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공뉴스-문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7 전망”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2017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우리 사회를 주도할 것인가?는 트렌드 키워드를 통해 2017년 한 해의 우리나라 소비문화의 흐름을 전망해보고 있다. 또한 2016년 ‘대한민국 10대 트렌드 상품’을 선정하여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트렌드 상품이나 이슈 10가지를 공개하고 있다. 2001년 ‘Golden Pig’의 10대 키워드로부터 시작된 <트렌드 코리아> 시리지는 해마다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주요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다.

저자들은 시리즈 전통에 따라 그 해의 10대 트렌드 키워드 첫 글자를 모아 해당연도의 띠 동물이 포함되도록 하는 전통에 따라 2017년의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를 ‘CHICKEN RUN’으로 선정하였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자 비상의 날개를 펴고 극적으로 울타리를 탈출한 애니메이션 영화 《치킨런》의 주인공들처럼 철조망 울타리에 갇힌 것같이 정체와 혼돈을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나라가 2017년에는 새롭게 비상하길 기원하는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한다.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파트는 2016년 소비트렌드를 회고하는 것이고, 두 번째 파트는 2017년 소비트렌드를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의 사방이 철조망 울타리로 꽁꽁 둘러싸인 형국이다. 산업의 생산성이 전반적으로 정체하고 있는 가운데, 전자-자동차-조선-해운-철강-건설 등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강세 산업의 국제경쟁력마저 날로 그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perfect stom)’이 몰려오고 있는데, 엔진이 고장 난 조각배에 선장도 구명정도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 <서문_CHICKEN RUN(진짜 철조망은 우리 머릿속에 있다)> 중에서

현대인의 가치관이 사회적 성취보다는 개인적 라이프스타일의 완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끝을 모르는 불황 속에서 순간의 즐거움을 한껏 누릴 수도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낙담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어쩔 수 없는 선택마저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누리는 플랜 Z 소비자들의 행보는 저성장 소비트렌드 시대, 최적의 대안이다.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이들을 태우기 위해 시업들도 새롭고 더 안전한 구명보트를 띄우기 위한 전략을 다시 짜야 할 것이다. - <Make a 'Plan Z'(‘플랜 Z’, 나만의 구명보트 전략)> 중에서

소비자의 정보가 절대적으로 다양해진 가성비의 시대에는 브랜드 파워가 약하더라도 가성비가 좋기로 소문난 상품은 주저 없이 선택된다. 따라서 가성비 좋은 신상품을 누가 먼저 출시하는가가 기업의 핵심 역량이 된다. 기존의 상품을 업스케일하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틈새(niche) 시장을 찾아내고 전에 없던 제품 카테고리를 창출해내는 노력이 매우 중요해진다. 이런 작업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소비자의 급변하는 니즈를 파악하고 거기에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는 스피드가 절실하다. ‘브랜드 관리’에서 ‘트렌드 대응’으로 기업의 핵심 역량이 전환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Knockdown of Brands, Rise of Value for Money(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 중에서

개인의 취향이 다양해질수록 소비시장도 더 세분화될 것이다. 늘어나는 취향만큼 이에 대한 니즈도 새롭게 등장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빅데이터의 활용이 더욱 무궁무진해질 것으로 보여 취향 공동체를 향한 시장의 러브콜도 보다 공격적으로 변할 것이다. 취향의 시대에 소비자의 성별, 나이 경제력 등의 구분은 무력하다. 이제 기본의 대량생산되던 시장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취향에 맞춘 니치마켓을 더 정확하게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취향 공동체는 수요중심시장의 컨슈머토피아로 진화해 본격적으로 시장이란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될 전망이다. 개성이 곧 명품이며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한 이 작은 거인들의 행보를 더욱 주목해야 할 이유다. - <Society of the Like-minded(취향 공동체)> 중에서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욜로는 ‘한 번뿐인 인생’이란 뜻이다. 당장 지구의 종말이 오는 것은 아니지만 인생은 한 번뿐이니 오늘을 살자는 외침이 여기저기서 자주 들린다. 욜로의 지엽적인 현상을 좇기보다는 작은 일에 연연하지 말고 후회 없이 즐기고 사랑하고 배우라는 크고 깊은 뜻에 집중해야 한다. 새로운 체제의 출범을 많은 이들이 간절하게 소망하고 있는 2017년, 욜로라는 키워드가 등장하고 있는 시대적 함의를 읽어내야 한다. 무한 경쟁의 시대, 녹록지 않은 현실에 갇힌 현대인에게 욜로는 미래에 대한 기대를 접은 절망의 외침인 동시에,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려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담은 희망의 주문이기도 하다. YOLO! 이 주문이 부디 대한민국 경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C'mon, YOLO(지금 이 순간, ‘욜로 라이프’),

따라서 픽미세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세심한 관점이 필요하다. 이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초라한 미래를 살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는 세대다. 사회에 대한 불신도 그 어느 세대보다 깊다. 지옥보다 힘들다는 현 시대를 온몸으로 견디고 있는 이들에게 걱정과 조언보다 각자의 사정과 사연을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봐주는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모바일에 집착하고 신소비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이 젊은 세대의 목소리에 귀 기우리고 긍정적인 모멘텀을 함께 만드는 작업이 앞으로 우리 사회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다. 2017년은 젊은이들의 변화된 일상과 가치관을 나누며 시대의 우울감을 함께 극복해나갈 수 있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 <I Am the 'Pick-me' Generation(나는 ‘픽미세대’)> 중에서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리더십의 복원이다. 각자도생의 시대에는 제각기 자기 살길을 모색한다지만, 나라를 각자도생의 늪에서 건져낼 책임을 지고 있는 정치인과 공무원마저 차기집권과 영향력 유지에 더 관심을 쏟으며 그들 역시 각자도생하기 바쁜 모양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개헌논의를 통해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자기 정파의 집권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정치 지도자들의 ‘각자도생’이다.
불확실한 세계 안보와 경제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민들의 좌절은 깊어만 가는데, 헌법개정과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는 2017년은 걱정스럽기 짝이 없는 각자도생의 문화와 소비절벽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중차대한 해가 될 것이다. 공동체의 비전을 위해 지혜를 모을 수 있을 것인지, 리더들마저 집권만을 위해 각자도생할 것인지, 우리는 기로에 섰다. - <No One Backs You Up(각자도생의 시대)> 중에서

* 전박사의 핵심 메시지

이 책에서 저자들이 2017년에 가장 주목하고 있는 키워드가 ‘욜로 라이프’와 ‘각자도생’이다. 이 두 키워드는 동일한 현실 자각을 기반으로 한 트렌드의 양면이라고도 볼 수 있다. 믿을 건 나밖에 없는 세상. 국가도 사회도 가족도 나를 보호해줄 수 없고, 어떻게든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각자도생’의 절박한 심정이 지극히 현실지향적인 소비의 모습인 ‘욜로 라이프’로 나타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이 서문에서도 밝히고 있듯이 우리나라는 사방이 철조망에 갇혀 있다. 특히나 내년 경제는 1980,90년대와 같은 고도성장을 누릴 수 있는 성장 동력을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가 아니라 성장의 최소한 동력마저 잃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올 정도로 최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제2의 IMF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에서 들리고 있다. 어떻게 해야만 이런 철조망에서 탈출 할 수 있을 것인가가 이 책에 담겨져 있다.

2017년의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인 ‘CHICKEN RUN’은 정말 묘하게도 현재의 우리 상황을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 애니메이션 영화 <치킨런>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닭들이 ‘닭은 원래 날지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날아서 울타리 밖으로 탈출해 생존을 했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 경제가 ‘치킨런’을 탈출한 닭들처럼 혼돈과 정체 속 울타리를 과연 벗어나 비상의 날개를 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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