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서울시] 70년대 초 석유파동 당시 비상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마포 석유비축기지'가 40여 년 만에 시민문화공간으로 변신해 올 상반기 개장을 앞둔 가운데, 박원순 시장이 이와 비슷하게 방치된 대규모 가스저장고를 주거‧상업‧문화 시설을 갖춘 작은 도시로 뒤바꾼 오스트리아 빈의 도시재생 현장을 찾았다.

 6박8일 일정으로 유럽 순방길에 오른 박원순 시장은 1일(토) 오전 10시<현지시간> 산업화시대 쓰임을 다한 공간에 새로운 기능을 부여해 성공적으로 재사용하고 있는 대표 사례로 꼽히는 '가소메터 시티(Gasometer City)'를 시찰했다.
 이날 현장시찰에는 올 가을 첫 개최되는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9.1.~11.5.) 운영위원장인 승효상 건축가가 동행한다.

 '마포석유비축기지'는 석유, '가소메터 시티'는 가스 저장소였다는 점과 재생 이후 활용용도가 조금 다를 뿐 쓰임을 다한 거대한 애물단지를 도시재생이라는 21세기 트렌드에 맞춰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가소메터 시티'는 이름 그대로 해석하면 '가스저장고 도시'다. 1899년에 건립돼 1986년 가동을 중지할 때까지 87년간 빈 지역에 가스를 공급하던 저장고 겸 공장 4개 동을 지난 2001년 주거를 중심으로 문화, 상업, 편의시설을 갖춘 주거복합단지로 재생시켰다.

 수명을 다하고 방치됐던 거대한 애물단지가 600여 개의 주거용 주택과 247개 기숙사, 유치원, 기록보관서, 대단위 쇼핑단지, 공연장 등으로 변모하자 '가소메터 시티'가 소재한 짐머링(Simmering) 지역은 도시 외곽의 낙후된 산업지역에서 지금은 오스트리아 전역에서 찾아오는 도시가 됐다.

 이 프로젝트가 순조롭게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1986년 가스저장고가 수명을 다하자 빈시(市)는 산업시대의 상징인 이곳을 철거하지 않고 보존건물로 지정했고, 시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혐오시설인 가스저장고 때문에 낙후되고 있는데 그대로 두면 주변 일대가 더 낙후될 것”이라는 시민들과 “폐기된 산업유산을 재활용해 도시 역사의 한 부분으로 보존하자”는 빈시가 대립했다.

 하지만 빈시와 시민들이 수차례 머리를 맞댄 끝에 주거공간을 포함하는 것으로 대안을 마련, 2001년 현재의 모습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 쓰임을 다한 산업유산 활용, 거버넌스, 친환경, 낙후됐던 지역의 활성화 등 서울형 도시재생을 관통하는 키워드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마포석유비축기지는 70년대 초 석유파동 당시, 비상사태 대비를 위해 매봉산 자락에 조성한 유류저장탱크(지름 15~38m, 높이 약 15m, 총 5기)와 주변시설 14만㎡로, 건설 당시부터 1급 보안시설로 분류돼 약 40년 간 시민들의 접근·이용이 철저히 통제됐던 곳이다. 공연장, 전시장 등 시민문화시설로 재생 중이다. (‘12.10. 기본구상→ ’14.8 국제현상설계공모 당선작 발표→ ‘15.12 공사 착공→ ’17. 상반기 개원)

 서울시는 마포 석유비축기지 재생을 비롯해 서울로7017, 다시세운프로젝트 등 과거 산업화 시대 유산을 시민을 위한 휴식‧문화 공간으로 종합재생하는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아울러, '가소메터 시티' 같은 외국의 창의적 도시재생 사례를 서울의 실정에 맞게 벤치마킹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시장은 “가소메터 시티 도시재생현장을 가보니 곧 개장할 마포 문화비축기지와 서울로7017, 다시세운 프로젝트의 미래가 보였다”며 “쓰임을 다한 산업유산에 대한 재생을 통해 도시의 결과 역사문화적 숨결을 보존하는 가운데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 사업을 지속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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