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제주도]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이문교)은 2017년 丁酉年 새해를 맞아 제주4․3평화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시무식을 개최하고 신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문교 이사장은 시무식에서 “2017년에는 모든 아픔을 밀어내고 새벽 정적을 깨우는 닭의 청명한 울음소리와 함께 힘찬 첫걸음을 내딛길 바란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지난해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열정을 쏟아 온 결과 제6회 4․3평화포럼, 4․3 제70주년 기획 등 보람된 발자취를 남겼다.”고 회상하며 “4․3에 대한 국제적 시각을 확장하고 1년 앞으로 다가온 4․3 제70주년을 준비하는 것은 4․3해결의 전환점을 맞이하기 위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4․3 제70주년의 계기적 전환점에 역사적 의미를 새겨야 한다고 강조하며 2017년 사업 추진의 기조와 포부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1) 3.1사건 70주년의 해를 맞아 3.1사건의 심대한 의미를 사유하고 역사성과 창의성을 살린 사업을 발굴, 추진한다.
2) 4․3미결 과제의 해결을 위해 민 ․ 관 협력기구 구성의 역할을 담당하고 정부 정책에 해결 대안 반영을 위해 노력한다.
3) 국민들의 4․3 의식조사를 통해 4․3의 미래방향을 설정한다.
4) 평화 정신의 숭고한 가치를 국제사회에 확산하기 위해 4․3자료 유네스코 등재를 준비한다.
5) 4․3평화공원의 평화 성지를 위해 4․3의인(義人)을 발굴하고 조형화 한다.

끝으로 이문교 이사장은 4․3평화재단 임직원들과 함께 “직장에서나 생활에서나 4․3의 가는 길에서도 불의를 용서하지 말고 4․3이 행복한 정유년을 만들어 나가자.”는 각오를 다졌다.

제주4‧3평화재단 임직원 여러분. 4‧3가족 여러분.

‘붉은 닭의 해’라는 2017년에는 가슴을 짓누르고 있는 모든 아픔을 밀어내고 새벽 정적을 깨우는 닭의 청명한 울음소리와 함께 힘찬 첫 걸음을 내디딥시다.

돌이켜 보면 지난해에는 국가 개조를 위한 시민들의 大同精神이 촛불광장에서 빛난 역사적인 해였습니다. 우리는 광장의 촛불을 통해 낡은 체제와의 결별을 시대정신으로 선언했습니다.

독일의 저명한 주간지 <디 차이트>는 한국의 촛불집회에 대해 “평화롭고 질서 정연하면서도 강력하고 성숙한 한국의 민주주의가 용기와 열정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방법을 세상에 알려 주었다.”고 격찬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다른 언론들도 촛불집회를 보는 시각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유럽과 미국은 이제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배워야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통이 없진 않겠지만 우리는 촛불 혁명을 통해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주4‧3평화재단의 내부로 돌아와 보면 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열정을 쏟아 온 결과 보람된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제6회 4‧3평화포럼은 4‧3에 대한 국제적인 시각을 확장시켰습니다. 포럼에 참여했던 석학들은 처음으로 공식 학술행사에서 4‧3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지적했습니다. 유럽 학자들은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가해자를 용서하면서 4‧3을 해결하고 있는 제주의 과거사 청산 방식을 유럽이 배워야한다고 했습니다.

4‧3 제70주년의 기획도 가치 있는 일이라 할 것입니다. 1년 앞으로 다가온 4‧3 제70주년을 4‧3해결의 전환점으로 설정하고 “화해‧상생, 평화‧인권, 생명 존중의 가치 실현”이라는 4‧3의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4대 정책과제, 15개 기념사업과 범국민 추진 기구의 구성을 제주특별자치도에 제안하였습니다.

4‧3을 축소 왜곡한 국정 역사 교과서의 폐기를 정식으로 교육부 당국에 건의했습니다. 광장에는 다수의 대중이 연대의 힘을 발휘하지만
정책 결정에는 소수의 엘리트들이 작용합니다. 따라서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를 광장에서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 의도에 반영하고자 한 것입니다.

대만 4‧3사진전 개최와 오키나와 4‧3사진전(2017년) 준비, 4‧3학술연구기금 설립 등도 4‧3해결을 위한 조용한 진전의 하나입니다.

이제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앞으로 4‧3의 해결은 범국민 연대가 필요합니다. 촛불광장에서 보여준 우애와 연대의 정신을 교훈으로 삼고
국내 정치적 상황을 4‧3해결의 기회로 만드는 지혜를 모아야합니다.

우선 4‧3 제70주년의 계기적 전환점에 역사적 의미를 새겨야 합니다. 2017년은 4‧3의 도화선이 된 3.1사건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3.1사건의 심대한 의미를 침착하게 사유해야 합니다. 그 역사성과 창의성을 살린 사업의 발굴과 추진에 힘을 실어 나가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멈칫 거려온 4‧3 미결 과제의 해결을 위한 범국민적인 동의와 대선 정치권에 반영 하는 일은 시급한 과제입니다. 이에 필요한 민 ․ 관 협력기구를 구성하는데 한 역할을 담당하고 정부 정책에 4‧3미결과제 해결 대안을 반영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70년 동안 끌어온 4‧3해결에 대한 국민의 시각을 확인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4‧3에 대한 관점은 무엇인지 신뢰 있는 의식 조사를 실시해 4‧3이 미래 방향을 설정할 것입니다.

간헐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4‧3자료의 유네스코 등재는 기록의 보존뿐만 아니라 4‧3을 해결하고 있는 평화 정신의 숭고한 가치를 국제 사회에 확산하기 위해 꼭 실현되어야 합니다.

4‧3평화공원의 평화 성지화를 위해 4‧3의인(義人)을 발굴하고 조형화하는 사업을 구체화 할 것입니다.

1945년 나치 전범을 단죄하는 뉘른베르크 재판에 참관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미국인 작가 엘리 위젤은 “힘이 달려 불의를 막지 못할 때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불의에 항거하지 못할 때는 있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직장에서나, 생활에서나, 4‧3의 가는 길에서도 불의를 용서하지 맙시다.

고은 시인은 2017년을 맞으면서 <시작의 노래>라는 詩를 발표했습니다. 그 한 구절을 신년 인사의 에필로그로 인용하겠습니다.

‧ ‧ ‧ 이로부터 벅찬 나의 시대를 연다.
절벽을 넘고 쓰러지다
쓰러지다 또 일어나
황야의 지평선을 간다
밤의 밀물로
새벽의 텅빈 썰물로
누구의 시대가 아닌
나의 시대를 연다
천년의 영감과 만년의 가치가 만나는 시대
아직 내 몸의 어느 상흔에 붙은
저 낡은 잔재의 단말마를 불지르는 시대를 연다
나의 민주주의
누구의 민주주의 흉내가 아닌
나의 시민공화의 민주주의를 연다. ‧ ‧ ‧

4‧3이 행복한 丁酉年을 만들어 갑시다.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불교공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