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옥천] 오랜 세월 한 결 같은 일념(一念)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청산의 인동초라 할 만큼 오랜 굳센 의지로 불편한 몸에도 불구, 고향의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을 만들어 아낌없이 전달해온 기부천사 박약국의 박명식(75)씨를 모르는 이가 이제는 거의 없을 정도다.

남들이 쉽게 실천할 수 없는 향토사랑 정신으로 3, 4년 전부터 지역 학생들에 대한 관심 갖기 운동 네트워크인 ‘고향사랑 향토장학회’를 만들어 이웃과 함께하는 회원들이나 카페 운영 등으로 왕성한 장학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를 통해 진정한 고향사랑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세상이 어려워 지다보니 자연 내 아이가 없으면 교육에도 무관심해져가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점차 학생 수가 줄다보니 더욱 그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지요.”

오랜 세월동안 박약국을 운영하며 조금씩 떼어 모은 돈으로 장학기금을 만들어 기부천사로 화제를 모았던 그가 3, 4년 전부터는 장학 사업에 관심 있는 이웃을 중심으로 ‘향토장학회’ 회원제를 운영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그는 “사회적 분위기가 교육에 대한 관심이 점차 없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향토장학회였다”며 “이웃을 중심으로 함께 뜻을 같이한 분들로 십시일반 일 만원부터 금액과는 관계없이 회원제로 다음 카페를 운영해 외롭고 몸은 늙어가지만 나름 행복한 노년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세태가 변해 자식이 있건 없건 사람들이 교육에 큰 관심이 없는 것을 늘 안타까워하던 그는 언제부터인가 네트워크를 통해 금액과는 상관없이 지역 교육에 관심집중을 하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십시일반 90대 노인을 비롯 가정주부에서 4,50대 중년까지 직업과도 상관없이 참여하는 향토장학회에 벌써 50~60명이 모여들었고 아직 큰 금액은 아니지만 2000만 원 정도가 모였어요. 다 관심 있는 우리네 이웃들 덕분이지요.”

그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 청산에서 살게 할 수 있을까 고민 아닌 고민이었어요. 청산고의 경우 학생 수가 미달사태를 보이니 더욱 애가 탈 수밖에요. 지역 내 중학교 졸업생들이 모두 간다 해도 17명밖에 안되니 청산고 정원이 33명이니 항상 50%가 미달”이라며 한숨을 푹 내리 쉬었다.

또한 “교장선생님을 비롯 많은 선생님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학부모들이 외지로 빠져나가려는 생각을 하고 있어 이 같은 상황은 심각해지고 있다”며 “그래서 맨투맨으로 학생상담도 해보았고 다양한 구상을 해보았지만 역시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큰 목적 없이 학부모들만의 생각으로 고향을 떠나 읍으로 학교를 간 학생 중에 1년도 채 안 돼 되돌아오는 경우와 되돌아오고 싶어 하는 경우를 종종 보고 있다”며 “금년에만도 3명의 예가 있는데 옥천고에 가서 부적응을 보여 청산고로 전학을 시켜주지 않으면 학교에 가지 않겠다는 절박한 호소를 해온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청산고 전교생에 희망통장(5만원 입금)과 체육복을 전달한 그는 늘 청산의 후배들에게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다.

“내 아이들의 교육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확고한 모토로 살아온 그는 “지역사람들이 교육에 함께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될 때 부적응 아이들도 제자리를 찾을 수 있고 관심 속에서 성공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90세 노인이 2만원을 들고 와 함께 하고 싶다고 할 때, 한 가정주부가 5만원을 들고 올 때, 이렇게 모여진 기금이 커가는 것을 볼 때 살아있다는 행복감이 든다”고 말했다.

6년 전 작고한 부인의 자리는 휑하지만 지역교육의 주치의로서 지역민과 함께 살아가는 그는 늘 행복한 삶임에 틀림없다.

이 기사는 옥천향수신문사와 불교공뉴스가 공동 취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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