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제주도] 3월 24일∼25일 이틀간 개최되는 제7회 서귀포봄맞이축제의 테마프로그램으로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남극노인성(老人星, Canopus)을 주제로 고려 및 조선시대 때 국가제사였다가 자취를 감춘 남극노인성제를 재현하고 봉행한다. 지난 2013년 서귀포봄맞이축제에서 처음으로 지낸 후 올해로 다섯 번째 지내는 제의행사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극성(南極星), 남극노인성(南極老人星), 수성(壽星), 남극수성(南極壽星), 수노인(壽老人)과 같은 별칭을 지닌 노인성은 예로부터 인간의 수명을 관장한다고 여겼다. 북극성이 망자를 위한 안내자라면 남극성은 살아 있는 사람의 안내자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노인성을 제대로 관찰할 수 있는 곳은 국토남단인 제주다.
그나마 지리적으로 노인성을 관측할 수 있는 곳은 남쪽이 트여있는 서귀포다.

‘토정비결’의 저자 토정 이지함이 노인성을 보려고 한라산에 세 차례나 오르기도 했다. 청음 김상헌은 제주에 안무어사로 6개월여 있었으면서도 노인성을 보지 못함을 애달파했다. 세 번을 보면 무병장수하고 아홉 번을 보면 구천(九天)에 태어난다고 하는 별자리이기에 그랬다. 이렇듯 옛 사람들은 서진노성(西鎭老星)이란 이름으로 서귀진성에서 바라보는 노인성을 영주12경의 하나로 꼽았고, 제주에 가면 꼭 이 별을 보고 수명장수와 무병장수를 간절히 바랐다.

국가에서도 노인성이 나타나면 그 해 나라에는 병란이 사라지고 국운이 융성한다고 여겼다. 고려 때는 개성 남교에서 국가제사로 노인성제를 지냈고, 조선시대에 와서는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따라 소사(小祀)로 노인성제를 올렸다. 국가제사는 춘분과 추분일에 두 차례 지냈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노인성에 대한 깊은 관심은 세종·중종을 비롯하여 많은 임금들이 한라산에 가면 노인성을 볼 수 있고, 그래서 제주 백성들이 노인성의 정기를 받아서 수명 장수한다고 여기며 부러워했다. 그러나 노인성제는 조선 중종 이후에 자취를 감춘 뒤 500여 년 동안 국가에서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

이러한 역사성과 장소성, 문화적 가치를 지닌 서귀포에서 축제의 핵심프로그램으로 남극노인성제를 재현 봉행해 온 민간단체인 서귀포봄맞이축제조직위원회(위원장 이석창·윤봉택)는 “한반도에서 노인성을 유일하게 관측할 수 있는 서귀포라는 지역적 차별성에 근거하여 남극노인성제와 별자리관측체험을 테마로 독특한 문화관광 컨텐츠로 개발 육성하고, 나아가 노인성제를 국가제사로 복원하여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시켜 나가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고 있다.

남극노인성제는 축제 첫날인 24일 오후 6시 이중섭공원에서 정의향교의 집전으로 봉행할 예정이다. 제사가 끝난 뒤 이중섭미술관 앞마당에서 노인성 관측체험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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