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기타종교] 5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신천지 서울교회에서는 각 나라 외국인 근로자들 200여 명이 밝은 얼굴로 연신 “감사합니다”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이들은 외국인 200만명 시대에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대한민국에 온 외국인 근로자들이지만 병원 진료시간보다 긴 근무시간, 의료진과 의사소통의 어려움, 치료비 부담 등의 이유로 의료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에 신천지 자원봉사단 서울·경기동부지부(지부장 정천석)는 올해 4회째 진행하는 주한 외국인 근로자 튼튼 프로젝트 ‘찾아가는 건강닥터’를 실시했다.

행사에 앞서 어린이들과 함께하는 레크레이션으로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으며 예술단의 전통공연에 외국인 근로자들은 카메라를 꺼내들고 박수와 휘파람을 불며 환호했다.

이날 건강닥터는 내과, 한의과, 치과 등의 의료 부스와 스포츠테이핑, 오라 건강체크, 식품과체질검사 등도 마련됐으며 이밖에도 네일아트, 색깔아트테라피, 향기테파피, 가죽공예, 풍선아트, 한지공예, 액자·핸드폰 고리 만들기, 캄보디아 음식 등 다채로운 체험과 먹거리 부스가 운영됐다.

“어디가 제일 아프세요?”
“어금니가 아파요. 병원에 가서 치료 받을 생각도 못했어요”

내과 부스와 치과 부스에는 치료를 받으려면 줄을 지어서 오랫동안 기다려야할만큼 인기가 많았다.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메헤리(36·네팔)씨는 시끄러운 기계소리들을 늘 듣다보니 청력이 매우 나빠졌고, 먼지가 많은 속에서 일하다보니 폐가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다.

건강진단과 함께 이(耳)침 시술을 한 그는 “폐기능이 안좋다는 사실도 몰랐는데 조기에 진단해 진행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니 도움이 많이 됐다”며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라면이나 닭고기를 좀 덜 먹어야 돼요. 후라이드 치킨 같은거..”
“물 얼마나 먹어요? 일하면서 물을 옆에 두고 수시로 먹는 게 좋아요”
“전체적으로 건강하지만 소화기가 약한 편이니 찬음식을 조심하세요”

의료 부스마다 줄이 이어져 의료봉사자들은 숨 돌릴 틈도 없이 한 명 한 명을 정성스럽게 진료했고 개인에 맞게 생활 속 건강관리 요령도 알려줬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생각보다 시간적·경제적으로 의료접근성이 열악한 것 같아서 안타까워요.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 더 효과가 좋을텐데…” 의료봉사에 함께한 전문의가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고된 노동까지 더해져 목, 허리, 근육통, 관절염에 시달리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찾아가는 건강닥터’는 반가운 일이었다. 특히 한의과는 1분이라도 더 오래 몸을 맡기겠다고 앞다투어 몰려들었다.

미얀마에서 온 타인(31)씨는 의료진에 섬세한 손길의 침이 닿자 신기한 표정을 지으며 “보험적용이 안되서 한의원은 가기가 힘들다”며 “침을 맞으니 몸이 한결 가벼워 지는게 느껴진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신천지 자원봉사단 정천석 서울경기동부지부장은 “찾아가는 건강닥터로 외국인 근로자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고 대한민국의 훈훈한 정을 느끼는 따뜻한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신천지 자원봉사단은 인종과 국경, 종교를 초월해 빛과 비와 공기같이 참 사랑의 온기를 봉사로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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