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문화]쌀쌀한 날씨 속에 훈훈한 편지를 받는 감동은 그 어느 것에 비할 바가 아니다. 순간의 실수로 교도소로 들어간 재소자들이 출소 후 보내 온 감사와 희망의 담긴 편지는 내 삶의 영양제였다.

지난 1998년도부터 10년이 넘는 인고의 세월, 재소자들과 함께 웃고, 울었던, 사랑과 희망이 담긴 사연들을 책으로 엮었을 때는 사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하는 감동의 물결이 가득했다.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크다는 것을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라는 것도 통감했다. 나는 재소자들에게 자유에 대한 소중함을 전달해야 한다는 생각에, 처음으로 청주여자교도소를 찾아갔었다.

그렇게 시작한 교정위원 생활은 청주여자교도소 내 불자 150여 명에게 상담과 법문으로 이어졌다. 참으로 사연도 구구절절했다. 그리고 하나같이 죄를 지을 사람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착하게 태어나는데, 살다보니 주변 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죄를 지어버리고 마는 황당한 이야기들이었다. 그들이 눈물로 호소하는 억울함과 속죄의 통곡소리를 고스란히 내 가슴에 묻고 돌아와 대웅전 부처님 앞에 풀어놓았다.

일심으로~일심으로~부처님께 고합니다.
재소자들이 회한의 눈물이 내 눈에서 주르르 흘러내렸다. 이후, 출소한 재소자들의 숫자가 늘어났고, 이들로부터 오는 감사와 희망의 편지가 쌓여 갔다. 그리고 내 가슴에 고여 있던 아픔도 서서히 녹아내렸다. 
 
<혜철스님 자전 에세이 『하늘나비』는 2012년 봄날 출간예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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