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청주준법지원센터 채홍종 책임관
[불교공뉴스-청주시] 필자가 아침에 출근하여 오늘의 스케줄을 살피고 있을 즈음 사무실 문을 열고 한 중년 여성(45세)이 들어온다. 그 여성(이하 대상자)은 “오늘은 어디로 가나요”라고 묻는다. 오늘은 요양원이며, 내일은 ○○동 소재 영구임대 아파트 경로당에 나간다고 설명하고 하루를 시작한다.
얼핏 보면, 필자가 하는 일이 비서인지 매니져인지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필자는 법무부 청주준법지원센터에서 사회봉사를 담당하는 채홍종 책임관(6급)이다. 요즘 필자의 주요 일과다.
법무부는 2014년 5월부터 ‘사회봉사 국민공모제’를 도입했다. 국민으로부터 신청받아 꼭 필요한 사람에게 사회봉사명령자들을 배치하는 수혜자 중심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청주준법지원센터에서는 여러 방법으로 사회봉사 국민공모제를 홍보하고 있지만 직원들은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발로 뛰는 행정을 통해 제도를 소개하고 특기나 재능을 가진 봉사자를 활용하여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대상자는 한 순간의 실수로 전과자가 되어 사회봉사명령을 받게 됐다. 처음 청주준법지원센터에 방문 당시 사회봉사에 대한 걱정이 컸으나 자신이 과거 미용사로 활동하였다며 그 특기를 살린 사회봉사가 가능한지 물었다.
자체 심의 결과, 대상자를 복지시설과 소외계층에 투입하여 이·미용을 통한 사회 봉사로 집행하기로 결정됐다.
이후 청주, 보은 소재 요양원에서 어르신을 위한 이․미용 봉사를 마치니 일정에 공백이 생겼다. 이에 필자는 청주 소재 영구 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방문하여, 사회봉사 국민공모제에 대해 설명한 후 대상자의 봉사 스케줄을 잡았다. 나는 순간 생각했다. 나의 직업은 ‘매니져’ 인가?
그러고 보니 필자는 이미 대상자의 매니져가 되어있었다. 스케즐 관리, 차량운전․안전대책 강구․필요한 서비스 제공......나의 이런 수고가 대상자를 통해 지역사회 주민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니 흐뭇함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필자는 오늘도 전화기를 들고 대상자의 남은 스케즐을 잡고 있다. 이번에는 충북 괴산군 불정면 소재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을 위한 사회봉사 스케줄 이다. 필자는 내일부터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대상자를 데리고 종횡무진 지역사회를 누빌 것이다.
나는 보호관찰관이자, 사회봉사대상자의 매니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