 역사에서 마지막 해인 만큼 대전시, 시민들과 각별한 애정과 석별의 마음을 올 1년 동안 잘 보여줬으면 좋겠다.

지난해 세밑에 국회가 내년도 정부예산을 확정했다. 충남도청 신축사업비를 포함해서 총 911억원의 증액이 있었다. 도청 여러분들의 수고와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국회 예산 중액활동에 온 힘을 쏟았던 도청 공직자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또한 새로운 도청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부터 내포신도시로 나가서 어려운 여건속에서 노력하고 있는 도청이전추진본부 동료들에 대해서도 늘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충남개발공사나 도청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많은 분들이, 본진이 올 12월 차질없이 이전사업을 할 수 있도록 힘써서 일하고 있다. 선발대 여러분들께 큰 박수 보내달라.

우리는 이제 80년의 대전청사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는 새로운 충남도정의 역사를 시작한다. 충남도정에도 큰 전환점이고, 또 올 한해는 총선과 대선이라는 아주 커다란 변환이 있다. 이 전환이 갖는 큰 시대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동안 힘써서 이끌어 오셨던 대한민국이, 이번 총선과 대선을 통해 국민들 여러분들은 또 다른 선택을 하실 것이다. 보면, 지도자들이 끌어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국민들이 결정하는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도, 김대중 대통령도, 노무현 대통령도, 이명박 대통령도 국민들이 선택하신 것이다. 국민을 선택하셨던 용도가 어떤 때는 적중할 때도 있고, 목수가 연장을 선택하다보면 적중하는 연장도 있고 적중하지 못하는 연장도 있고 그런거다. 그런 점에서 국민 여러분들은 성과를 고스란히 잘 반영해서 또 다른 선택을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민주공화국의 역사에 있어서 확실한 전환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걸 뭐라고 해야 하나. 2010년도 선거할 때 제 마음 속에 딱 한 단어 갖고 도지사 선거에 임했다. “20세기여 안녕” 이거였다. 20세기에 우리를 이끌었던 모든 상식 대한민국을 규정했던 모든 상식이 저희들 대에는 다른 차원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각성과 다짐을 했다. 정치로 본다면 선거 때마다 이합집산하는 정당 이제 그만둬야 한다. 그렇게 하면 선진국 정치 안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우리 사회 곳곳에 성공신화라는 이름으로 그 성공여부가 과정상의 어떠한 행위도 다 정당화될 수 있다고 믿었던 시절이 있었다. 식민지와 전쟁 겪으면서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 있다. 죽고사는 문제가 급한데 상식이나 원칙을 따지는 것은 한가해 보일 수 있다. 그런 것을 이해할 수 있었던 시절이 20세기였다고 생각한다. 이제 식민지도 끝났고 전쟁도 끝났다.

1980년대 어느 시점에서는 생존의 시대로부터 가치의 시대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생존의 시대는 죽느냐 사느냐 이지만 가치의 시대는 옳으냐 그르냐는 시대이다. 이 시대의 변화에 맞춰서 정부의 역할 사람도리의 역할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제 소신이다.
마치 컴퓨터 도스 시절에 주변기기 프린터도 도트썼고 인터넷없었다. 그 뒤 윈도 시대로 넘어갔다. 윈도 95시대로 넘어오면서 전혀 다른 환경, 인트라넷까지 되면서 업무환경이 아주 바뀌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게 도스의 시절이라면 가치, 삶의 질 문제가 윈도우 시대이다. 이에 맞게 주변기기가 다 바뀌어야 한다. 지금 도트 프린터기 쓰는 사람 아무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그러고 있다. 윈도우 인터넷 시대가 됐으면서도 도스 시절에 쓰던 도트 프린터 쓰고 있다. 그거 잘 맞추자는 것이 제가 말하는 혁신이다. 없는 것 만들어서 부산스럽게 하자는게 아니다. 그거 안바꾸면 일이 안되니까 바꾸자는 것이다.
3농혁신 행정혁신 다 마찬가지이다. 이제 청와대 혼자 끌어갈 수 없는 시절이다. 중앙정부와 과천청사의 능력으로는 끌고갈 수 없게 변화됐다. 고상한 이념때문이 아니라 못 따라가는 시대가 됐다. 변한 시대에 맞게 가자는 것이 자치분권 혁신이다.
3농혁신도 농업국가 베이스위에 산업화라는 것이 얹어졌을 때 발생하는 엇박자들, 이미 전세계 경제는 하나가 됐다. 이제 한몸으로 경제적 메카니즘이 통해져 있다. 문제는 이것을 전제해놓고 어떻게 풀 것인가 대응해야지, 따로 살자는 정책은 있을 수 없는 발상이다. 개방정책 문제에 대해서 찬반문제로는 절대 답이 안나오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놓고 그에 따라 각 국과별로 대책 마련하는 것이 오히려 빠르고 필요하다. 그래서 고민하는 것이 3농혁신이다.

생존의 시대는 배만 채우면 됐다. 유전자 조작인지, 가축들이 좋은 환경에서 사육됐는지, 유정란인지 자연란인지 따졌나, 없어서 못먹었다. 그러나 지금은 따진다. 이 바뀐 환경에서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혁신이다. 행정혁신도 마찬가지다. 20세기를 관철했던 모든 논리들, 여러분이나 저는 약간 나아치가 있지만 결국 식민지와 전쟁 세대의 유산을 받고 산 세대이다. 그 시대의 상처를 고스란히 부여받고 인생을 출발했는데, 그때 가지고 있었던 시장과 공무원, 국민의 역할, 기업의 역할 이 틀 갖고는 대한민국 끌고갈 수 없다. 시민단체와 주권자들의 권리와 책임을 보장하고 요구해야 하는데, 이것을 함께 조직하는 공직자의 능력을 함양하는 것이 행정혁신의 주요 주제이다.

이문제르 푸는데 혁신을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이다. 지는 안 가고 나만 가게 해놓고 나만 고생시키고 바보되는 것 아냐, 이 불신 극복하는 것이 혁신의 가장 기본적 작업이다. 공동체는 반드시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 신뢰없는 집단생활은 불가능하다. 공동생활과 사회생활의 핵심은 신뢰이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신뢰라는 자산을 얼마나 갖고 있나 보면 우리는 더 많이 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있다. 성공한 분에 대한 서민들의 불신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성공이 존경으로 통하지 않는 불신의 구조가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성공이 불신으로 이어지면 사회가 어떻게 유지되겠나. 모든 혁신의 근본에는 신뢰라는 자산을 축적해야 한다. 3농, 행정혁신, 자치분권에 있어서도 그렇다.
자치분권 혁신, 중앙정부에 대한 배타심과 시기질투심 그게 아니다. 중앙정부 공무원 너무 힘드니 우리가 도와줄게 이 관점이다. 이 관점으로 풀어도 결론은 똑같이 난다. 20세기까지는 싸워서 뺏어오는 것이었지만 21세기는 중앙정부도 힘들어 우리가 도와줘야지 이 관점으로 문제를 풀어보자.
상대의 언행을 선한 의지로 해석해도 절대 손해보지 않는다. 20세기에는 의심하고 불신하라고 배워왔다. 21세기 화두는 선한 의지대로 믿어줘도 절대 손해 보지 않는다. 손해보는 것 같아도 손해 안본다. 그리고 그렇게 고민할 때 자기에게 복이 오고 자기 업무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 우리는 헤겔이 변증법에서 말한 안티테제에 머물고 있다. 사랑과 용서보다는 분노와 증오로 접근했던 것이고, 높다 낮다 이쁘다 밉다는 차별지(차별해서 비교해 얻어지는 인식)로 인식하는게 안티테제 수준이다. 이걸로는 절대 복을 못받는다. 좋은 결론 낼려면 밉다 보기싫다는 반대하는 마음으로 접근해선 안된다.

(조직내 인사문제 등에서 발생하는) 분노와 미움의 감정을 한번 더 들여다보면 자기 일을 사랑하는 욕구와 그 일을 더 잘하고 싶은 소망이 그 밑에 깔려 있다. 사랑하고 소망하는 마음이 방해받고 좌절하니까 미움과 분노가 발생하는 것읻다. 이 감정은 굉장히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감정을 즉자적으로 누군가에 대한 미움으로 풀어내면 결과적으로 도움이 안된다. 분노, 미움, 불편함이 있다면 또 한 번 들어가서 사랑과 소망이라는 보물을 발견해주길 바란다. 자기가 하고싶은 사랑과 소망으로 일하면 개인도 발전하고 조직도 발전한다. 그 마음으로 도청이전도 하고 3농혁신도 하고 행정혁신도 하고 자치분권도 하자. 이 마음이 기본이다. 우리 조직원들이 선한 의지를 갖고 자기가 갖고 있는 온전한 사랑과 소망으로 일할 수 있다면 충남도 조직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정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저도 도지사로서 그렇게 해보겠다. 도지사 앞에서 자꾸 농성하시고 안희정이 물러가라 하면 앉아 있다보면 굉장히 힘들다. 왜 힘들지 스스로 물어보면 ‘도지사에게 너무한 것 아냐’ 이런 생각이 난다. 너무한 것 아냐 이 마음의 서운함을 보면 권위의식도 있겠죠. 그 권위의식까지 버리면 또 뭐가 있지, 그러면 도지사로서 더 잘하고 싶은데, 열심히 잘하려는 노력에 대해 인정받고 싶은데 이런 마음이 있는 것이다. 그러면 더 대화를 하면 된다. 그런 것을 지난 1년6개월 동안 조금씩 배우고 있다. 사랑과 소망은 주일날 회개할 때만 쓰는 단어가 돼서는 안된다. 일상의 언어가 돼야 하고 이것이 21세기 우리의 핵심 가치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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