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청양군] 이번 주말이면 24절기 중 두 번째인 우수(雨水)를 맞는다. 우수는 눈이 녹아서 비나 물이 될 정도로 날씨가 풀린다는 뜻이니, 자녀들의 손을 잡고 봄나들이 또는 학습여행을 떠나기 좋은 계절이다.

주말을 기해 국민가요 ‘칠갑산’으로 널리 알려진 충남 청양군을 찾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위대한 애국혼을 가슴 깊이 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청양군은 1895년 을미사변과 1905년 을사늑약 이후의 의병사로 볼 때 대한민국 전체를 통틀어도 타 지역의 어깨 위에 자리하고 있다.

면암 최익현(1833~1906)을 비롯해 대표적인 항일운동으로 손꼽히고 있는 ‘홍주의병’을 주도한 민종식, 이세영, 안병찬, 한훈, 채광묵 등이 모두 청양인들이다. 홍주의병의 애국혼은 후에 정산·운곡면 등지의 3·1만세운동으로 이어졌으며, 일제강점기 150여 명에 이르는 독립운동가를 배출하기도 했다.

청양군 목면 송암리에 있는 모덕사는 면암 선생의 영정을 모신 곳으로 1914년 건립됐다. 현판에 새겨진 ‘모덕’은 고종황제가 내린 글 가운데 ‘면암의 덕을 흠모한다’는 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면암은 1855년 문과에 급제해 사헌부 장령에 올랐다.

그러나 대원군의 정책을 비판하는 상소문을 여러 차례 올리면서 유배형에 처해졌다. 또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을사5적을 처단할 것을 주장하며 전라북도 태인에서 의병을 모집해 일본군과 싸웠다.

그러다 일본 헌병대에 체포되어 대마도로 끌려가 단식으로 저항하다 끝내 순국하기에 이르렀다. 현재의 모덕사에는 선생이 거주했던 고택 옆에 마련된 사우와 장서각, 유물을 보존한 전시관이 있다.

알프스마을 얼음분수축제로 유명한 청양군 정산면 천장리에는 의병대장 민종식의 생가와 유허비가 있다.

민종식은 이조참판 등 탄탄대로의 관료생활을 보내다 명성황후가 시해되는 치욕적인 일이 겪은 후 모든 관직을 버리고 정산면 천장리로 낙향했다.

이후 을사늑약 강제 체결로 나라에 위기가 닥쳐오자 본격적인 항일투쟁에 나서기 위해 의병봉기를 계획한다. 마침내 1906년 3월 예산군 광시장터에서 의병을 일으키니 모인 군중이 수천을 헤아렸다.

또한 청양군 화성면 신정리에는 청대사가 있다. 청대사는 홍주의병 기간 중 가장 활발한 독립운동을 벌였던 안창식, 안병찬, 안병림 등 3부자(父子)의 영정과 안항식의 영정이 있는 곳이다.

아버지와 두 아들이 함께 거병의 대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그로 인해 옥고를 치렀으며, 3·1운동 당시에는 유림들의 독립선언이라 할 수 있는 파리장서(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강화회의에 한국의 독립요구를 밝히고 독립을 청원)를 만드는 일에까지 참여했다.

이뿐만 아니라 3·1운동과 그 이후에도 청양출신 독립운동가들은 국내외에서 가장 활발한 항일투쟁을 펼쳐나갔다.

특히 1910년대 광복회 충청도지부에서 독립전쟁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1920년대 대한건국단, 대한독립애국단 등 비밀단체를 조직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지원활동을 쉼 없이 전개했다.

머잖아 찾아올 봄, 올망졸망 자녀들 앞세우고 충절의 고장 청양을 찾아 선열들의 애국혼을 듬뿍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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