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대구시] 고난도 대작 오케스트라의 향연
코바체프 시리즈 : 정기연주회
명연주자 초청, 후기 낭만 피아노 협주곡의 정수
비르투오소 시리즈 :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지역 음악 인재, 창작음악 발굴 프로젝트
디스커버리 시리즈 : 협주곡의 밤, 뉴 사운드 오브 대구

전국 각 공연장과 오케스트라들이 신년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는 가운데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도 야심차게 준비한 2017년 연주 일정과 레퍼토리, 협연자 등을 공개했다.

 대구시향의 2017 시즌에서 주목할 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정기 및 기획연주회를 특성에 따라 시리즈로 세분화하여 구성했다. 이 같은 시도는 시리즈별 공연 흐름에 대한 관객들의 이해를 돕고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용이하게 한다.
둘째, 대구시향의 연주력 향상에 중점을 둔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의 역대급 고난도 레퍼토리 선정이다. 보통의 실력으로는 시도조차 하기 힘든 대곡들을 과연 줄리안 코바체프와 대구시향이 얼마나 완성도 높은 연주로 관객들에게 만족감을 안기느냐가 올해 연주의 성패를 좌우할 예정이다.
끝으로, 국내외 세계적인 지휘자와 솔리스트를 초청해 그 어느 때보다도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 코바체프 시리즈 : 정기연주회
90여 명 이상의 대편성 관현악곡 다수

 2017년 정기연주회는 총 10회가 예정되어 있다. 이른바 ‘코바체프 시리즈’로 명명된 2017 정기연주회 중 9회는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가 지휘한다. 하지만 7월에는 이탈리아 ‘아레나 디 베로나 오페라축제’ 지휘로 잠시 한국을 떠나 있을 줄리안 코바체프를 대신하여 수원시향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 중인 김대진이 객원지휘에 나선다.

 ‘코바체프 시리즈’의 주요 레퍼토리를 살펴보면 그간 무대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기에 실황 연주의 감동이 더 큰 대작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우선 관현악의 대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특색이 살아있는 세 작품을 만난다. R. 슈트라우스 자신이 갖고 있던 죽음에 대한 관념을 음악으로 형상화한 교향시 “죽음과 변용”(제431회 정기연주회, 2. 24), 초연 때부터 충격적인 내용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오페라 “살로메”에서 주인공 살로메가 헤롯왕의 사랑을 얻기 위해 추는 유혹의 ‘일곱 베일의 춤’(제435회 정기연주회, 5. 26), 그리고 웅장한 선율로 좌중을 압도하며 관현악의 극치를 선보일 교향시 “영웅의 생애”(제440회 정기연주회, 12. 15)를 연주한다.

 특히, R.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에는 100여명의 오케스트라 연주자가 함께할 예정이다. R. 슈트라우스의 대표작 중 하나로 널리 알려진 명곡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거대 편성에 약 45분에 달하는 긴 연주시간, 같은 파트 내에서도 여러 갈래로 음악이 나눠지는 복잡한 진행 등으로 연주가 쉽지 않아 지역 무대에서는 보기 힘든 작품이다. 슈트라우스는 화려한 화성과 직설적이면서도 정교한 오케스트레이션으로 여러 대상을 놀랍도록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다. 또 모든 파트의 악기들이 골고루 매력을 발산하고 있어서 오케스트라 연주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이 작품의 큰 장점이다.

 그리고 풍성하고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무대도 있다. 옛 로마의 영광과 승리를 재현한 레스피기의 교향시 “로마의 소나무”(제433회 정기연주회, 4. 7)는 3관 편성으로 트럼펫 9명, 트롬본 5명, 타악기 6명, 오르간, 첼레스타, 피아노, 하프가 각 1명씩 동원된다. 프로코피예프의 칸타타 “알렉산드르 넵스키”(제434회 정기연주회, 4. 28)에서는 100여명의 오케스트라뿐만 아니라 메조소프라노 양송미(서울대 외래교수)와 대구시립합창단 등 100여명의 합창도 가세하여 차원이 다른 대작의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또 스크랴빈이 쓴 단악장 구성의 “교향곡 제4번” ‘법열의 시’(제435회 정기연주회, 5. 26)는 대구시향이 20년 만에 다시 연주하는 곡으로 ‘1997 교향악축제’ 공연 당시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 곡은 새로운 레퍼토리를 원하던 관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대 편성의 화려함까지 선사할 예정이다. 이 밖에 모리스 라벨의 “스페인 랩소디”와 무용시 “라 발스”(제437회 정기연주회, 9. 22)에서는 명료한 선율선, 규칙적인 악절과 형식의 활용으로 빈틈없는 구성력을 보여준 라벨의 뛰어난 관현악법을 확인할 수 있다. 드뷔시의 교향시 “바다”(제438회 정기연주회, 10. 20)에서는 그가 상상한 바다를 감각적이고 환상적인 색채감으로 표현해 생생함을 더할 예정이다.

끝으로 2015년부터 이어진 말러 교향곡 연주는 2017년에도 계속된다. 이번에는 무려 5관 편성의 대작, “교향곡 제6번”(제439회 정기연주회, 11. 3)이다. ‘비극적'이라는 제목이 붙은 이 곡은 전체 4악장이 고전양식에 충실하면서도 비극적 내용을 통일성 있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명곡이다. 마지막 악장에서 둔탁한 망치소리로 묘사되는 ’세 차례 운명의 타격’은 마치 얼마 지나지 않아 말러 자신에게 닥쳐올 장녀의 죽음이나 자신의 심장병 등 일련의 비극적인 사건들을 예견한 듯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 국내외 세계 정상급 솔리스트의 무대 :
루드밀 앙겔로프, 지암피에로 소브리노, 베스코 에슈케나지,
김봄소리, 송영훈, 임지영

 2017 정기연주회에서는 세계를 무대로 활동 중인 정상급 협연자들도 주목할 만하다. 우선 해외 아티스트로는 쇼팽 스페셜리스트이자 톨레도 국제뮤직페스티벌 예술감독, 피아노 엑스트라바간자 페스티벌 설립자 겸 예술감독으로 활약 중인 피아니스트 루드밀 앙겔로프를 초청해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제432회 정기연주회, 3. 17)을 듣는다. 또 3년 전 대구시향과의 한 차례 협연을 통해 깊은 인상을 남겼던 클라리넷티스트 지암피에로 소브리노가 다시 한 번 대구를 찾아 베버의 “클라리넷 협주곡 제2번”(제433회 정기연주회, 4. 7)을 선사한다. 그리고 세계 최고(最高)의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로열콘세르트허바우의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베스코 에슈케나지가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제440회 정기연주회, 12. 15)을 통해 궁극의 낭만음악을 선보인다.

 국내 아티스트로는 두 명의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와 임지영의 협연이 눈에 띤다. 대구시향의 ‘2016 유럽투어’에서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섬세함과 열정을 뽐냈던 김봄소리가 브루흐의 전무후무한 걸작으로 꼽히는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제434회 정기연주회, 4. 28)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그리고 2015년,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리는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기악부문에서 1위를 수상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베토벤의 “바이올린 협주곡”(제438회 정기연주회, 10. 20)을 연주한다. 그리고 완벽한 기교와 따뜻한 감성을 겸비한 첼리스트 송영훈이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제1번”으로 독주 첼로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 비르투오소 시리즈 :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총 4회
세계적 피아니스트 초청,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탐구

 다채로운 정기연주회와 더불어 2017년에는 세계 명연주자들이 함께하는 비르투오소 시리즈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가 4회에 걸쳐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공연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 러시아 출신의 20세기 초 가장 탁월한 피아니스트 중 한 사람이자 최후의 낭만주의 작곡가인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을 집중 조명한다. 이 시리즈는 2월, 5월 7월, 11월까지 총 4회 개최되는데,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 “제2번”, “제3번”,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까지 차례로 연주한다.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시리즈 역시 세계적인 지휘자와 협연자를 초청하여 꾸민다.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동 중인 조르다노 벨린캄피(뒤스부르크필하모닉 음악감독), 호세 루이스 고메즈(게오르그 솔티 국제지휘콩쿠르 우승), 파블로 곤잘레스(카다케스 국제지휘콩쿠르 우승), 미카일 유로프스키(북서독일필하모닉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역임)가 차례로 지휘봉을 잡는다.

그리고 비르투오소 시리즈에 걸맞게 이 시대 최고의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발렌티나 리시차, 베리 더글라스, 알렉산드르 로마노프스키, 시몬 트릅체스키가 각각 라흐마니노프의 환상적인 피아니시즘을 선보인다. 먼저 시리즈의 포문을 열어 줄 발렌티나 리시차는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피아노의 검투사', '건반 위의 마녀'로 불리며 화려한 기교와 힘을 겸비해 듣는 이를 압도하는 연주력을 지녔다. 다음으로 아일랜드 출신의 베리 더글라스는 1986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해 현재까지 세계 곳곳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이 업적을 인정받아 2002년에는 대영제국 명예훈장을 받았다.

17세에 부조니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젊은 피아니스트 알렉산드르 로마노프스키는 뉴욕타임스로부터 “색채감과 판타지의 멋을 가진 대단한 테크닉을 지녔을 뿐 아니라, 섬세한 음악가이며 명쾌한 해설자”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끝으로 마케도니아 출신 피아니스트 시몬 트릅체스키는 탁월한 테크닉, 미묘한 표현력, 따뜻한 인간성 등으로 찬사를 얻고 있으며, BBC ‘차세대 아티스트’에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선정되었다.

◆ 디스커버리 시리즈 : 협주곡의 밤, 뉴 사운드 오브 대구 등
클래식 음악 유망주 발굴, 저변 확대 프로그램 개발

 대구시향의 디스커버리 시리즈에는 지역 클래식 인재 발굴을 위한 연주회와 관객 개발 프로그램 등이 포함되어 있다. 6월에는 ‘제51회 청소년 협주곡 밤’, 11월에는 ‘제17회 대학생 협주곡의 밤’을 통해 지역 음악인재 발굴에 앞장선다. 또 클래식 창작음악 발전과 지역 작곡가들의 창작 발판 마련을 위한 ‘뉴 사운드 오브 대구 2017’은 9월에 열린다. 이 외에도 청소년들이 눈높이에서 클래식 음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 문화 프로그램 및 연주회도 신설할 계획이다.

 2017 시즌을 앞두고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는 “지난 한 해 대구시향은 대외적으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창단 52년 만에 유럽 3개국 투어연주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10회의 정기연주회는 모두 매진을 기록하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몇몇 연주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었고, 하나씩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또 2017년에는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관 파트에 해외 수석주자가 초빙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레퍼토리에 대해서는 “올해도 수준 높은 대작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음악감독으로서의 욕심일지 모르지만 한 번 연주해 보는 것만으로도 분명 단원들의 기량 연마뿐만 아니라, 음악적 스펙트럼 확장에 도움이 될 작품들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2017년부터 대구시향 연주회의 좌석 등급과 가격이 변경된다. 일반 R석 3만원, S석 1만 6천원이며, 시야제한석인 H석은 1만원이다. 국가유공자, 장애인(1~6급) 및 장애인 보호자(1~3급), 만 65세 이상 경로, 청소년(8세 이상 만24세 이하)은 확인증 지참 시 50% 할인, 10인 이상 단체의 경우 30% 할인된다. 내달에 있을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Ⅰ(2. 10. 금), 제431회 정기연주회(2. 24. 금)는 오는 1월 10일(화) 오전 11시부터 티켓 판매를 시작하고, 그 외 공연은 추후 일괄 판매 예정이나 구체적 일정은 미정이다.

 각 공연 당일 오후 3시까지 전화(1544-1555) 또는 인터넷(http://ticket.interpark.com)으로 예매할 수 있고, 예매 취소는 각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concerthouse.daegu.go.kr)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위치한 dg티켓츠(053-422-1255, 월요일 휴무)에서 구입 시 1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단, 모든 할인의 중복적용은 불가하며,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문의 : 대구시립교향악단(053-250-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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