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제주도] 서귀포시 감귤박물관은 123년 된 도내 최초 하귤나무를 기증받아 3월중 식재한다고 밝혔다. 이 나무는 경주 김씨 김부찬 등 오형제가 기증하는 것으로, 1894년에 갑오개혁의 주역 김홍집에게 받은 하귤 씨앗 3개 중 두 그루는 고사하고, 살아 전해지는 한그루다.

감귤박물관은 2005년 개관이래 박물관을 대표할 랜드마크와 포토존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금번 감귤박물관에 식재될 하귤나무는 높이 12미터, 매년 하귤열매 300여개 이상이 달려 향후 수십년간 감귤박물관의 랜드마크로써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증식은 개학으로 바쁜 김부찬 교수와 형제들의 일정에 맞추어 3월 중순경 개최될 예정이다.

한편, 금번 식재될 하귤나무는 문헌으로 유래가 나와 있는 몇 안 되는 나무로 역사 및 학술적 가치가 상당하다.

널리 알려진 대로 지금 주종을 이루고 있는 서귀포 온주밀감은 왕벚나무의 자생지가 제주도임을 세계식물학계에 보고한 프랑스의 타케(Esmile J. Taque) 신부가, 1911년 미장온주 14그루를 근무지였던 서홍성당(현재 서홍동 면형의 집)에서 시험 재배하게 된 것이 시초다. 반면 하귤의 경우에는 학계에서도 자생종인지 외래종인지 결론이 명확히 나지 않았다. 하지만 금번 하귤나무는 문헌에 유래가 있어 더욱 가치가 크다.

경주김씨 종손인 김부찬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보유한 『경주김씨익화군제주파세보권일(慶州金氏益和君濟州派世譜卷一)』에 따르면 금번 식재될 하귤나무의 유래가 10쪽 분량으로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자료에 따르면, 고종 31년(1894년) 가뭄으로 인해 말 200필이 폐사하였다. 이에 서귀포시 신효동에 거주한 경주김씨 故 김병호 옹은 큰 부담에 감목관을 폐지시켜 달라고, 갑오개혁을 추진 중이었던 일가친척인 김홍집 당시 총리교섭통상사무(總理交涉通商事務)을 만나기 위해 상경하였다. 사흘간 머물며 감목관 폐지를 확답 받았으며(1895년 초 폐지), 김홍집 총리는 떠나는 날 아쉬움에 하귤나무 씨앗 3개를 故 김병호 옹의 손에 쥐어 주었다.

씨앗 3개중 두 개는 시집을 간 서귀포에 거주하는 두 따님에게 주었고 나머지 하나는 본인의 집에 심었다. 호근, 서호의 나무는 수십 년 전 고사하고, 종가에 심은 나무는 지금까지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문헌에 따르면, 이 나무가 도내에 최초로 도입된 하귤나무로 밝히고 있다.

기증자인 김부찬 교수는, “어릴 적부터 마당에 심어진 하귤나무를 보며 자랐다. 증조부께서 심은 나무에 달린 열매 300개만큼 자손들이 번창했다. 나무가 없어지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면서도, “기증을 결심하기까지 넷째인 부현(현 신효애림계장)을 비롯한 형제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향후 감귤박물관이 전문적인 관리를 통해 하귤 역사의 산 증인인 이 나무를 오랫동안 보전해주길 바란다.”며 당부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감귤박물관과 지역을 위해 소중한 나무를 기증해주신 다섯 형제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며, “수령만 100년이 넘은 만큼 철저한 관리를 통해 오랫동안 감귤박물관의 랜드마크로 가꾸겠다.”고 감사와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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